그 자체로 우아해 보이는, 한 땀 한 땀 숨결이 느껴지는… 타임리스 클래식
입력 2022.05.20 10:20

존스 JONS 정구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인터뷰

존스는 강소라의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보여준 프로페셔널한 면모가 브랜드의 방향성과 잘 어울려 광고 캠페인 뮤즈로 선정했다. 존스의 2022 봄·여름 시즌 컬렉션은 1950~60년대 미국의 휴양지에서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았다. /존스 제공
빌려온 젊음을 내세우지 않는다. 일부러 젊어보이려는 것 역시 촌스럽다. 그 자체로 우아해 보일 수 있는 것. ‘타임리스 클래식’을 내세운 고급 패션 브랜드 존스(JONS). 해외 트렌드를 거의 잠식하다시피한 스트리트웨어(길거리풍 의상)에 고개를 내 젓는 이들이라면 눈이 번쩍 뜨일 만 하다. ‘내가 찾던 바로 그것!’이라고 반가워할 수도 있다. 한 땀 한 땀 숨결이 느껴지는 매끄러운 재단(테일러링)의 참맛과 자연스러운 색채, 몸에 착 감기며 부드러운 옷감 등을 적용한 외출복이다.
정구호 CD
무엇보다 해외 컬렉션에 여러 차례 진출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정구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가 진두지휘해 선보인 제품이기에, 존스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가 선보였던 실험적인 의상 외에도 여성의 라인을 살리면서도 숨 쉴 공간을 만들어주는 우아한 재단은 엄마와 딸이 함께 입을 수 있을 정도로 타깃 연령층을 구분하지 않았다. 이번 시즌 광고캠페인 뮤즈로 배우 강소라를 택한 것도 비슷한 맥락. 컬렉션 이미지 속에서 검은 머리를 정갈하게 빗어 하나로 묶은 단 하나의 헤어스타일로 모든 라인의 의상을 소화했다. 최고의 럭셔리는 개인적인 것임을 증명하듯, 결코 과시하지 않고 일상이 되어버린 우아함을 담아낸다.
존스는 ㈜에스앤에이에서 선보이는 브랜드로 글로벌세아 그룹의 계열사다. 지난 3월 문을 연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과 경기점 등을 통해 존스를 다시 찾는 충성 고객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후문. 또 서울 롯데백화점 잠실점, 갤러리아 센터시티(천안)점 등에 존스 매장을 연이어 선보였고, 하반기까지 신세계 센텀시티(부산)과 대구신세계 등 주요 10개점에 문을 열 예정이다. 정구호 CD에게 존스를 만든 이유와 존스 제품 세부 사안에 대한 설명, 존스의 경쟁력 등에 대해 물었다.
―왜 존스라고 이름 지었는지 궁금합니다.
“유럽 여성 귀족들 사이에서 자주 쓰이던 이름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존스는 타임리스를 브랜드 정체성으로 두고, 클래식, 모던, 글램, 프리미엄, 데코레이션의 다섯 라인으로 나뉜다. ‘클래식’ 라인은 시즌과 트렌드에 구애받지 않은 전통적인 디자인을 추구한다. 영감의 원천은 ‘존스’의 페르소나가 살고 있는 1950~60년대 패션하우스. 남성복을 재해석해 다양한 여성복이 탄생하던 시기의 구조적이고 드라마틱한 실루엣이 돋보인다. 주력 아이템은 수트와 셋업 스타일이며, 테일러링이 완벽하게 표현될 수 있는 형태감이 있는 소재로 제작했다. 컬러는 월별 포인트가 되는 컬러를 제안하여 클래식 라인 안에서 색다른 컬러의 제안이 이루어진다.
‘모던’ 라인은 보다 세련되고 절제된 우아함이 돋보인다. 현대적인 터치가 가장 많이 가미된 라인이기도 하다. 무심한 듯 힘을 뺀 룩이지만 섬세함도 놓치지 않았다. 무채색 계열의 컬러가 실루엣을 더욱 강조하며, 기품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글램’은 가장 화려하면서도 여성성을 강조했다. 풍성한 드레이핑(주름), 대범한 컬러 플레이, 화려한 패턴 등이 포함된 디자인은 대부분 ‘글램’ 라인에 속한다. 과장되게 긴 길이와 과감한 실루엣이 주를 이룬다. 새틴 같은 표면감과 드레이퍼리한 소재의 사용으로 화려하고 특별한 느낌을 극대화 했다.
‘프리미엄’ 라인은 소재 및 디테일에서 고급스러움을 추구했다. 소재는 주로 은은한 광택의 100% 실크 소재와 이태리에서 인정받는 최고급 캐시미어 등을 사용했다. ‘데코레이션’은 존스의 액세서리 라인이다.
―왜 이런 럭셔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셨나요.
“여성 수입 럭셔리 브랜드의 매출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프리미엄 시장은 계속 성장하지만 국내에는 ‘르베이지’(삼성물산 패션부문) 이후 그런 브랜드가 없었습니다. 내수 브랜드로 그 시장에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한국의 럭셔리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비싼 것만이 럭셔리가 아닙니다. 명품의 기준은 퀄리티 좋은 소재의 웰메이드(잘 만들어진) 된 옷이고, 그 감성이 오래도록 간직 될 수 있는 가치있는 브랜드가 명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품은 돈으로 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태도와 자세. 이를 실현할 방법을 정구호 CD는 궁극의 퀄리티와 클래식에서 찾은 것이다. 고전적이되, 지루하지 않은 정구호만의 ‘뉴클래식’을 존스를 통해 구현하는 것이다. 존스’의 2022 봄·여름 시즌 컬렉션은 1950~60년대 미국의 휴양지에서 종종 파티를 즐기는, 여유가 넘치고 자유로운 여성에서 영감을 받았다. 리조트룩이 다수 포함되었고 색감 또한 풍부하다. 입체적이고 구조적인 실루엣을 추구한다. 대범한 색감이나 패턴은 두 가지 이상 섞지 않는다. 장식적인 요소는 최대한 덜고 은은한 광택의 실크 혼방 소재와 이태리 고급 캐시미어를 주로 사용했다.
―기성복에서 쿠튀르(수제 맞춤)를 표현하는 것은 어려운데 이러한 감성은 어떻게 나올 수 있었는지요.
“알고 있다시피 존스는 100% 쿠튀르가 아닙니다. 하지만 존스는 대량 생산을 위해 공장에서 옷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두 명의 기술자가 높을 퀄리티의 재단, 봉제기술, 소재, 등으로 한 벌의 옷을 만들고 있습니다. 소량일 지라도 쿠튀르의 수준에 흡사한 옷을 만드는 것이 존스의 사명입니다.”
―존스에서 특별히 신경쓴 부분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좋은 옷, 타임리스한 명품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디렉터의 사명이라 생각했습니다. 소재, 봉재, 핏(fit) 등 아주 작은 부분까지 고집스럽게 웰메이드를 유지하는 것, 그리고 옷뿐만 아니라 옷에 어울리는 매장,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까지도 고민했습니다.”
존스 매장 역시 정구호 CD 의 고민을 반영해 전체적인 정체성을 경험할 수 있게 했다. 전면에 가죽 위빙과 마호가니 나무를 입체적으로 활용했고, 고급스러운 라운지와 피팅룸을 통해 존스만의 감성을 살렸다. 존스의 상징인 버건디가 눈에 띈다. /존스 제공
존스의 매장은 전면에 가죽 위빙과 마호가니 나무를 입체적으로 활용해 마치 프라이빗한 타운하우스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준다. 고급스러운 라운지와 피팅룸에서 ‘존스’만의 감성을 살리는 것이다. 또 ‘존스’의 정체성을 담은 강렬한 버건디와 짙은 브라운이 매장에 무게감과 우아함을 감돌게 했다. 소파와 테이블과 같은 가구들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존스의 아이덴티티를 함께 느낄 수 있게 했다.
―색이 굉장히 예쁜데, 혹시 협업한 아티스트가 있는지요.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색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백화점의 수입 브랜드 존과 내수 브랜드 존의 차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수입 브랜드들은 적극적으로 다양한 색을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런 수입 브랜드와의 경쟁을 위해 단순히 패션 영역에 한정되지 않고 정사, 황진이 등 영화 의상 및 향연, 일무 무용 의상 등 그동안 진행했던 다양한 분야에서의 경험과 국내 1세대 컬러 전문 R&D 실장과 함께 글로벌 트렌드와 한국적인 감성을 믹스해 과감한 색상을 사용했습니다. 또 앞으로 파인아트 아티스트들과의 협업도 구상 중입니다.”
―그동안 많은 시도를 했습니다. 뉴욕 컬렉션 무대에도 섰고, 영화 의상도 제작했고, 국립 무용단 의상도 선보였습니다. 옷으로 할 수 있는 건 거의 다 해보신 셈인데요. 그만큼 인체에 대한 연구도 탁월하고, 당연히 같은 가격으로 더 좋은 옷에 대한 눈도 뛰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정구호 CD가 존스로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요?
“한국 내수 브랜드도 수입 브랜드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해외 브랜드와 겨룰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패션은 그 지역의 문화, 기후, 인체적 특성을 반영하기 때문에 해외 브랜드는 완성도가 높지만 외국의 환경에 맞추어 만들어진 옷이며 우리나라와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존스는 우리나라의 특성에 맞게 만들어졌습니다.”
―다른 유명 브랜드들을 제치고 존스를 택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트렌드라고 하는 것은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존스는, 이 안에서 클래식한 감성을 바탕으로 세월이 지나 꺼내 입어도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는 지속 가능한 명품 브랜드를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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