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3주 차
아직은 바람이 차갑지만, 두꺼운 코트를 벗고 싶은 계절이 머지않았습니다. 트렌치코트를 꺼내기엔 이르고, 그렇다고 패딩을 계속 입기엔 무거운 시기죠. 이 애매한 간극을 채울 아우터로 봄버 재킷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트렌드 레터에서는 노윤서, 조이, 나나의 스타일링을 통해 올봄 필수 아이템으로 떠오른 봄버 재킷의 활용법을 살펴봅니다.
한편,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 기업 한섬이 서울 대치동에 대형 플래그십 매장 ‘더한섬하우스’를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국내 패션 기업이 유동 인구가 많은 핵심 상권이 아닌 특정 타깃이 밀집한 주거 지역에 대규모 체험형 거점을 구축하는 것은 이례적인 행보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깊숙이 침투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산업 레터를 참고해 주세요.
[트렌드] 이번 시즌 봄버의 포인트
요즘 봄버 재킷은 예전처럼 단순한 스트리트 점퍼에 머물지 않습니다. 어깨는 살짝 볼륨을 살리고, 기장은 짧게 떨어지면서 전체 분위기가 훨씬 가볍고 경쾌해졌죠. 상체에 자연스럽게 힘을 주면서도, 하체는 더 길어 보이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과하게 꾸미지 않아도 스타일이 또렷해지는 점이 봄버의 매력입니다.
#조이
조이가 선택한 아이템은 캐나다구스 크리에이터 봄버 재킷 (약 340만 원대)입니다. 카키와 브론즈가 은은하게 섞인 컬러에, 안쪽 블랙 레이어드가 더해진 디자인이 특징이죠. 후드를 안에 덧입은 듯한 구조라 한 벌만으로도 자연스럽게 레이어드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조이는 미니 스커트와 매치해 상체는 여유 있게, 하체는 가볍게 정리했습니다. 둥글게 떨어지는 소매와 넉넉한 핏 덕분에 편안해 보이면서도 밋밋하지 않습니다. 캐주얼한 차림이지만 분위기는 충분히 살아나는 조합입니다.
#노윤서
노윤서가 착용한 제품은 발렌시아가 라지핏 봄버 재킷 다크 퍼플 (약 380만 원대)입니다. 블랙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와인빛이 도는 다크 퍼플 컬러가 매력적입니다. 밤 조명 아래에서는 브라운처럼 차분하게 눌리고, 실내에서는 은은하게 퍼플 톤이 드러나는 색감이죠. 라지핏 실루엣에 둥글게 떨어지는 소매, 허리선에서 자연스럽게 마무리되는 기장 덕분에 전체적으로 여유 있는 무드를 만듭니다. 노윤서는 상체는 넉넉하게, 하체는 슬림하게 정리해 봄버 특유의 멋을 부담 없이 풀어냈습니다.
#나나
나나가 선택한 아이템은 캘빈클라인 폭스 레더 봄버 재킷 (약 30만 원대)입니다. 과한 광택 없이 매트하게 떨어지는 블랙 레더 소재가 특징인 제품이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 덕분에 실루엣 자체가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나나는 톤온톤 블랙 스타일링으로 전체 룩을 정리했습니다. 불필요한 장식 없이 레더의 질감과 실루엣에 집중한 방식입니다. 덕분에 묵직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가 살아납니다. 미니멀 레더 봄버의 매력을 가장 깔끔하게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업 레터] 패션 기업 ‘한섬’이 대치동에 건물을 세운 이유
패션업계의 전유물이었던 ‘매스 리테일(Mass Retail)’ 공식이 깨지고 있습니다. 과거 명동이나 강남역 등 유동 인구가 보장된 랜드마크에 대형 매장을 내어 불특정 다수를 공략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특정 타깃 소비자가 밀집한 ‘로컬 상권’으로 깊숙이 파고드는 추세인데요. 이는 온라인으로는 대체 불가능한 오프라인만의 경험 밀도를 높여 핵심 고객을 브랜드의 강력한 팬덤으로 묶어두려는 전략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선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 기업 한섬은 최근 서울 대치동에 대형 플래그십 매장인 ‘더한섬하우스 서울점’을 열었습니다. 이번 매장은 일반적인 신규 고객 확보보다 대한민국 대표 부촌이자 교육 열기가 뜨거운 대치동의 VIP 고객을 겨냥한 것이 특징입니다. 자녀의 학원 라이딩 등으로 백화점 방문 시간을 내기 어려운 학부모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해, 그들의 일상 동선인 ‘집 앞’에 하이엔드 서비스를 가져다 놓은 셈이죠.
매장 구성 역시 파격적입니다. 전체 영업 면적의 절반에 가까운 47%가 제품 판매가 아닌 카페, 스파, VIP 라운지 등 체험 공간으로 채워졌습니다. 4층에 자리한 자체 F&B 브랜드 ‘카페 타임’은 인근 학부모들의 브런치와 대기 공간으로 인기를 끌며 집객 효과를 톡톡히 하고 있으며, 상층부의 전용 라운지와 뷰티 스파는 VIP들에게 백화점급 프라이빗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제품 진열 밀도를 낮추는 대신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려 브랜드와 정서적 공감대를 쌓겠다는 의도입니다.
결국 한섬의 실험은 오프라인 매장을 단순한 판매 거점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정의한 결과입니다. 1층에 자녀 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를 배치해 가족 단위 방문을 유도하고, 층마다 여유로운 휴식 공간을 마련해 브랜드 경험을 확장했습니다. 한섬 측은 체험 콘텐츠로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두터운 팬덤을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지역 특색을 정밀하게 반영한 ‘초밀착형’ 매장은 향후 리테일 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