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새벽 수상 개막식… 각국 선수단의 화려한 패션쇼
입력 2024.07.26 00:30 | 수정 2024.07.26 00:30

2024 파리 올림픽 메달. /쇼메

예술과 패션의 도시 파리에서 개최되는 2024 파리 올림픽. 성화봉과 메달이 담기는 트렁크는 루이 비통, 메달은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 쇼메가 제작했다. 개막에 앞서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서 공개된 예술적인 포스터는 에르메스 스카프를 담당하는 아티스트 위고 가토니의 작품이다. 파리 올림픽은 개막 전부터 럭셔리 제국 프랑스다운 미학과 화려함의 절정을 뽐내며 화제를 일으켜왔다.
2024 파리 올림픽 공식 포스터. /2024 파리 올림픽 홈페이지.

프랑스 현지 시간 26일 저녁 7시 30분(한국 시간 27일 새벽 3시 30분)에 개막될 파리 올림픽은 수상 개막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올림픽 역사상 처음 경기장 밖에서 개최되는 개막식이다. 전 세계 10,500명의 선수들이 다양한 종류와 크기의 보트 100여 척에 탑승해 차례대로 센 강을 지나 입장한다. 이 역사적인 수상 개막식은 배우이자 감독인 토마스 졸리가 연출했으며, 예술 공연과 선수단 입장을 결합해 진행된다. 관중들은 6km에 달하는 센 강변 상단과 하단 관람석, 센 강 다리 곳곳에 설치된 80개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퍼레이드를 감상하게 된다.
수상 개막식만큼 기대되는 건, 각국 선수단들이 센 강 위에서 펼칠 패션쇼다. 풍광 자체가 예술 작품인 센 강의 야경을 무대로, 역대급의 장관을 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가장 반응이 뜨거운 단복은 몽골 선수 단복이다. 세계 주요 미디어들로부터 극찬을 모으며, 동영상 플랫폼 틱톡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CNN은 “몽골 선수단 단복이 글로벌 패션 브랜드인 랄프 로렌, 벨루티, 룰루레몬 등이 제작한 선수단 단복을 압도했다”고 평가했다. 무신사 스탠다드가 제작한 한국 선수 단복은 홍콩 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남성 패션지 지큐(GQ)가 선정한 베스트 단복에 올랐다. 몽골, 아이티, 체코, 프랑스, 미국, 한국 등 베스트 단복으로 선정된 2024 파리 올림픽 단복을 감상해 본다.
◇한국 선수단, 무신사 스탠다드

국내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 진행하는 패션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Musinsa Standard)가 한국 선수단이 개폐회식에 입을 단복을 제작했다. 2017년 론칭 이후 10~20대들의 지지를 받아온 무신사 스탠다드는 2023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도 대표팀 단복을 제작했었다. 지난해 8월 대한체육회와 공식 후원 계약을 맺으며, 노스페이스와 함께 대표팀 유니폼 제작에 합류하게 됐다.
한국 선수단 단복은 청색의 벨티드 수트 셋업(belted suit set-up)이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젊음의 기상과 진취적 정신을 벽청(碧靑)색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한다. 동쪽을 상징하는 컬러로서, 세계 국가 선수단 사이에서 한국 대표팀이 푸르게 빛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무신사 스탠다드가 제작한 한국 선수 단복에 대한 반응은 호불호가 갈렸다.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는 국내 패션 디자이너들을 통해, 더욱 고급스러운 단복을 제작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평가들이 많았다. 그러나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홍콩 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남성 패션지 지큐(GQ)가 선정한 베스트 단복에 랭크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복고풍에서 영감받은 청색 수트에 젊은 감각을 더해 세련돼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큐(GQ) 역시 “가장 스타일리시한 단복 중 하나”라고 찬사를 보냈다.
◇스페인 선수단, 조마

스페인 선수 단복은 스페인 문화의 상징인 카네이션 꽃에서 영감 받았다. 스페인 스포츠웨어 브랜드 조마(Joma)가 디자인 했다. 이 단복은 스페인 국기 컬러의 레드와 옐로 컬러를 두드러지게 표현했으며, 전통과 현대의 융합을 의미하고 있다. 이 정열적인 컬러 조합은 스페인 국기와 함께 개막식과 폐막식에서 전세계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이다.
◇아이티 선수단, 스텔라 진

15명 선수로 구성된 아이티 선수 단복은 디자이너 스텔라 진(Stella Jean)이 제작했다. 이탈리아와 아이티 혼혈의 디자이너 스텔라 진은 이탈리아 패션계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여성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문화적 다양성을 품은 다채로운 색상과 독특한 패턴의 혼합으로 다문화적인 패션 세계를 펼치고 있다.
단복에는 아이티 화가 필립 도다르의 작품이 프린트됐다. 여성 단복은 필립 도다르의 작품이 장식된 스커트와 아이티의 전통적인 블루 코튼으로 만든 셔츠, 재활용 원단으로 만든 소매가 없는 블레이저로 세트를 이룬다. 남성 단복은 필립 도다르의 작품이 담긴 바지, 스트라이프 셔츠, 아이티 전통 셔츠에서 영감받은 필드 재킷(field jacket: 야전용 재킷), 스카프로 구성됐다. 패션의 중심 이탈리아에서 인정받은 디자이너다운 스타일리시한 단복으로, 몽골 선수 단복과 함께 찬사 받았다.
◇캐나다 선수단, 룰루레몬

캐나다 국기 컬러에서 단복에 적용할 수 있는 컬러는 선명한 레드와 화이트뿐이다. 이 두 가지 컬러와 단풍잎으로 국가의 정체성을 드러내야 한다는 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캐나다 밴쿠버 출신의 스포츠 브랜드 룰루레몬은 이 난제를 꽤 스마트하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캐나다 선수 단복은 레드 반팔 셔츠 위에 봄버 재킷(bomber jacket: 비행사들이 입는 짧은 상의에서 유래된 재킷), 반바지 또는 바지와 함께 현대적인 앙상블을 연출한다.
◇미국 선수단, 랄프 로렌

2024 파리 올림픽을 위한 미국 선수 단복은 가장 랄프 로렌(Ralph Lauren)적인 동시에 미국적인, 아메리칸 테일러링의 정석을 보여준다. 개막식에서 선수들은 미국 성조기 컬러에 영감을 둔 전통적인 블레이저와 스트라이프 셔츠, 넥타이에 밝은 컬러의 데님 팬츠를 입는다. 폐막식에선 ‘USA’가 프린트된 모토사이클 재킷과 화이트 데님 팬츠 세트를 입는다.
◇몽골 선수단, 미셸앤드아마존카

‘2024 파리 올림픽 선수단 단복의 금메달은 단연 몽골이다’라며 극찬받은 몽골 선수 단복. 몽골의 자매 디자이너 브랜드 미셸앤드아마존카(Michel&Amazonka)가 디자인했다. 몽골 전통과 문화에 근원을 둔 고급 맞춤복과 기성복을 디자인하는 브랜드다. 동영상 플랫폼 틱톡 등 SNS에서 수백만 조회수로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으며, 미셸앤드아마존카 공식 인스타그램에도 찬사 댓글이 쏟아졌다.
몽골 전통 의상 ‘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다. ‘델’은 무릎이나 발목까지 내려오는 길고 헐렁한 옷으로, 말을 탈 때 무릎을 감싸주고 초원에서의 추위도 견딜 수 있게 디자인된 전통 의상이다. 이번 올림픽을 위한 단복은 각각의 의상을 만드는 데 20시간이나 소요됐다. 의식용 귀걸이와 에펠탑, 올림픽 성화 등이 정교하게 수놓아진 조끼가 함께 포함된다. 소매와 칼라 부분에도 세심하게 자수를 넣어 고급 맞춤복의 미학이 돋보인다.
◇프랑스 선수단, 벨루티

프랑스 선수단의 개막식 단복은 프랑스의 럭셔리 패션 하우스 벨루티(Belluti)가 디자인했다. LVMH 그룹에 속한 패션하우스 벨루티는 ‘진정한 프랑스식 우아함’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벨루티는 턱시도, 셔츠, 벨트, 스카프 또는 포켓 스퀘어, 슈즈를 세트로 디자인했다. 특히 전 ‘파리 보그’ 편집장이자 유명 패션 컨설턴트인 카린 로이펠트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해 더 화제가 됐다. 턱시도 재킷의 숄 칼라는 프랑스 국기에서 영감받은 컬러가 입혀졌고, 파격적으로 여성용 슬리브리스 버전의 턱시도 재킷을 선보였다. 또한 여성들은 팬츠나 실크 랩 어라운드 스커트 중에 선택하여 입을 수 있게 했다.
◇체코 선수단, 얀 체르니

체코 선수 단복도 패셔너블한 디자인으로 대중들의 인기를 끌었다. 체코의 스포츠 브랜드 알파인 프로(Alpine Pro)와 체코 디자이너 얀 체르니의 협업으로 제작됐다.대담한 프리트가 돋보이는 재킷은 체코의 전통 ‘발로나크’ 코트에서 영감 받았다. 이 코트 스타일이 올림픽 개최국인 프랑스에서 인기가 많아, 프랑스에 경의를 표하는 의미로 선택했다. 코트의 잉크처럼 번지는 블루 컬러는 체코 예술가 블라디미르 부드닉의 작품에 영감을 두고 있다.
◇아일랜드 선수단, 로라 베버

아일랜드 선수 단복은 뉴욕에 거주하는 아일랜드 출신 디자이너 로라 베버(Laura Weber)가 제작했다. 아일랜드의 올림픽 출전 100주년을 기념해 아일랜드 전통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표현해냈다. 이번 단복은 재활용 티셔츠와 플라스틱병을 사용하여 만든 특수 직물로 만들어졌다. 각 선수의 재킷 소매에는 구슬, 스팽글, 스톤으로 만든 독특한 자수 패치가 장식되어 있다. 재킷에는 특별한 브로치가 달려 있는데, 선수들의 행운을 기원하는 네잎클로버가 수놓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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