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디의 이름으로 만개한 100년 아카이브의 정원, 2025 월드 오브 펜디
입력 2025.04.16 08:00

1925년 로마에서 시작된 글로벌 패션 하우스 펜디(Fendi). 펜디의 장인들은 100년의 시간을 거쳐 가죽, 실크, 모피, 그리고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 위에 예술의 꽃을 피워왔다. 실크처럼 유연한 가죽, 섬세하게 수놓은 퍼와 드레스, 핸드백은 매 시즌 새롭게 피어나 눈부신 예술의 정원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펜디는 100년 아카이브의 정원 ‘2025 월드 오브 펜디’ 속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100주년을 맞은 펜디의 글로벌 투어 전시 ‘2025 월드 오브 펜디’. 창립 연도1925년을 테마로 한 플로럴 프린트의 아르데코 스타일 정원으로 디자인됐다. 펜디.

쑤저우, 마이애미, 로마로 향하는 ‘2025 월드 오브 펜디’의 글로벌 여정은 서울에서 시작됐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창립 연도1925년을 테마로 한 플로럴 프린트가 만개한 아르데코 스타일의 정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꽃잎처럼 겹겹이 봉오리를 여는 입구를 지나자, 100년의 시간 속으로 타임 슬립 시켜줄 비밀의 정원이 드러났다.
10개의 아이코닉 백, 100년의 기억
정원의 중심엔 1925년부터 2025년까지, 각 시대를 대표한 10개의 상징적인 핸드백이 자리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건 오리지널과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리에디션의 만남이었다. 마치 엄마와 딸처럼, 엄마인 오리지널 백과 딸인 리에디션 백이 같은 DNA 안에서 각기 다른 시대적 매력을 발산했다.
로마 비아 델 플레보시티에 오픈된 첫 펜디 스토어. 펜디.

'2025 월드 오브 펜디'에서 페르가메나 컬러의 크로코 소재로 선보여진 10개의 아이코닉 백. 펜디.

닥터 백을 부드러운 쿠오이오 로마노 가죽으로 재해석하고 창립자의 이름을 딴 ‘아델(Adele, 1925-1935)’ 백은 크로커다일 레더에 셀러리아 스티칭을 더해 2013년 리디자인 됐다. 쌍둥이자리에서 영감 받은 ‘펜디 제미나이(Fendi Gemini, 1945-1955)’ 백은 듀얼 수납 구조로 피카부 백의 전신이 되었다. 펜디 하우스에 듀얼리즘 개념을 도입한 상징적 백이기도 하다. ‘몬 트레조(Mon Tresor, 1975-1985)’는 마틀라세 버킷 백의 정수를 보여주며, 2018년에 리디자인 됐다.
1930년대 펜디 매장에 있는 창립자 아델 펜디. 펜디.

그리고 전설적인 ‘바게트(Baguette, 1995 – 2005)’ 백!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가 프랑스인들이 바게트 빵을 팔 아래에 끼고 다니는 것에 영감 받아 탄생된 짧은 숄더 스트랩의 바게트 백은 ‘잇 백(It Bag)’ 신드롬을 일으켰다. 펜디 장인과 전세계 아티스트들의 재해석을 통해 바게트 백은 타임리스 클래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2025 월드 오브 펜디'에 전시된 라 파스타 백(1985-1995). 칼 라거펠트가 로마 거리를 걷던 중 구입한 다양한 종류의 파스타에서 영감 받아 '라 파스타 컬렉션'이 탄생했다.

'2025 월드 오브 펜디'의 '아델' 백(1025-1935). 남편 에두아르도 펜디와 함께 펜디 하우스를 공동 창립한 아델 펜디의 이름을 따온 백이다. 펜디.

'2025 월드 오브 펜디'에 전시된 '스파이' 백. 펜디.

또한 ‘펜디 스파이(Fendi SPY Bag, 2005 – 2015)’백은 비밀스러운 거울 디테일과 독창적인 구조로 펜디의 실험성을 증명했다. ‘피카부(Peekaboo, 2015 – 2025)’ 백은 펜디 DNA의 핵심인 듀얼리즘과 기하학적 미학을 상징한다. 2024년에 선보인 부드러운 레더와 유연한 곡선을 강조한 피카부 소프트를 포함해 다양한 변주로 그 정체성을 이어가고 있다.
깃털처럼, 꽃잎처럼, 퍼 아트 아뜰리에
펜디 아카이브의 정원은 또한 예술적인 퍼(fur) 컬렉션으로 둘러 싸여 있다. 퍼를 단지 고급 소재로 소비하지 않고, 예술적 실험과 기술의 집약체로 끌어올린 펜디는 100주년을 맞아 하우스의 기술적 전환점을 이룬 10가진 퍼 작품을 리에디션 하여 선보였다.
100주년을 맞아 펜디 하우스의 기술적 전환점을 이룬 10가진 퍼 작품 오리지널과 리에디션 버전을 함께 선보였다. 펜디.

퍼에 대한 개념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킨 ‘컬러 페퀸(Colour Pequin, 1965)’부터 니트 웨어처럼 부드럽게 흐르는 실루엣으로 퍼 착용 방식에 혁신을 가져온 ‘아스투치오(Astuccio, 1971)’, 기존의 무거운 퍼 코트를 깃털처럼 가볍게 전환시킨 ‘언라인드 인레이(Unlined Inlay, 1982)’, 세이블과 밍크를 조합한 ‘듀얼리즘(Dualism, 1983)’ 등은 퍼(fur)의 모든 한계를 뛰어 넘게 했다.
1967년도 펜디의 첫 퍼 캠페인. 펜디.

특히 퍼 소재를 아트 캔버스로 삼은 플로럴 퍼 아트는 1990년대 로마 스페인 계단에서 방송된 이탈리아 TV 프로그램 ‘Donna Sotto le Stelle’ 에서 소개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97년 처음 등장한 플라워 자수는 퍼를 한겨울의 아우터에서 이브닝 드레스와 웨딩 드레스 장식으로 진화 시켰다. 2016 봄, 여름 컬렉션에서 공개된 인터레이스(Interac)는 가죽 공예에 사용되던 비엔나 스트로 기법을 밍크에 처음 적용했는데, 칼 라거펠트는 ‘에어컨 퍼’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또한 2021년엔 불가능하다 여겼던 퍼와 실로 레이스를 창조했고, 2021년엔 밍크 스트라이프와 오간자 리본을 V자 형태의 셰브론 패턴으로 결합시킨 플라이위브(Flyweave)로 다시 예술적 혁신을 이뤘다.
플로럴 퍼 아트는 펜디 하우스를 대표하는 정교한 기술이다. 펜디.

1983년 칼 라거펠트의 '듀얼리즘' 퍼 코트 스케치. 펜디.

니트처럼 가볍고 유연한 퍼 코트의 혁신, '플라이위브'의 오리지널(우)과 리에디션(좌). 펜디.

또한 펜디는 모피 거래 관련 국제 및 현지 법, 국가 및 지역별 규정을 모두 준수하고 있다. 멸종위기종은 물론 비윤리적 경로에서의 취득을 허용하지 않는다. WELFUR 인증을 받은 공급처에서만 이루어지는 구매는, 생산지부터 소비까지의 전 과정을 투명하게 추적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동물의 5대 필수 자유를 준수하며,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아름다움이란 그것이 탄생하는 방식에서도 비롯된다는 신념을 지켜간다.
펜디 100년의 시간을 소장하다, 메이드 투 오더(Made-To-Order)
‘2025 월드 오브 펜디’ 투어가 선사하는 가장 특별한 경험은 ‘메이드 투 오더(Made-To-Order, MTO)’라 할 수 있다. 펜디 ‘메이드 투 오더’ 프로그램은 100년의 시간을 가장 섬세한 방식으로 응축한다.
펜디의 아이코닉 백 ‘바게트 백’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완성해가는 ‘메이드 투 오더(Made-To-Orde)’의 매력을 보여준 펜디의 브랜드 앰버서더 송혜교. 펜디.

먼저 ‘메이드 투 오더 백(Made-To-Order Bag)’ 컬렉션은 ‘피카부 소프트’부터 ‘피카부 ISeeU,’ 그리고 시대를 상징해온 ‘바게트’ 백 등 펜디를 대표하는 아이코닉 백을 고객의 취향에 맞춰 맞춤 제작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단순한 재해석이 아닌, 메종의 아카이브와 장인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오직 하나의 작품이다.
펜디의 브랜드 앰버서더 송혜교가 ‘메이드 투 오더(Made-To-Orde)’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있다. 펜디.

사용되는 소재는 그 자체로 조형미를 드러낸다. 메탈릭 그라데이션을 입힌 이그조틱 레더, 스톤 텍스처와 페퀸 패턴이 녹아든 크로커다일, 데님 효과를 지닌 앨리게이터 등 각각이 하나의 회화처럼 완성된다. 여기에 플라워 섀도우를 더한 크로커다일, 리자드 레더의 페퀸 플로럴 패턴, 데님 위에 새겨진 자수 래미지까지. 모든 디테일은 개인의 취향과 이야기로 완성되는 정교한 아트피스다.
전문가와 일대일 상담을 통해 백의 디자인 옵션을 선택하고, 액세서리, 하드웨어, 컬러 등을 추가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백이 창조된다. 펜디.

특히 이번 컬렉션은 펜디 창립 연도인 1925년을 테마로, 아르데코와 플로럴 무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100년 전의 감각은 지금 이 순간에도 가장 세련된 형태로 되살아나며, 펜디의 시그니처 로고였던 스쿼럴(squirrel) 모티프와 함께 재등장해 유산을 현재로 연결한다.
또한 ‘메이드 투 오더 퍼(Made-To-Order Fur) 컬렉션은 퍼를 하나의 시적 정원처럼 풀어낸다. 밍크부터 하이 퍼, 이그조틱 퍼까지 다양한 소재를 기반으로 고객의 취향에 맞춘 마스터피스를 완성해낸다. 시그너처 인레이 기법을 통해 구현된 아르데코 패턴, 기하학적 구조, 플로럴 디테일은 고전과 현대를 가로지르는 고유의 감각을 담아낸다.
'2025 월드 오브 펜디'에 전시된 예술적인 퍼 컬렉션. 펜디.

여성 컬렉션은 펜디의 창립 연도인 1925년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적으로 리디자인 됐다. 밍크 위에 정교하게 새겨진 도라지 자수, 헤링본 패턴, 밥캣 링스(bobcat lynx) 위의 섬세한 스티칭은 정원의 섬광처럼 반짝이며 생기를 머금는다. 보태니컬 가든을 연상시키는 인레이, 게로나토, 시보리, 쉐이브드 밍크, 레이스 퍼 등은 퍼를 캔버스로 재해석한 펜디의 진화를 말해준다.
'2025 월드 오브 펜디'에 선보여진 '컬러 페퀸' 리에디션. 펜디.

'2025 월드 오브 펜디'에 선보여진 '듀얼리즘' 리에디션. 펜디.

남성 라인은 기능성과 조형미의 이상적인 균형을 이룬다. 데님 질감을 구현한 밍크, 매크로 스티치가 더해진 이그조틱 레더, 셀러리아 디테일과 FF 인타르시아는 감각과 유산을 동시에 잡아낸다. 특히 친칠라, 스와카라 등 최고급 소재로 구성된 하이 퍼 디자인은 경이로운 경량성과 실용성으로 퍼의 미래를 제시한다.
‘2025 월드 오브 펜디(World of FENDI)’는 단지 과거를 기념하는 여정이 아니다. 펜디 장인의 손끝에서 자라난 100년의 시간, 시대마다 새롭게 피어나고 진화한 럭셔리, 그리고 그 시간과 함께 해온 수많은 여성의 서사가 하나된 세상 단 하나의 정원으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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