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청룡시리즈어워즈는 패션과 퍼포먼스에서 모두, 청룡영화제 못지않은 극적인 순간을 빛냈다. 파격적인 컷아웃부터 올드 할리우드를 떠올리게 하는 클래식 룩, 또는 우아한 절제미의 드레스로 채워졌던 여배우들의 레드카펫 룩은 마치 서로 다른 장르의 영화들이 한 프레임 안에 공존하는 듯한 패션신을 연출했다. 청룡시리즈어워즈는 국내 최초의 오리지널 스트리밍 시리즈 시상식으로 올 해 제4회를 맞이했다. 그동안 국내 OTT 시리즈들의 업적이 영화를 뛰어넘는 시대로 반전했고, 그만큼 레드카펫에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도 영화제를 앞서가고 있는 듯 하다.

이번 레드카펫은 시대를 초월하는 블랙 맥시 드레스들의 글래머 시크와 우아하면서도 사랑스러운 튤 소재의 프린세스 드레스들의 대조가 돋보였다. 또한 데콜테나 백 라인의 반전 디자인, 반짝이는 소재, 섬세한 시스루 디테일, 정교한 플라워 모티브, 그리고 매혹적인 그라데이션 색상이 눈에 띄었다.
가장 먼저 화제가 된 건, 4년 연속 공동 MC를 맡은 임윤아의 드레스다. 블루에서 화이트로 그라데이션되는 스팽글 튜브 톱 드레스를 입었는데, 짙은 블루의 튜브 톱에서 스커트 라인으로 내려가며 점차 옅어지는 컬러 그라데이션이 마치 은하수처럼 반짝이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임윤아의 블루 그라데이션 드레스는 시상식의 이름인 ‘청룡’의 테마와 어우러진다. 여배우이자 MC로서 단지 자신을 돋보이는데 하는데 한정되지 않고, 행사의 분위기와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스마트한 선택이란 평가 받았다. 임윤아의 드레스는 하이엔드 수입 웨딩드레스 부티크 소유 브라이덜에서 협찬 받은 오스카 드 라 렌타(Oscar de la Renta) 드레스다.

임윤아는 레드카펫의 포토존에서 하이힐과 긴 드레스 때문에 잠시 미끄러지는 아찔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 예기치 못한 순간 갑자기 벌어진 일이라 모두가 소리를 지를 정도였지만, 그녀는 놀라운 침착함으로 즉시 균형을 찾고 능숙하게 드레스를 정돈한 뒤 걱정하는 군중들에게 밝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임윤아의 우아한 대처가 드레스를 더 돋보이게 했다는 찬사를 받기까지 했다. 진정한 스타의 빛은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더 밝게 빛난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날 임윤아는 총 세 가지 드레스 룩을 선보이며 스타일 무드를 전환했다. 오스카 드 라 렌타의 드레스에 이어 모니크 륄리에(Monique Lhuillier)의 글리터 장식이 정교하게 수놓아진 오프 숄더 드레스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성숙한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마지막에는 알렉스 페리(Alex Perry)의 홀터 트위스트 블랙 드레스로 우아함 속에서도 현대적인 시크함을 드러냈다. 모두 소유 브라이덜에서 협찬 받은 드레스들이다.

윤아와 함께 청룡시리즈어워즈의 베스트드레서로 손꼽힌 스타는 아이유다. 이날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시상식의 주인공이 된 아이유는 동화 속 프린세스 드레스로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연한 민트빛 튤 스커트에 오프 숄더 톱에 자수 플라워가 수놓아져 있었는데, 아이유 특유의 맑고 귀여운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드레스로 시선을 끌었다. 아이유는 2022년 칸 영화제 드레스로 화제가 된 후 엔조최재훈의 드레스를 입어왔는데, 이번 청룡시리즈어워즈의 드레스도 엔조 최재훈의 드레스였다.

아이유 외에도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에서 간호사 천장미 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하영과 최근 다이어트와 운동으로 더욱 아름다워진 배우 안은진도 엔조최재훈의 드레스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영은 데콜테 라인이 돋보이는 튤 소재의 얇은 숄더 스트랩 드레스로 우아함을 빛냈고, 안은진은 바디 라인을 완벽하게 감싸는 옐로 플라워 자수의 레이스 드레스로 매력적인 모던 글래머 룩을 연출했다.


정은채는 몸매를 따라 흐르는 주름 드레이프가 돋보이는 매력적인 바디 컨셔스 롱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레드카펫의 미니멀리즘 여신으로 등극했다. 소매가 없는 과감한 디자인으로 가슴 위쪽에서 시작하는 일자 네크라인이 특징이다. 최소한의 메이크업과 스테이트먼트 귀걸이, 반지 하나로 마무리한 정은채의 드레스 룩은 팬들로부터 큰 찬사를 받았다. 정은채의 드레스는 소유 브라이덜의 알렉스 페리(Alex Perry) 제품이다. 배우 수현도 소유 브라이덜의 드레스를 입었는데, 오스카 드 라 렌타의 블랙 튜브 톱 드레스를 선택했다. 리본 모양의 튜브 톱 디자인이 우아하면서도 클래식한 실루엣을 연출해주는 드레스다.


엘리자베스 럭스(Elisabeth Luxe)의 드레스를 입은 차주영도 그날의 레드카펫에서 가장 빛나는 별 중 하나였다. 딥 네이비 톤의 벨벳 드레스 위에 은하수를 수놓은 듯한 반짝임, 슬림한 머메이드 실루엣과 과감한 백라인이 차주영의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더욱 드라마틱하게 극대화 시켰다. 공승연도 엘리자베스 럭스의 드레스를 선택했는데, 차주영과 다른 로맨틱 무드를 연출했다. 은은하게 흩뿌려진 글리터 장식과 웨이브 디테일이 어우러진 블랙 드레스로 웨이브 라인을 따라 장식된 섬세한 크리스털 장식이 공승연의 드레스 룩에 로맨틱 터치를 더해주었다.


박은빈은 본연의 깨끗한 미모를 더 반짝이게 하는 프리다 브라이덜(Frida Bridal)의 원 숄더 드레스로 사랑스러운 프린세스 룩을 연출했다. 이 은빛 비즈 드레스는 어깨 라인의 섬세한 시스루 디테일이 돋보여, 신비로운 우아함을 더했다. 환한 미소와 함께 양손 하트 포즈를 취하며 매력을 발산한 그녀의 모습은 레드카펫에서도 러블리 아이콘 그 자체였다.

고윤정은 은은한 실버 그레이의 튤 드레스로 시선을 끌었다. 스트랩리스 디자인에 상체의 메탈릭 네트 소재와 스커트의 민들레 씨앗 같은 자수가 박은빈과 또다른 무드의 프린세스 룩을 완성시켰다. 이 독특한 디자인의 튤 드레스는 중동 베이스의 하이엔드 디자이너 브랜드 아지 앤 오스타(Azzi & Osta) 드레스다. 섬세한 디테일과 독창적인 디자이너으로 전세계 셀럽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다.

이번 청룡시리즈어워즈의 가장 파격적인 레드카펫 룩은 전도연의 베르사체 수트라 할 수 있다. 이 노련한 여배우는 드레스 대신 팬츠 수트를 입으므로 카리스마를 발산했는데, 허리 라인 위까지 V자로 깊게 파인 보디 수트 안으로 이너를 입지 않는 대담함을 보여 호불호가 갈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