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여름, 한국의 뮤직 페스티벌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패션계의 새로운 무대가 열렸다. 서울 파크 뮤직 페스티벌, 워터밤,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부터 월드 DJ 페스티벌, S20코리아 등EDM(Electronic Dance Music) 페스티벌까지, 음악의 파동과 함께 스타일의 비트도 열기와 열정으로 물결치고 있다. 음악을 즐기기 위한 축제인 동시에 움직이는 캣워크로서의 뮤직 페스티벌 룩!
한낮의 찜통 더위와 저녁의 열대야, 예측 불가능한 스콜성 소나기까지. 한국의 여름 열기가 만만치 않기에 더 센스 있는 페스티벌 룩이 요구된다. 땀과 먼지, 풀밭과 콘크리트 위에서도 빛날 수 있는 실용성과 감도 높은 패션이 만나는 순간, 뮤직 페스티벌 룩은 축제와 함께 하나의 퍼포먼스가 된다. 음악에 맞춰 자유롭게 몸을 흔들 수 있고, 동시에 무심한 듯 스타일리시한 무드를 놓치지 않는 것야말로 뮤직 페스티벌 패션의 진정한 매력이다.
때로는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에너지를 그대로 담은 의상으로 분위기를 맞출 수 있고, 또는 쿨하고 패셔너블한 무드로 연출할 수도 있다. 특히 패셔너블 버전은 슈퍼 패션 인플루언서들과 잇 걸(It girl)들의 콘서트 룩에서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헤일리 비버의 스포티 시크룩부터 시에나 밀러가 글라스톤베리(Glastonbury) 페스티벌에서 보여준 유틸리터리 글램 룩은 좋은 스타일 레퍼런스가 된다.

그 시대의 세계관, 정서, 스타일 감각을 온몸으로 입는 퍼포먼스로서의 뮤직 페스티벌 패션의 기원은 1969년의 우드스탁에서 시작됐다. 반전과 자유를 외친 히피들은 자수 튜닉, 크로셰 니트, 데님, 플로럴 드레스 등의 자유분방한 보헤미안 패션을 통해 저항의 미학을 스타일로 승화시켰다. 80~90년대는 글램과 레이브가 각각을 대표했다. 글램은 과장된 어깨선과 메탈릭 톤으로 무대 위의 환상을, 레이브는 형광 컬러와 네트 웨어로 디지털 세대의 자유를 표현했다.
2000년대 들어 코첼라가 뮤직 페스티벌 패션을 리드하며 ‘보헤미안’와 ‘웨스턴’ 코드가 스타일의 주류로 부상했다. 셀럽들이 착용한 러플 블라우스, 크로셰 톱, 데님 쇼츠, 웨스턴 부츠는 소셜 미디어의 신세계를 만나 전 세계 페스티벌 룩을 새롭게 정의했다. 동시에 지속 가능성과 개성의 시대가 열리며, 젠더리스 룩, 유틸리티 웨어, 애슬레저, 테크웨어까지 페스티벌 패션의 유니버스는 매 년 확장되고 있다.
하이브리드 보헤미안
뮤직 페스티벌 패션의 기원인 보헤미안 룩은 여전히 유효하다. 2025년의 보헤미안은 더 세련되고 직관적이다. 레이스와 크로셰, 에스닉 프린트가 공존하되, 실루엣은 미니멀하고 현대적이다. 무릎 아래까지 떨어지는 스커트보다는 짧고 구조적인 미니 드레스가 주류를 이룬다. 여기에 태슬 디테일이나 빈티지 벨트, 스웨이드 부츠를 더하면 클래식과 트렌디의 경계를 넘나드는 완벽한 믹스 매치가 완성된다.


모던 웨스턴 시크
코첼라를 통해 카우보이 드레스 코드는 보헤미안과 함께 뮤직 페스티벌 룩의 기본 스타일 됐다. 이번 시즌의 웨스턴 룩은 훨씬 정제되어 있고 감각적이다. 스웨이드 베스트와 롱 부츠 조합, 그리고 스터드 벨트가 시그니처 아이템이다. 이번 시즌엔 특히 앤틱 실버 장식의 액세서리와 패치워크 디테일, 가죽 팬츠가 눈에 띄며, 이를 과하지 않게 매치하는 방식이 ‘쿨 웨스턴’의 핵심이다. 블랙 톤을 활용한 다크 무드의 고스 웨스턴(Goth Western)도 주목할 스타일이다.



테크 유틸리티 시크
실용성과 감각,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면 ‘유틸리티 시크’를 기억하자. 바람막이 재킷, 방수팬츠, 멀티 포켓 조끼는 패션계의 뉴 하이브리드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날씨의 급변과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는 실용적 아이템은 이제 스타일의 정점으로 자리 잡았다. 베이지, 카키, 블랙과 같은 뉴트럴 컬러가 주를 이루며, 라미네이팅 처리된 소재나 광택 있는 나일론이 포인트로 활용된다.

로맨틱 시어의 감성 룩
시스루는 이번 시즌 가장 주목할 디테일 중 하나다. 러플, 셔링, 플로럴 프린트가 어우러진 시어 소재 블라우스는 로맨틱 보헤미안 룩을 완성한다. 여기에 진주나 빈티지 브로치, 보헤미안 감성의 주얼리를 더하면 감도 높은 페스티벌 룩이 탄생한다. 청키한 워커나 와일드한 디자인의 부츠와 함께 매치해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애슬레저 시크
하이 패션과 스포츠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애슬레저는 뮤직 페스티벌 스타일로도 주목받는다. 헤일리 비버처럼 오버사이즈 저지와 메시 쇼츠로 스포티한 무드를 연출할 수 있다. 컬러풀한 스니커즈와 바이저 햇, 테크 소재 가방이 함께하면 더욱 트렌디한 룩이 완성된다. 단순한 운동복을 넘어, 이젠 애슬레저는 감각적인 뮤직 페스티벌 드레스 코드가 됐다.


크로셰 & 핸드메이드 니트
크로셰 드레스와 니트 아이템은 이번 시즌에도 강세다. 크로셰 드레스난 스커트 셋업은 여성스러우면서도 뮤직 페스티벌의 자유로운 에너지를 발산한다. 화려한 비즈 백이나 컬러풀한 선글라스와 매치해 무드를 완성하고, 웨스턴 부츠나 워커 부츠를 더하면 전체 룩의 밸런스를 잡을 수 있다. 이번 시즌의 크로셰는 레트로 무드와 함께 넘어서서, 핸드 크래프트를 통해 개성을 표현해준다.



미니멀 글램의 시대
덜어내기를 통해 모던해진 미니멀 글램 룩. 베이식한 티셔츠와 데님에 구조적인 가죽 재킷, 그리고 시선을 끄는 뮬 슈즈 하나면 된다. 컬러는 블랙, 아이보리, 짙은 블루처럼 차분하면서도 강한 톤으로 구성되며, 주얼리는 작고 단단하게 빛나는 아이템으로 선택한다. 특히 절제된 실루엣과 고급 소재가 키 포인트다.
페스티벌 생존 아이템
페스티벌 패션은 감성만으론 완성되지 않는다. 실전에서는 준비가 곧 스타일이다. 워터프루프 재킷, 넉넉한 수납의 크로스백, 그리고 여분의 의상은 필수다. 낮과 밤의 기온 차, 예기치 못한 비, 갑작스런 물 세례까지 고려한 백업 아이템들을 준비해야 한다.
올여름, 페스티벌 관객석은 또 하나의 캣워크다.보헤미안과 웨스턴, 스포츠와 미니멀, 유틸리티와 로맨틱의 조합 속에서 자신만의 스타일 코드를 찾아 본다. 뮤직 페스티벌 패션이야말로 이 뜨거운 음악 축제를 완성시키는 바이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