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엔 파워 숄더 재킷을 입어보세요
  • 더부티크팀
입력 2023.09.08 08:46

9월 1주차

더위가 아직 남아있지만 패션 좀 안다는 사람들은 벌써부터 가을옷을 준비하느라 바쁜데요. 지금 핫한 가을 패션 아이템은 의외로 재킷입니다. 누구나 옷장에 하나씩 있는 기본템인 재킷이 명품 브랜드들의 컬렉션에 연이어 등장하고 있어요. 특히 어깨를 강조하고 품이 넉넉한 파워 숄더 재킷이 트렌드입니다. 한편, 의(衣)에서 그쳤던 패션이 이제 식(食)의 영역을 넘보고 있습니다. 패션·뷰티계가 식음료 시장에 줄지어 진출하고 있는데요. 브랜드 가치를 소비자에게 색다르게 전달하며 브랜드 이미지와 매출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명품의 희귀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던 백화점 오픈런 행렬이 점차 사라지는 추세입니다. 패션업계는 보복 소비 감소를 주된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트렌드] 어깨로 드러내는 자신감, 파워 숄더 재킷
출처: 헤일리 비버 인스타그램

패션의 계절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더위가 채 가시지 않았지만 패션 피플들은 벌써부터 가을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는데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에 따르면 최근 가을 의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최대 408% 급증했다고 합니다. 특히 가을 재킷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7% 올랐어요. 역시 환절기 만능 패션 아이템하면 뭐니 뭐니 해도 ‘재킷’입니다. 날씨에 따라 가볍게 입고 벗기 편하기 때문에 옷장에 하나쯤 있는 기본템인데요. 그 가운데서도 올해의 재킷 트렌드는 ‘파워 숄더’입니다. 두툼한 패드로 어깨를 강조한 것은 물론 칼같이 떨어지는 직각 형태의 재킷이 2023 가을/겨울 컬렉션을 지배했거든요.
출처: 생 로랑 공식 홈페이지

파워 숄더의 극치를 보여준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생 로랑입니다. 2023 여성 겨울 컬렉션에서 오버사이즈의 매스큘린(Masculine, 남성적인) 실루엣 재킷을 많이 보여줬어요. 재킷만 보자면 남성복을 빌려 입은 듯 거대하고 극단적인 어깨 형상을 띠고 있지만 전체적인 스타일은 우아하고 세련되게 풀어냈습니다. 하늘하늘한 시폰 블라우스와 딱 붙는 펜슬 스커트, 뾰족한 스틸레토 힐로 여성성을 더했기 때문이죠. 생 로랑의 재킷이 과하다고 느껴진다면 조금 더 포멀한 파워 숄더 재킷도 있습니다. 알렉산더 맥퀸과 보테가 베네타, 프로엔자 스쿨러 등이 이에 해당해요.
(왼쪽부터) 알렉산더 맥퀸, 보테가 베네타, 프로엔자 스쿨러 /출처: 공식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영국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 알렉산더 맥퀸은 2023 가을/겨울 여성 컬렉션에서 테일러드 재킷을 선보였습니다. 셔츠에 넥타이까지 완벽하게 착용해 잘 차려 입은 신사가 생각날 정도로 단정하죠. 보테가 베네타 역시 말끔한 수트 팬츠와 함께 재킷을 매치해 깔끔하고 정제된 느낌을 보여줬습니다. 파워 숄더라는 것 외에 두 브랜드의 공통점은 허리에 있습니다. 어깨부터 허리까지 쭉 뻗은 생 로랑의 재킷과 달리 허리 라인을 잘록하게 연출했어요. 재킷 자체에 페미닌한 무드를 더한 겁니다. 뉴욕 브랜드 프로엔자 스쿨러처럼 얇은 가죽끈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박시하고 헐렁한 파워 숄더 재킷에 끈이나 벨트로 허리를 질끈 묶어주기만 하면 손쉽게 허리 라인을 살릴 수 있죠. 이외에도 발렌시아가, 비비안 웨스트우드, 루이 비통 등 유수 명품 브랜드들이 잇따라 어깨를 강조한 빅 재킷을 소개했답니다.

[산업] 구찌를 먹어볼까, 루이 비통을 먹어볼까?
(왼쪽부터) 루이 비통 도산, 디올 성수 /출처: 네이버 업체 등록 사진

최근 패션·뷰티업계가 식음료(F&B)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성이나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요. 특히 상대적으로 지갑이 가벼운 젊은 소비자의 경우, 고가의 상품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F&B 매장에서 적은 소비를 하고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으로 다가오죠. 이처럼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물론 소비자에게 이색 경험을 제공하면서 집객효과가 일어나 실제 매출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의류 매대와 카페, 레스토랑이 결합된 복합형 매장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디올 성수’, 한남동에 위치한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 등이 있어요. 이외에도 메종키츠네는 2018년 ‘카페키츠네’를 오픈했으며, 지난해 현대백화점 목동점과 신세계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에 입점해 지방 상권까지 진출했어요. 지미추는 청담 명품 거리에 ‘추 카페’ 팝업 매장을 오픈했으며, 루이 비통은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인 ‘이코이’와 콜라보를 진행해 팝업 매장 ‘알 랭 파사르 앳 루이비통’을 열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달바의 다이닝바 ‘트러플 디 알바’, 랄프 로렌의 ‘랄프스 커피’ 등이 있어요.
[산업] 그 많던 오픈런이 사라진 이유는?
(왼쪽부터) 샤넬 부티크, 롤렉스 매장 /출처: 공식 홈페이지

이제 백화점 앞에서 새벽부터 서 있는 구매 대기 줄을 찾아보기 힘들어집니다. 일명 오픈런이라 불리던 사전 접수 제도를 명품 브랜드들이 줄지어 폐지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오픈런의 대표 주자인 샤넬은 지난달 10일부터 사전 접수 제도를 폐지했으며, 에르메스 역시 기존의 현장 대기를 없애고 하루 50팀 방문 예약만 받는 방식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경우, 50팀 안에 든다면 셀러들의 안내와 상담을 자유롭게 받을 수 있지만, 들지 못한다면 매장을 둘러볼 수는 있으나 셀러들이 기존 고객 응대를 끝낼 때까지 대기해야 해요. 롤렉스 역시 지난달부터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도입해 오픈런 해소에 나섰습니다.
이처럼 명품 브랜드들이 사전 접수 제도를 폐지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패션 업계는 소비자들의 명품 수요 감소를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백화점 매출 증가율은 5%를 넘은 적이 없는데요. 엔데믹 전환 후 해외여행 수요 증가, 보복 소비 행태 감소 등으로 백화점 오픈런 열기가 식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 기조 확대와 명품 업체들의 잦은 가격 인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어요. 한편, 일각에서는 명품 자체에 대한 수요 감소 보다 백화점 외 다른 경로 판매가 활성화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늘길이 열리자 직접 현지에서 제품을 구매하거나, 브랜드 팝업 스토어에서 구매하는 등 굳이 백화점 매장에서 구매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럭셔리 브랜드들의 사전 접수 제도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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