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스피드마스터 38㎜ 컬렉션 공개 현장
레이날드 애슐리만 오메가 사장 겸 CEO 인터뷰
장소가 브랜드의 정신을 말해주기도 한다. 패션계에선 자주 인용되는 방식이다. 디자이너에게 특히 영감을 준 장소나 그 해 더욱 강조하고 싶은 스타일이 돋보일 수 있는 장소를 골라 특별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한다. 현장을 찾은 VIC(Very Important Clients)들이나 프레스들에게 전시된 사진과 영상을 통해 그 분위기를 함께 느껴보라는 것이다. 보통 럭셔리 패션계에서 주로 보여주는 ‘창의적 장소’ 선택이 최근 고급 시계 브랜드의 또 다른 트렌드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스위스 럭셔리 워치 메이커 오메가(OMEGA)가 최근 선보인 최신 스피드마스터 38 컬렉션에서다. 보통 고급 시계들은 대체로 스위스 매뉴팩처(시계 만드는 곳)를 찾아 각종 복잡 시계의 최신 기술과 부품 등을 설명해오곤 했다. 하지만 오메가는 달랐다. 패션의 중심 이탈리아 밀라노로 그 장소를 택했다. 오메가는 패션 런웨이를 테마로 ‘반짝이는’ 스피드마스터 38을 선보였다. 말 그대로 다이아몬드로 화려하게 장식된 스타일과, 오메가 특유의 특허받은 금빛인 18K 세드나™ 골드, 18K 문샤인™ 골드 등이 어우러져 시계를 더욱 화려하게 표현했다.
이번 이벤트에는 브랜드 홍보대사인 나오미 해리스와 알레산드라 암브로시오, 브랜드 모델인 히어로 피엔-티핀, 알리샤 보, 조나단 베일리, 화려한 수상 경력에 빛나는 배우 배리 케오한, 프랑스 배우 닐스 슈나이더 등 인상적인 게스트 라인업이 참석했다. 또 스테파노 아코르시, 미리암 레오네, 마르코 멘고니와 오메가 이탈리아 선수 도로테아 비어러, 페데리카 펠레그리니, 토마스 세콘, 패럴림픽 선수 베베 비오 역시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오메가의 빛나는 아이콘…다이아몬드 베젤 디자인
이번 컬렉션은 52개의 다이아몬드가 파베(꽉 들어찬 것) 세팅된 베젤과, 역시 한 눈에도 커다랗게 보이는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반짝이는(폴리싱 처리) 크라운(용두), 3 개의 다이아몬드 링 서브 다이얼로 구성돼 있다. 52개 다이아몬드는 총 1.5캐럿. 오메가가 특수하게 제조한 금빛 색상인 18K 세드나™ 골드 소재 2 개, 18K 문샤인™ 골드 소재 2 개, 클래식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 4 개 등 총 8 개의 새로운 모델이 추가됐다.
시계에 다이아몬드 장식을 더 붙인다고 뭐가 더 대단하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메가는 세계 최대 시계 및 주얼리 제조 및 유통업체인 스와치 그룹의 회사다. 즉 최고급 퀄리티의 다이아몬드를 감별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뜻이다. 시계 회사가 패셔너블해 보이려고 화려함을 가미한게 아니라, 고급 하이주얼리 회사와 고급 시계회사가 만나 탄생시킨 제품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멀리서도 반짝임이 도드라지는 고퀄리티의 다이아몬드로 장식해 패션성이 두드러진다. 38mm 다이얼은 일반적인 여성용 사이즈 보다는 다소 크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다이아몬드 세팅이 가득한 볼륨감 덕분인지 오히려 더 장식적이다. 다른 액세서리가 필요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남성이 착용해도 부담없는 사이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유명 시계 전문 매체 타임앤타이드워치스(time and tide watches)의 설립자 겸 에디터 앤드류 맥커천(Andrew McUtchen)은 즉석에서 시계를 차 보이며 화려하지만 남성에게도 잘 어울린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 38 컬렉션은 지난 2017년 처음 출시된 이후 시계팬을 확대하고 있다. 크로노그래프(스톱워치의 기능이 있는 손목시계) 디자인은 스포티한 느낌을 주면서도 현대성을 강조한다. 특히 18K 세드나™ 골드 소재의 스피드마스터 38mm ‘카푸치노’(애칭)는 가로형 브라운 타원형 서브 다이얼과 6시 방향의 세로형 타원형 날짜창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과거 드 빌 시계의 타원형 서브 다이얼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다.
◇달빛을 닮은 골드와 광채
패션 컬렉션처럼 디자인에서도 특별한 영감의 원천이 따로 있다. 오메가 측은 “처음부터 목표는 약 1.5캐럿의 풀 폴리싱 케이스와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파베 세팅 베젤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라고 밝혔다. 패션 디자이너들이 브랜드의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얻듯 오메가 디자이너들도 기존 모델 디자인에서 힌트를 얻었다. 문샤인™ 골드 소재의 42mm 문워치의 그린 다이얼과 몇 년 전 큰 성공을 거둔 드 빌 초콜릿의 브라운 다이얼이 그 예다. 과거의 성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라인을 다채롭게 강화하는 것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하이패션식 해석이다.
오메가의 최신 18K 문샤인™ 골드 모델은 모두 은빛 코팅 처리된 가로 타원형 서브 다이얼과 6시 방향의 세로 타원형 날짜창이 포함된 그린 PVD(Physical Vaper Deposition:물리적 증착법·고도로 얇고 순수한 금속 또는 합금 코팅) 다이얼이 특징이다. 다이아몬드 폴리싱(polishing·반짝이게 광택과 윤을 내는 것) 처리된 18K 문샤인™ 골드 소재의 시침과 분침은 녹색 빛을 발산하는 화이트 수퍼루미노바(밤에도 빛나는 야광도료)로 채워져 있다. 브레이슬릿과 스트랩도 고를 수 있는 데, 브레이슬릿의 경우 오메가의 특허받은 컴포트 릴리즈 조절 시스템이 장착됐다. 폴리싱 및 브러시드 처리된 18K 문샤인™ 골드로 돼 있다. 그린 가죽 스트랩의 경우 18K 문샤인™ 골드 폴드 오버 버클이 장착됐다.
오메가만의 18K 세드나™ 골드 케이스에 브라운 PVD 다이얼과 실버 코팅 처리된 가로 타원형 서브 다이얼을 장착한 두 가지 모델이 추가됐다. 다이아몬드 폴리싱 처리된 18K 세드나™ 골드 소재의 시침과 분침은 녹색 빛을 발산하는 화이트 수퍼루미노바로 채워져 있다. 한 모델은 오메가의 특허받은 컴포트 릴리즈 조절 시스템이 장착된 폴리싱 및 브러시 처리된 18K 세드나 ™ 골드 브레이슬릿으로 선보이고, 다른 모델은 18K 세드나™ 골드 폴드 오버 버클이 장착된 브라운 가죽 스트랩으로 선보인다.
◇메탈릭한 클래식
클래식한 스테인리스 스틸 버전도 있다. 네 가지 새로운 에디션. 브라운과 그린의 두 가지 PVD 다이얼 색상과 오메가의 특허받은 컴포트 릴리즈 조절 시스템이 장착된 브레이슬릿 또는 스테인리스 스틸 폴드오버 버클이 장착된 가죽 스트랩 중 선택할 수 있다. 공통적으로 실버 코팅 처리된 가로 타원형 서브 다이얼, 6시 방향의 세로 타원형 날짜창, 다이아몬드 폴리싱 처리된 로듐 도금 시침/분침과 화이트 수퍼루미노바로 채워진 시침/분침이 특징이다. 또 모든 스파클링 모델에는 해마 메달이 새겨진 스크루-인 케이스백(뒷면)이 장착돼 있다. 스피드마스터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인 셈. 공식 인증 크로노미터가 동력을 제공한다. 오메가 코-액시얼 칼리버 3330이 쓰였다.
◇레이날드 애슐리만 오메가 사장 겸 CEO 인터뷰
-38mm가 다시 트렌드로 부상했다. 남녀 구분이 없어보인다.
“물론이다. 성별없음(no gender) 보다는 젠더리스(genderless)라는 말을 더 선호하긴 한다. 트렌드는 분명하다. 다시 이런 사이즈로 돌아왔다. 스피드마스터는 그 특유의 상징적인 모양과 스타일을 갖추기 위해 엄청난 작업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이 38mm는 오래전부터 ‘축소형’(reduced)이라고 불렀는데, 나는 축소된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항상 이 ‘축소형’이란 단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작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줄인다’는 뉘앙스가 문제였다. 누구에게나 잘 맞는 사이즈이기 때문에 다시 유행하고 있는 것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색상에도 집중했다. 15년 전 초콜릿(일명 ‘카푸치노)에서 영감받은 브라운과, 그린은 스타일리시한데다 젠더리스하다. 남성도 착용할 수 있고 여성도 착용할 수 있다. 베젤에 1.5캐럿을 장착했다는 사실도 다른 시계와 비교하면 큰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베젤이 독특하기 때문이다.”
-패셔너블한 감각에서 여성들에게 특히 어필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보통 여성보다는 남성적인 느낌이 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우리의 홍보대사나 스포츠 분야를 봐도 반드시 그런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오메가가 공식 타임키퍼 역할을 하는 올림픽을 보자. 올림픽은 남성적인 스포츠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스포츠야 말로 여성 스타를 배출하는 또 다른 창구이다. 매우 우아하면서도 강인한 여성의 정신력이 돋보이는 종목들과 세계적인 스타들도 상당하다.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 씨마스터 컬렉션엔 주로 남성 고객이 많고, 여성 고객들은 컨스텔레이션이나 드빌 컬렉션을 주로 찾는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생각도 점차 진화하고 있다. 우리가 고객을 한정짓지 않는다. 스피드마스터는 여성을 위한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 시계에 다이아몬드로 장식돼 있기 때문이 아니다. 스포티하면서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상징적인 디자인 등 매력적인 캐릭터가 강한 시계다.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시계가 아니라 아이코닉한 시계에 다이아몬드 장식 등을 통해 또 다른 라인을 확장한 것이다. 약간의 가치를 더하기 위해 전체 디자인에 문제가 생긴다면 좋은 징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요즘 세대는 때때로 구형 제품 대신 2년을 더 기다려서 구입하는 사람들이 있다. 단순히 변화하는 게 아니라, 일관된 라인의 진화로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38컬렉션은 정말 우아하고 보기 좋은데,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만큼 가격대 역시 오를 수 밖에 없다. 다른 시계와 비교해서 이 오메가 시계를 선택해야할 이유가 있다면?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이쪽 일을 하다 보면 설명하기가 훨씬 더 어려울 때가 있다. 어떤 제품을 보면, 예를 들어 아폴로 8(스피드마스터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 같은 경우는 세라믹으로 돼 있는데 이미 2000만원대를 호가 한다. 시계 제작의 이면에는 단순히 가격으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훨씬 더 많은 것들이 있다. 다이아몬드의 캐럿이나 광채 등도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기술, 디자인, 세팅, 부품, 그 모든 것들을 고려해야 한다. 우아하고 완벽한 시계를 만들겠다는 저의 목표는 단순히 다이아몬드 베젤을 하나 더 달고, 가장 낮은 가격으로 책정해 상업적인 전쟁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었다.
오메가는 최고 품질, 최고의 정밀도, 최고의 디테일을 추구하는 시계라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 시계가 우리 라인의 최상위 제품이라는 점이지만, 최상위 제품이 없으면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세부사항도 그냥 흘려보내는 법이 없다. 1.5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단순히 작은 다이아몬드 두세 개가 아닌 이유를 제품을 보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화려함과 우아함이 같은 말은 아닐텐데.
“물론이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앞으로도 계속 고객을 놀라게 할 만한 제품들을 계속 선보일 것이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우아함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하지 않고, 너무나 쉬워서 상업적인 것도 경계하는 것이다. 다이아몬드 베젤도 컬렉션과 잘 어울려야 선택하는 것이지, 많이 팔기위해, 잘 팔기 위해 아무 컬렉션에 접목해서는 안된다. 우아함이란 스타일, 밸런스, 룩을 말한다. 오만하거나 젠체하는 것도 아니고, 바에 가기 위해서 차려입는 것 같은 느낌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말하는 우아함이란,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벤틀리도 지형에 따라 차가 가지 않아 체인을 달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만약 체인 달린 르노의 모습이 더 좋다면? 나 같으면 체인 달고 잘 가는 르노를 살 것이다.”
-오메가는 여성 홍보대사도 많다. 한소희 역시 홍보대사로 활동하고있다. 새로운 홍보대사를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그들이 우리와 오랜 기간 함께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중요하다. 유명 인플루언서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것은 매우 기쁘지만, 이들을 홍보대사로 임명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왜 그럴까? 우리의 홍보대사들은 우리의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신디 크로퍼드가 대표적이다. 우리가 많은 모든 것을 함께 하며 그녀의 인생을 보냈다. 크리스마스에 안부도 전하고, 쿠키도 보내주고…. 그녀가 더 이상 톱 모델계에서 활동하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사랑스럽게 받아들이고, 여전히 영향력이 대단하다. 20년 넘게 지금까지 훌륭히 커리어를 관리해오기도 했다.
마이클 슈마허와 함께 했을 때는 월드 챔피언도 아니었지만 그에게 잠재력을 느끼고 그 역시 최선을 다했다. 그 사이 우리와 함께 다섯 번의 챔피언 트로피를 올렸다. 2004년 7월부터 홍보대사를 하고 있는 마이클 펠프스도 마찬가지다. 그가 신예였을 때 계약했다. 올림픽에 도전해 고배를 마셨지만 우리는 그의 잠재성을 높이 평가했다. 1등만 찾지 말고 최고의 선수를 찾자고 말한다. 아시다시피, 펠프스는 그해 올림픽을 비롯해 세 번의 올림픽에서 엄청난 금메달을 따냈다. 패럴림픽 선수들도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다.
우리의 홍보대사인 니콜 키드먼이 미국영화협회 평생공로상을 받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금요일에 비행기를 타야 한다. ‘오메가 가족으로서 함께 축하를 나누고 싶다’는 이야기에 그녀에게 한달음에 날아가기로 했다. 유럽에서 미 LA까지 비행 거리가 멀긴 하지만, 적어도 쿠키라도 먹을 것이다(웃음). 오메가 정신이란 게 바로 이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