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4주 차
요즘 눈에 띄는 운동화 디자인이 있죠. 바로 ‘로우 프로파일(Low Profile)‘입니다. 로우 프로파일은 밑창이 낮고 평평한 운동화를 뜻하는데요. 신은 듯 안 신은 듯 가벼운 느낌을 선사하는 동시에 날렵한 디자인으로 세련미도 더해주죠. 작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패션 업계에서도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4월 마지막 부티크 레터에서는 셀럽들이 선택한 로우 프로파일 슈즈를 소개하겠습니다. 한편, K-뷰티 시장에서는 중소기업들이 수출 판도를 바꿔나가고 있어요. 이제는 대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브랜드와 기술력으로 해외 시장을 직접 개척하는 흐름이 자리 잡고 있는데요. 이번 산업레터에서는K-뷰티 중소기업들이 어떻게‘독자 수출‘에 나서고 있는지 그 변화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트렌드] 신은 듯 안 신은 듯, 가벼움을 선사하는 로우 프로파일 스니커즈

로우 프로파일과 관련한 패션 키워드를 먼저 살펴보면 좋겠죠. 첫 번째 키워드는 바로 ‘발레 코어‘입니다. 지난 2024년 패션계를 달군 키워드인 만큼 많은 분들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발레 코어는 ‘발레(Ballet)‘와 베이직한 패션을 뜻하는 ‘놈코어(Normcore)‘의 합성어로, 발레복을 일상복에 접목한 스타일입니다. 이러한 발레 코어가 스니커즈와도 만나 ‘스니커리나(Sneakerina)‘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탄생시켰죠. 플랫하고 가벼운 토슈즈 디자인이 운동화에 접목되었을 때 낮고 평평한 로우 프로파일 스타일이 완성됩니다. 마지막 키워드는 ‘메리 제인(Mary Jane)‘인데요. 앞코가 둥글고 발등에 가죽끈이 달린 소녀용 에나멜 구두를 메리제인이라고 부릅니다. 그럼 이제, 브랜드들이 공개한 로우 프로파일 슈즈를 본격적으로 알아볼까요?
#로제

여기 로우 프로파일 슈즈에 진심인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푸마인데요. 푸마는 ‘스피드캣’ 라인을 통해 로우 프로파일 슈즈를 선보였습니다. 특히 스피드캣 발렛은 푸마의 대표적인 로우 프로파일 슈즈로, 기존 스피드캣 스타일에 메리제인 형태를 더해 하이브리드 실루엣을 만들었습니다. 또 최근까지도 인기를 끌고 있는 발레 코어 역시 아이코닉한 감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로제는 ‘블랙핑크’ 출신답게 검정과 연분홍이 섞인 컬러를 선택했는데요. 날렵하면서도 부드러운 앞코와 발등을 덮는 엘라스틱 밴드가 메리제인과 발레 코어를 동시에 연상시키죠. 또 푸마의 로고를 정면에 배치해 밋밋함을 벗어났습니다.
#김나영

로우 프로파일의 유행을 실감 시켜준 루이비통의 ‘LV 스니커리나‘. 직각 삼각형에 가까운 측면 디자인이 날렵한 이미지를 잘 보여주죠. 또 측면에 새겨진 LV 로고는 무늬 형태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는데요. 동시에 전체 베이스보다 비비드 한 컬러로 디자인되어 포인트가 되어 주기도 합니다. 김나영은 옐로 컬러를 선택해 아이보리 니트와 톤앤톤을 맞췄네요. 전체적으로 채도 낮은 컬러를 선택했지만, 니삭스는 짙은 그레이를 고르며 신발에 시선이 집중되는 아웃핏을 완성했습니다.
#사나

프라다 역시 로우 프로파일 흐름에 동참했습니다. 사나가 신은 ‘프라다 컬랩스 리나일론 및 스웨이드 스니커즈‘는 오늘 소개해 드리는 제품 중 가장 토슈즈에 가까운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특히 뒤꿈치 부분은 단단하게 고정된 일반적인 스니커즈와 달리, 밴딩으로 신축성을 더해주며 ‘컬랩스‘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보여줬습니다. 또 리나일론 소재와 스웨이드를 적절히 활용하여 스포티하면서 클래식한 분위기도 자아냈죠.
#정호연

마지막은 정호연이 선택한 아디다스의 ‘태권도‘입니다. 아디다스는 ‘태권도‘, ‘도쿄‘, ‘재팬’ 등 ‘아디다스 오리지널스‘의 일환으로 로우 프로파일 스니커즈를 선보였는데요. 그중에서도 정호연이 신은 태권도는 2000년대 스타일에 한국 전통 무술 헤리티지가 담긴 스니커즈입니다. 끈과 함께 발레 코어가 부각되는 ‘태권도 레이스’ 버전과 끈이 없는 ‘태권도’ 중 정호연은 심플한 태권도를 선택했는데요. 베이지 톤의 차분한 색으로 구성되어, 올해의 컬러인 모카 무스와 톤온톤 코디를 하기도 좋겠죠.
[산업] ‘K-뷰티’ 중소기업, 대기업 의존 벗고 독자 수출 나선다

2010년까지만 해도 국내 중소기업의 주요 수출 품목은 자동차 부품, 편직물 등 대기업 완제품에 들어가는 부품과 소재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대기업 중심 산업 구조 속에서, 중소기업은 하청업체로서의 역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죠. 하지만 최근5~6년 사이, 중소기업 수출의 판도가 바뀌고 있는데요. 그 변화의 중심에 있는 품목이 바로 화장품입니다. 2015년 처음으로 중소기업 수출 상위10위권에 이름을 올린 화장품은 이후 꾸준히 순위를 끌어올리더니, 작년엔2년 연속 수출1위를 기록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 성과가 아모레퍼시픽이나LG생활건강 같은 대기업이 아닌 정샘물뷰티, TS트릴리온, 자연인 등 중소기업 브랜드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인데요. 이들은 독자적인 브랜드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직접 개척하며, ‘대기업 하청형 수출‘에서‘독자 수출‘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중소기업의 화장품 수출액은 약68억 달러(약9조9200억 원)로, 이는 국내 전체 화장품 수출(102억 달러)의67%에 해당합니다. 특히 작년2월부터는25개월 연속 수출1위 품목으로 자리 잡으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죠. K-팝과 드라마를 통해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화장품에 대한 수요도 함께 커지고 있는데요. 여기에 실제 사용자들 사이에서“가격 대비 성분이 뛰어나다”는 반응이 이어지며, 수출 성장세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유통 방식의 변화도 주목할 부분인데요. 과거 중소기업은 자체 브랜드가 있어도 인지도와 마케팅 자원이 부족해 대기업 납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수출 플랫폼이 발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죠. 2023년 기준 화장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중소기업은8989개사, 이 중1339곳(약15%)은 온라인을 통해서만 수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유통망보다 콘텐츠와 품질이 브랜드의 성패를 가르는 시대가 왔다 해도 지나치지 않은데요. 작은 브랜드들이 자신만의 무기로 시장을 설득해 나가는 이야기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