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서킷은 속도의 전장이었다. 그러나 2025년, 그 서킷 위를 질주하는 것은 더 이상 엔진음만이 아니다. 스피드와 아드레날린으로 가득한 이 공간이 하이 패션과 함께 이 여름을 뜨겁게 질주하고 있다. 그 중심에 영화 ‘F1 더 무비’가 있다. 국내 6월 25일 개봉을 앞둔 이 영화는 브래드 피트의 연기만큼이나 패션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스피드와 스타일이 교차하는 이 공간에서 하이패션과 스포츠웨어, 아메리칸 클래식과 스트리트 감성, 그리고 럭셔리와 테크니컬 웨어가 대담하게 충돌하고 융합된다.



영화 속 가상의 레이싱 팀 ‘APXGP’의 패션을 책임진 타미 힐피거(Tommy Hilfiger)와 F1(포뮬러1: Formular 1)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패션 아이콘인 루이스 해밀턴(Lewis Hamilton)과 디올(Dior)의 협업을 통해, 지금 핫한 ‘모터코어(motocore)’ 트렌드 속으로 질주해 본다.
타미 힐피거의 모터코어, 스피드와 헤리티지의 만남
올해 여름, 스크린과 패션계 모두가 주목하는 화제의 중심에는 ‘F1더 무비’가 있다. 브래드 피트와 댐슨 이드리스가 주연을 맡은 이번 작품은 단순한 레이싱 블록버스터를 넘어, 하이 패션과 모터스포츠가 만들어낸 ‘패션테인먼트(Fashiontainment)’의 진수를 선보인다. 그 중심에는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타미 힐피거(Tommy Hilfiger)가 있다.

영화 ‘F1 더 무비’에서 토미 힐피거는 의상 협찬 뿐 아니라, 가상의 레이싱 팀 ‘APXGP’의 공식 스폰서로 참여했다.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현대적인 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스포티하면서도 세련된 아메리칸 클래식의 정수를 보여주는 토미 힐피거는 영화 속 레이싱의 모든 패션 요소를 책임졌다. FIA(국제 자동차 연맹)의 엄격한 규정을 충족하는 레이싱 수트는 물론, 팀 유니폼, 드라이버 키트 등 APXGP와 관련된 모든 의상에 타미 힐피거의 시그니처 디자인 요소와 컬러 팔레트가 섬세하게 적용됐다. 레드 퀼팅 재킷, 바시티 무드의 비건 레더 재킷, 테일러드 데님 팬츠, 메리노 울 니트 폴로 등 각각의 아이템은 스크린 속 에너지를 일상 패션으로 끌어오는 브릿지 역할을 한다.

타미 힐피거의 창립자이자 수석 디자이너인 타미 힐피거는 “F1은 어린 시절부터 나의 오랜 열정이었다”며, 이번 협업을 통해 영화와 패션, 스포츠가 만나는 특별한 순간을 완성했다고 전했다. 특히 타미 힐피거가 이번 컬렉션을 통해 보여준 ‘모터코어’ 감성은 레이싱 특유의 속도감, 기능성, 그리고 세련된 아메리칸 클래식이 절묘하게 결합된 형태다. 빠른 라인감, 대담한 컬러 팔레트, 그리고 테크니컬한 디테일은 2025년 여름 시즌을 대표할 럭셔리 스포츠 룩으로 자리잡았다.

APXGP 컬렉션은 최근 패션계에서 점점 확대되고 있는 패독 스타일(Paddock Style) 트렌드를 절묘하게 반영한다. 경기 전후 패독(Paddock: 레이싱 서킷 안에서 드라이버, 팀, 엔지니어, 미디어, VIP, 스폰서 등이 머무는 팀 전용 구역)에서 펼쳐지는 드라이버들의 사복 스타일은 이제 패션계가 가장 주목하는 새로운 런웨이로 부상했다.

또한 의상 뿐만 아니라, 영화 속 APXGP 팀의 레이싱 카에도 타미 힐피거의 로고와 디자인이 삽입되어, 스펙터클한 스타일을 펼친다. 지난 5월, 댐슨 이드리스는 APXGP 레이싱 수트를 입고 멧갈라(Met Gala)에 등장해 플래시 세례를 받기도 했다. 타미 힐피거가 패션을 뛰어 넘는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친 아이코닉한 브랜드임을 보여주기 위한 하우스의 포부라 할 수 있다. 타미 힐피거의 참여는 F1 팬들에게는 익숙한 브랜드의 등장으로 친근함을 더하고, 패션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영화 속 새로운 스타일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매력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디올 X 루이스 해밀턴 캡슐 컬렉션, 하이 패션을 만난 모터코어
일곱 차례나 F1 세계 챔피언에 오른 루이스 해밀턴은 F1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패션계의 독보적인 아이콘이다. 서킷 위에서의 압도적인 실력만큼이나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패션 감각으로 늘 패션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왔다. 그의 대담하고 실험적인 스타일은 많은 패션 디자이너들과 패션 피플들에게 영감을 주어왔다. F1 드라이버가 스포츠 스타를 넘어 패션 인플루언서로 진화할 수 있음을 증명한 레이싱 코어 룩의 상징적 존재다. 그는 2025 멧 갈라에서 미국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 콜먼 도밍고, 에이셉 라키, 퍼렐 윌리엄스와 함께 공동 호스트로 활약했다. 영화 ‘F1 더 무비’ 제작자에도 이름을 올리며, 영화계에까지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루이스 해밀턴은 디올(Dior)의 하우스 앰배서더로 발탁되고, 디올 남성복 캡슐 컬렉션 디자인에도 직접 참여했다. 디올 X 루이스 해밀턴 캡슐 컬렉션은 모터스포츠의 에너지와 디올의 테일러링 헤리티지를 정교하게 결합하며, 현대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껴안았다. 오버사이즈 실루엣과 슬림한 라인의 조화, 미니멀하면서도 구조적인 디자인은 레이싱 수트의 파이핑에서 영감을 얻어 더욱 입체적인 룩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디올 고유의 오블리크(Oblique) 재킷. 라펠 없는 디자인으로 마치 가디건처럼 유연한 형태를 자랑하며, 전통적인 테일러링을 탈피한 과감함이 돋보인다. 미스 디올(Miss Dior) 레디-투-웨어 라인을 재해석한 쇼트 재킷은 해밀턴 특유의 젠더리스하고 프리한 무드를 담고 있다.

또한, 아프로퓨처리즘(Afrofuturism)의 미학이 접목된 레오파드 트위드 디테일은 이번 협업의 상징적 포인트다. 풀 리버서블 후드 재킷, 플레인 캔버스 소재, 레이저 처리된 반사 프린트 등은 하이 패션 속에 테크니컬한 기능성을 녹여내며 레이싱 코어 트렌드의 진화를 상징한다.

액세서리 역시 디올 특유의 장인정신과 기술적 혁신이 조화를 이룬다. 워시드 벨벳과 캔버스 소재로 제작된 더비 슈즈와 워크 부츠, 컬러 그라데이션이 매혹적인 B44 스니커즈, 클라이밍 로프 디테일을 더한 ‘힛 더 로드(Hit The Road)’ 백 등은 스포츠와 하이 패션의 경계를 허무는 룩의 강력한 포인트가 된다. 특히 지속 가능한 소재를 사용해, 디올과 해밀턴의 윤리적 비전까지 반영하고 있다.

이번 캡슐 컬렉션은 디올의 오뜨 꾸뛰르적 테일러링이 속도의 미학과 충돌하며 완성된 하이엔드 레이서 룩이다. 새로운 스포츠 럭셔리의 기준을 제시하는 디올 X 루이스 해밀턴 캡슐 컬렉션은 7월부터 전 세계 디올 부티크와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F1, 스피드를 넘어 패션의 새로운 럭셔리 스포츠 시크로
루이스 해밀턴 외에도 샤를 르클레르, 피에르 가슬리, 저우관위 등 수많은 F1 드라이버들이 럭셔리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자신들의 패션 감각을 뽐내고 있다. F1 패독(Paddock)은 이제 드라이버들이 경기 전후 자신만의 사복 패션을 선보이는 런웨이나 백스테이와 같은 공간이 됐다. 이는 모토코어(motocore) 트렌드로 이어져 일상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레이싱 수트에서 영감 받은 슬림한 테일러링, 테크니컬 패브릭, 아이코닉한 로고 플레이는 모토코어(motocore) 또는 레이싱 코어(racingcore)라는 이름 아래 럭셔리 스트리트의 최전선으로 확장 중이다. 럭셔리 스포츠 룩의 파워풀 엔진이 되어 줄 모토코어와 레이싱코어 룩. 우리는 지금, 그 속도감 넘치는 진화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목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