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하이 주얼리 메종 반클리프 아펠 ‘스프링 이즈 블루밍’
알렉상드르 뱅자맹 나베 크리에이티브 파트너 인터뷰
“도심 속 찰나의 경이로움과 평온함, 탈출의 순간을 담아내고싶어”
15일까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에서 선봬

“사람들이 새로운 시각에서 익숙한 공간을 경험하고, 사진을 찍고, 대화를 나누고, 상상의 나래에서 아이들이 뛰놀 수 있기를 바랍니다. 독보적인 에너지를 지닌 서울을 방문하는 모두가, 일상 속 공간인 잠실 월드파크에서 서정적이고 감동적인 경험을 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알렉상드르 뱅자맹 나베(Alexandre Benjamin Navet)·
반클리프 아펠 크리에이티브 파트너

프랑스 하이 주얼리 메종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이 31일부터 6월 15일까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에서 야외 행사 ‘Spring is Blooming(스프링 이즈 블루밍)’을 펼쳐낸다. 이번 기획전은 프랑스 아티스트 알렉상드르 뱅자맹 나베와 협업한 것으로 뉴욕, 도쿄, 상해, 홍콩을 거쳐 한국에는 최초로 선보인다.
나베는 현대미술·일러스트레이션·디자인·건축 등을 아우르며 신선하고 생생한 컬러를 공간에 불어넣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1년 프랑스 국립 산업미술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순수미술을 통해 상상을 현실로 구현하는 독특한 작품관을 구축해왔다. 그의 작품은 여러 미술 평론가들이 말했듯, 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의 ‘Imaginer c’est choisir(상상하는 것은 선택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관객에게 ‘선택할 수 있는 존재감’과 ‘상상할 수 있는 자율성’을 되살려낸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인간의 존엄성이 AI를 통해 경계가 모호해지는 요즘, 그의 작품은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는 행복감과 즐거움의 원천을 찾아내 확장한다. 스페인 독립예술전문매체 메탈(METAL) 매거진은 나베에 대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쓴 소설가 루이스 캐럴이나 ‘어린 왕자’의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와 시각적으로 동일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면서 “그는 평범한 것이 어떻게든 놀라운 것으로 변모하는 공간, 우뚝 솟은 가정용품 옆으로 축소되거나 색채가 꿈속의 달콤하고 달콤한 보석처럼 반짝이는 공간 같은 모든 세계를 떠올리게 한다”고 평했다.
이번 전시를 앞두고 나베와 이메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환상적인 색감의 정원을 구현하고, 구조·지형 등을 고려한 대형 작품 등을 선보일 설렘에 한창 들뜨고 설렜다면서도 두근거리는 예민함으로 말을 아끼기도 했다. 실제 와서 함께 즐겨보자는 얘기였다.

―그동안 뉴욕 5번가, 일본 마루노우치거리 등 가장 ‘핫’하면서도 사람들이 많이 이동하는 상징적인 장소를 장식해왔습니다. 당신의 작품 창작 여정을 보면 장소 역시 매우 중요한 요소로 보입니다. 한국에서 최초로, 그것도 잠실 월드파크라는 대규모 장소에서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소감은요?
“이번에 서울에서 설치한 작품들은 지금껏 반클리프 아펠과 함께한 프로젝트 중 가장 야심작입니다. 그간 서울을 2번 방문하였는데, 그때마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선사하는 활기찬 에너지에 감탄했습니다. 서울 잠실 월드파크처럼 활기차고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곳에서 우리의 작품이 생생하게 살아나는 것을 보니 정말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스튜디오에서 몇 달 동안 작업한 끝에 드디어 직접 경험하고, 대중에게 어떠한 공감을 불러일으킬 지 매우 기대가 됩니다.”
나베는 눈부시게 밝은 컬러와 조형물, 자유로운 관점으로 표면을 변형하는 접근법 등을 통해 자신만의 시각과 내면의 세계를 표현한다. 나베와 반클리프 아펠과의 인연은 2017년부터. 프랑스 남부 툴롱에서 열리는 ‘디자인 퍼레이드 툴롱’에서 그가 그랑프리를 수상한 이후다. 전 세계 유망하면서도 뛰어난 가능성의 젊은 작가를 발굴하는 국제 대회로, 반클리프 아펠이 후원했다. 이후 2020년부터 그는 반클리프 아펠과 다양한 협업작을 선보이며 ‘봄’과 ‘동심’에 대한 환상적인 에너지와 활기찬 생명력을 서정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전 세계를 다니면서 희귀 안료(pigment) 등 작품 재료를 수집하고, 오일 파스텔 작업과 3D 렌더링, 건축 등 다양한 구조물 등을 캔버스 삼아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번엔 얼마의 시간을 들여, 어떤 식의 과정을 거쳐 구현했는 지 궁금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반클리프 아펠과 1년 넘는 시간 동안 함께 작업해왔습니다. 저는 이 아트 콜라보레이션의 기초가 되는 순수 작품 창작에서 시작합니다. 올해는 색연필 스케치로 포인트를 준 수채화 기법을 사용하기도 하며, 다양한 기법을 활용했습니다. 이 작품을 향한 영감을 바탕으로, 반클리프 아펠과 협력하여 윈도우 디스플레이, 외관을 비롯한 각종 행사를 위한 설치물들을 제작했습니다. 예술에서 비롯된 우리의 창의적 연결고리는 장기적인 대화로 발전했으며, 메종과 함께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실험하며 탐구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반클리프 아펠 메종의 프리볼 혹은 플로라 컬렉션과 같은 주얼리 형태의 꽃과, 살아있는 꽃, 그리고 당신의 작가적 시선으로 표현하는 꽃에 대해 말해준다면요?
“저는 루비와 에메랄드가 세팅된 프리볼 8개 모티프 제품을 가장 좋아합니다. 보기만해도 기쁨을 주며, 서정적인 팔레트가 저에게 큰 영감을 줍니다. 반클리프 아펠과 저는 자연과 꽃을 주제로 협업하며, 매 파트너쉽마다 더 나아가기 위해 함께 노력합니다. 반클리프 아펠은 놀랍도록 창의적이며, 모두를 놀라케하는 뛰어난 장인정신으로 끊임없이 탐구합니다. 저는 반클리프 아펠의 서정적인 상상력을 함께 구현하기 위해 만개한 꽃과 바람에 휘날리는 아치 등, 마치 꿈에서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동심 속 놀이터의 세계를 디자인했습니다.”
―예전에 각 색상이 하나의 캐릭터, 예를 들면 무대 위 배우 같은 인격을 지닌다고 언급했는데요, 이번 작품에서는 어떠한 상상력과 스토리를 담아냈습니까?
“저에게는 모든 것이 색으로 시작됩니다. 이끼색, 선명한 녹색, 빛으로 가득한 노란색, 부드러운 라벤더, 하늘색 그리고 벚꽃을 나타내는 핑크색 등, 이 프로젝트를 위해 각 컬러마다 고유한 감성이 녹여진 새로운 맞춤형 팔레트를 제작하였습니다. 미술 도구는 색을 표현할 수 있게 해줍니다. 오일 파스텔, 유화, 연필, 수채화 그리고 디지털 애니메이션까지. 저는 항상 생동감 넘치는 컬러와 자유로운 스케치 기법을 표현해낼 수 있는 새로운 도구들을 찾고 있습니다.
저는 반클리프 아펠과 함께 모두를 서정적인 여정으로 초대할 수 있는 경험에 대해 상상했습니다. 바람이 살랑거리는 나무 아래 한낮에 꾸는 꿈, 마법같은 숲에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연결될 수 있는 고요한 순간들. 도심 속 찰나의 경이로움과 평온함, 탈출의 순간을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반클리프 아펠 측은 “다채로운 무드의 파고라에서는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광장에 자리잡은 분수에서는 마치 봄이 도래하듯 새롭게 탄생하는 생명력의 활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플라워 마스크, 바람개비 만들기 등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예약제 프로그램 또한 제공된다.
―이번 전시를 최대한 즐기고 경험하기 위해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저는 사람들이 익숙한 공간을 새로운 시각에서 재발견할 수 있도록 초대하고 싶습니다. 방문객들이 잠시 시간을 내어 공간에서 책을 읽거나, 사진을 찍고, 사랑하는 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 상상의 분수 옆에서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전시정보

일정: 5월 31일~6월 15일
운영 시간: 월요일~목요일
오전 11시~오후 8시(마지막 입장 오후 7시 30분)
금요일~일요일
오전 11시~오후 9시(마지막 입장 오후 8시 30분)
가격: 무료 (*일부 워크숍은 사전 예약 필수)
예약 사이트:
https://www.vancleefarpels.com/kr/ko/events/spring-is-blooming-in-jamsil.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