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쉐론 콘스탄틴 ‘르 떵 디방’ 시리즈
시간을 철학, 천문학, 신화적 우주론까지 모두 포괄한 거대 인문학으로서 탐구하고 형상화 하여 담을 수 있는 시계가 또 있을까. 바쉐론 콘스탄틴은 시간을 조각하는 예술적 인문학과도 같다. 이번 11월, 매년 진귀하고 특별한 테마를 중심으로 신제품을 출시해온 캐비노티에(Les Cabinotiers)’의 ‘르 떵 디방(Le Temps Divin: 신성한 시간)’ 시리즈를 통해 시간의 형이상학적 세계로 안내한다. ‘르 떵 디방’은 시간의 신화적인 기원을 탐구한다. 사계절을 따라 순환하는 아시아 문화 속의 시간 개념, 일본과 그리스 로마 신화 속에 담긴 시간을 지배하는 신들의 이야기까지, ‘르 떵 디방’과 함께 시간의 인문학자가 되어보자.
◇사계절을 상징하는 신성한 동물로 새겨진, 순환의 시간
사계절을 통해 이어지는 시간의 순환은 아시아 문화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또한 신화 속 생물이나 십이지와 연관된다. 강인함과 힘의 상징인 청룡은 동쪽과 봄을 뜻하고, 행운과 번영을 상징하는 주작은 남쪽과 여름을 의미한다. 근엄함과 용기를 상징하는 백호는 서쪽과 가을을, 지혜와 장수의 상징인 현무는 북쪽과 겨울을 상징한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우드 마르퀘트리(wood marquetry: 나무 표면에 색이 다른 재료를 입히는 세공 기술) 장인들은 아시아에서 전통적으로 신성하게 여기는 청룡, 주작, 백호, 현무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표현했다.
각각의 신화적 동물에 따라 여러 가지 유형의 우드를 커팅하고, 다듬고, 조립하고, 장식했다. 이 과정에서 약 60가지의 자연스러운 컬러를 표현하는 150여 종의 우드와 적절한 온도 및 습도로 보존된 베니어 시트(veneer sheet: 목재 합판)를 활용했다. 다이얼에 따라 플라타너스, 파둑, 서어나무, 튤립, 블루 머틀, 유칼립투스, 단풍나무, 벌 우드, 참나무, 호두나무 등 10~12가지 종류의 우드를 선택하고, 일부는 착색 처리나 열처리를 통해 정확한 컬러를 구현했다. 밀리미터(mm) 단위의 정확도를 요하는 우드 마르퀘트리는 평균 200개라는 엄청난 수의 부품을 작은 크기로 제작해야 하는 고난도의 기법이다. 하나의 다이얼이 완성되기까지 한 달 반이나 소요된다. 또한 4가지 신성한 동물이 담긴 ‘르 떵 디방’ 시리즈엔 두께가 단 5.65mm에 불과한 ‘울트라-씬 칼리버 2160′가 장착되어 있다. 188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이 무브먼트(movement: 시계 기계 장치)는 시간당 18000회가 진동하며, 80시간의 파워 리저브(power reserve: 기계식 시계의 구동 시간)를 제공한다. 장식 예술과 기계식 엔지니어링이 만난 궁극의 걸작이다.
◇일본 신화 속 신들로 채색된 시간
시간의 문화적 탐구는 일본 신화로 이어진다. ‘르 떵 디방’은 일본 신화에 등장하는 카미라고 불리는 신들 중, 세 명의 신들을 통해 시간의 기원을 조명한다. 창조의 신 이자나기, 이자나기의 왼쪽 눈에서 태어난 딸이자 태양신 아마테라스, 후지산을 비롯해 일본의 모든 화산을 상징하는 여신 고노하나사쿠야히메이다. 이 세 명의 신들은 일본 신화 속 우주론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그래픽 묘사를 위한 예술 공예 기법에도 풍성한 영감을 주어 선택됐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제품 및 혁신 디렉터 산드린 동기(Sandrine Donguy)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의 신화를 컬렉션에 담기 위해 일본 신화를 탐구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신화를 이루는 신들과 이들을 둘러싼 화려한 배경은 다이얼 하나당 약 20시간이 소요되는 음각 인그레이빙(engraving: 각인)과 고도의 에나멜 기법으로 완성된다. 에나멜 파우더로 신들의 실루엣을 정교하게 그려냈다. 코팅 후 800~ 900°C로 열을 가하는 과정을 예닐곱 번 정도 연속적으로 거쳐야 비로소 풍부한 컬러와 깊이 있는 광채를 빛낸다. 에나멜 장인이 하나의 다이얼을 완성하기까지에는 3주의 시간이 소요된다. 세밀한 일본 칠기를 품은 듯 신비롭다.
◇그리스 크로노스 신으로 형상화된 시간
‘르 떵 디방’의 시간에 대한 신화와 문화적 탐구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시간의 신 크로노스에도 주목했다. 사계절을 상징하는 동물과 일본 신화를 통해 동양적인 순환의 시간을 이야기한다면, 크로노스는 실제로 측정이 가능한 물리적인 시간을 중요시하는 서구의 시간 개념을 상징한다.
시간의 신 크로노스를 담은 ‘르 떵 디방’은 인그레이빙(engraving: 각인)과 수공 기요셰(Guilloche: 금속 표면에 직선과 곡선의 디테일한 선을 새겨 넣는 기법)가 돋보이는 마스터피스다. 케이스 표면 전체가 인그레이빙 장인의 손길로 장식된 ‘캐비노티에 아밀러리 투르비용 오드 투 크로노스’는 인그레이빙에만 290시간이 넘는 작업을 통해 디테일 하나하나가 완성된다. 화이트 골드 모델로 로마 신전의 유명한 돔에서 영감 받은 ‘캐비노티에 아밀러리 투르비용-트리뷰트 투 인피니트 타임’은 착시 효과를 통한 깊이 있는 입체감을 주기 위해 약 120시간의 작업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60시간의 구동시간을 제공하는 무브번트 ‘칼리버 1990′이 장착됐다. 실제로 흘러가는 절대적 시간을 뜻하는 크로노스의 시간처럼, 완벽한 절대미를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