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한여름 클래식, 2025 윔블던 코트사이드 패션
입력 2025.07.21 06:00

2025년 윔블던 챔피언십의 코트사이드(Courtside)는 매 년 전 세계 유명 인사들의 패션 감각이 총출동하는 화려한 런웨이가 되어왔다. 코트사이드는 테니스와 같은 코트(court) 스포츠에서 경기장 바로 옆에 위치한 관중석이나 구역을 의미하는데, 유명 셀레브리티들이 이 코트사이드 로얄 박스에 앉아 경기를 관람하며 자신들의 패션 스타일을 선보여와, ‘코트사이드 패션’이라는 패션 고유명사를 탄생시켰다. 특히 로얄 박스 존은 테니스 코트의 패션쇼 프론트 로(front row)라 할 수 있다. 윔블던은 ‘정중하고 단정하며 스포티한’ 드레스 코드로 유명하다. 올해도 이 불문율이 지켜지는 가운데, 셀러브리티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능숙하게 더하여 다채로운 스타일의 플레이를 펼쳤다.
맞춤 제작된 블루 록산다 드레스를 LK 베넷(LK Bennett) 선햇과 랄프 로렌 힐과 함께 매치시킨, 케이트 미들턴(웨일스 공비). @princeandprincessofwales

절제된 우아함, 완벽한 재단, 그리고 화려함보다는 품질에 중점을 둔 ‘조용한 럭셔리’는 2025년 윔블던에서 변함없는 트렌드였다. 셀러브리티들은 세련된 실루엣과 차분한 색상을 선택했으며, 종종 ‘올드 머니’ 스타일의 우아한 액세서리를 매치했다. 특히 ‘윔블던 화이트’의 영향력이 압도적이었다. 시에나 밀러의 흰색 플로럴 미니 드레스 , 키이라 나이틀리의 눈부신 흰색 샤넬 의상, 엘리 굴딩의 깨끗한 흰색 스트라이프 드레스, 앤드류 가필드의 크림색 랄프 로렌 앙상블 과 니콜 키드먼의 크림색 브루넬로 쿠치넬리 수트 등 흰색과 크림색 의상이 지배적이었다.
2020년 샤넬 리조트 컬렉션을 입은 키이라 나이틀리. @wimbledon

랄프 로렌 수트를 입은 크리스 헴스워스. @ralphlauren

그렇게 화이트가 여전히 윔블던 패션의 핵심이었지만, 신선한 여름 색조들이 코트 사이드 패션신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올리비아 딘의 ‘버터 옐로우’ , 로라 휘트모어의 ‘코발트 블루’ ,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레드 깅엄’ 등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2000년대 초반 빈티지 랄프 로렌 깅엄 드레스는 ‘딸기와 크림’이라는 윔블던의 아이코닉 테마를 연상시켰다. 새로운 세대의 패션 감각이 어떻게 전통적인 무드 속에서도 톡톡 튀는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 순간이었다.
윔블던패션2025

올해는 클래식한 패턴의 귀환도 눈에 띄었다. 레이디 아멜리아 윈저와 모건 리들은 폴카 도트를 선택했고, 시에나 밀러는 빈티지한 소재에 런던 특유의 보헤미안 무드를 더해 우아한 개성을 드러냈다. 윔블던 패션을 위해 빈티지를 선택한 건, 지속 가능성과 개성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다.
빈티지 랄프 로렌을 입은 시에나 밀러. @wimbledon

폴카 도트 드레스에 까르띠에 목걸이를 착용한 레이디 아멜리아 윈저. @amelwindsor

윔블던 코트사이드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 건 셀러브리티 커플들의 매칭 룩이었다. 앤드류 가필드와 모니카 바바로는 절제된 화이트 룩으로 완벽한 조화를 이뤘고,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소피 헌터는 프라다 커플 룩으로 절제된 시크함을 보여주었다. 이는 단순한 스타일링을 넘어, 커플이 하나의 패션 유닛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패션은 개성을 넘어 연대의 언어가 되고 있다.
랄프 로렌의 크림 화이트 셔츠와 팬츠, 케이블 니트를 매치한 앤드류 가필드. @ralphlauren

앤드류 가필드와 크림 화이트 커플 룩을 연출한 모니카 바바로. @ralphlauren

해외 유명 패션 매거진들이 손꼽은 베스트 윔블던 룩을 살펴보자. 먼저,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윔블던의 상징적인 ‘딸기와 크림’ 미학을 2000년대 초반의 빈티지 랄프 로렌 깅엄 셔츠 드레스로 표현하며 패션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43세의 여배우 시에나 밀러는 그녀의 시그니처인 런던 걸 트위스트가 가미된 세련된 빈티지 스타일로 베스트드레서에 손꼽혔다. 또한 화이트 플로럴 알레산드라 리치 미니 드레스에 보테가 베네타 토트백과 클래식 메리 제인 슈즈를 매치했으며, 또 다른 날에는 보헤미안 스타일의 랄프 로렌 앙상블을 선택했다.
화이트 플로럴 알레산드라 리치 미니 드레스에 보테가 베네타 토트백을 든 시에나 밀러. @wimbledon

케이트 미들턴(웨일스 공비)은 윔블던 참석 내내 왕실의 우아함을 발산했다.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는 셀프-포트레이트 셋업을, 남자 결승전에서는 맞춤 제작된 비비드 블루 록산다 드레스를 LK 베넷(LK Bennett) 선햇과 랄프 로렌 힐과 함께 착용했다. 니콜 키드먼은 크림색 브루넬로 쿠치넬리 수트와 선글라스, 오메가 컨스텔레이션 시계를 착용하여 ‘조용한 럭셔리’를 완벽한 예가 됐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눈부신 화이트 샤넬 룩으로 모던 엘레강스를 완성시켰다. 그 밖에 올리비아 딘의 버터 옐로 드레스 , 레슬리 맨의 디올 룩 , 케이트 블란쳇의 시크한 조르지오 아르마니 더블 브레스트 수트 , 제나 콜먼의 레이스 트리밍 슬립 드레스, 릴리 콜린스의 새 자수가 수놓아진 스트라이프 선드레스 , 프리앙카 초프라 조나스의 깔끔한 홀터넥 셔츠 드레스 등이 베스트 룩으로 리스트 업 됐다.
셀프-포트레이트 셋업을 입은 케이트 미들턴(웨일스 공비) @princeandprincessofwales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화이트 수트 셋업과 파나마 햇을 매치시킨 니콜 키드먼. @wimbledon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페일 블루 글렌 체크 더블 브레스티드 수트를 입은 케이트 블란쳇. @wimbledon

앤드류 가필드는 크림색 랄프 로렌 앙상블로 올드 할리우드 스타일을 연출했다. 데이빗 베컴은 챔피언십 첫째 날에 세련된 오프 화이트 실크-린넨 수트를 입고 등장했으며, 50세 생일을 기념해 특별히 제작된 다이아몬드 장식의 커스터마이즈드 튜더 블랙 베이 크로노 시계로 룩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라미 말렉은 베이지 컬러의 생 로랑 수트를 선택하며 세련되고 절제된 럭셔리 미학을 연출했다.
크림 화이트 린넨 수트를 입은 데이빗 베컴. @saqueace

핸드백과 슈즈, 시계 또한 윔블던 코트사이드 스타일을 완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시에나 밀러의 보테가 베네타 토트백, 케이트 블란쳇의 루이 비통 백 등이 주목할 만한 핸드백 선택이었다. 슈즈에서는 시에나 밀러의 메리 제인 슈즈 , 조디 코머의 지미추 스웨이드 엘시 샌들 , 아일라 피셔의 스카이 하이 플랫폼 등이 눈에 띄었다. 데이비드 베컴의 다이아몬드가 장식된 커스터마이즈드 튜더 블랙 베이 크로노 , 톰 홀랜드의 아이스 블루 다이얼의 롤렉스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 존 시나의 롤렉스 익스플로러 II 폴라 , 몰리-메이 헤이그의 다이아몬드 베젤이 장식된 로즈 골드 파텍 필립 노틸러스 등이 패션 미디어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50세 생일을 기념하여 특별히 제작된 다이아몬드 장식 커스터마이즈드 튜더 블랙 베이 크로노 시계를 착용한 데이빗 베컴. @saqueace

디올 드레스에 베젤이 장식된 로즈 골드 파텍 필립 노틸러스를 착용한 몰리-메이 헤이그. @mollymae

플라티늄 롤렉스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를 착용한 톰 홀랜드. @wimbledon

윔블던은 여전히 ‘공식적인 드레스 코드’를 가진 몇 안 되는 글로벌 이벤트다. 그러나 이 전통은 시대에 따라 해석되고 재창조되어 왔다. 단정함과 정중함, 그리고 스포티함이라는 기본 원칙 안에서도 셀러브리티들은 개인적인 스타일을 뽐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시도해왔고, 이를 통해 윔블던은 전통과 현대가 충돌하지 않고 공존하는 보기 드문 패션 무대로 사랑받고 있다.
2025년 윔블던의 코트사이드 룩은 조용한 럭셔리 패션의 완벽한 레퍼런스였다. 진정한 럭셔리란 과시가 아닌 품질과 절제에서 비롯된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이 아름답고 우아한 잔디 위의 한여름 클래식, 윔블던 코트사이드 패션은 매 년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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