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에베가 가고자 하는 미래, 아트 크래프트의 유토피아
입력 2024.03.04 09:24

[Luxury Inside] ESG Story ⑤ 로에베
175년 역사의 스페인 럭셔리 패션 브랜드 로에베를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 그는 2023 SS 남성복 컬렉션을 통해 ‘기술과 자연의 대화’란 비전을 펼쳐 큰 화제가 됐었다. 초대장으로 물냉이 싹이 보내졌을 때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새하얀 런웨이는 초록 잔디가 자라나는 의상과 신발들로 뒤덮였다.
스페인 럭셔리 패션 브랜드 로에베의 2023 SS 남성복 컬렉션에 등장해 화제를 일으켰던 잔디 스니커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은 이 특별한 실험을 통해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로에베 홈페이지.

런웨이를 통한 환경 보호 메시지, 잔디가 자라나는 의복과 신발
로에베의 2023 SS 남성복 컬렉션은 패션사에 기록될 만한 놀라운 실험이자 탐구였다. 잔디가 자라나는 코트와 팬츠, 스니커즈들과 함께 환경 파괴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유기농과 가공의 융합’이란 테마 아래 잔디 새싹이 자라나는 의상과 신발이 런웨이를 뒤덮은 광경은 극적이고 강렬했다. 마치 사람이 자연의 대지가 된 듯 보였다. 의상과 신발을 뒤덮은 잔디는 바이오 디자이너 파울라 울라구이 에스카로나(Paula Ulargui Escalona)가 씨를 뿌려 20일 동안 재배한 잔디 싹이다.
‘유기농과 가공의 융합’이란 테마 아래 런웨이를 뒤덮었던 새싹이 자라나는 잔디 의상과 신발. 의상과 신발의 잔디는 바이오 디자이너 파울라 울라구이 에스카로나(Paula Ulargui Escalona)가 씨를 뿌려 20일 동안 재배한 잔디 싹이다. 로에베 홈페이지.

예술, 패션, 과학을 아우르는 이 놀라운 프로젝트를 통해 로에베는 여러가지 면에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파했다. 현재의 지구를 위태롭게 하는 환경 문제를 로에베가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관심을 갖고 있음을 알리는 메가폰이 되기도 했다. 특히 가죽을 주소재로 성장해온 로에베에게 큰 과제는 소재에 대한 정책과 계획이다.
환경에 최소 영향을 미치는 소재 개발을 위한 스텝
로에베는 탁월한 품질을 유지하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소재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보여왔다. 원산지 추적 가능성, 농부의 공정한 작업 조건, 동물 복지, 생물 다양성 보호와 같은 요소들을 전방위적으로 고려한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가죽 업계의 환경 관련 규제 준수 및 활동을 평가하는 국제 조직 ‘레더 워킹 그룹(Leather Working Group, LWG)의 인증을 받은 태닝 공장에서 가죽을 공급 받는다. 동시에 재활용 및 업사이클링 소재와 같이 환경에 영향을 최소화 시킨 소재를 다각도로 평가 중에 있다. 또한 무독성 살충제를 사용하고 토양의 품질을 높이며 수자원을 절약하는 유기농 농법 재배의 코튼 소재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최상급의 가죽 크래프트로 명성을 얻은 로에베. 가죽 업계의 환경 관련 규제 준수 및 활동을 평가하는 국제 조직 ‘레더 워킹 그룹(Leather Working Group, LWG)의 인증을 받은 태닝 공장에서 가죽을 공급 받는다. 로에베 홈페이지.

2021년엔 서플러스 프로젝트(The Surplus Project)를 시작했다. 이전 로에베 컬렉션에서 사용된 서플러스 소재에 대한 새로운 방식과 소재 재활용 방식을 제시하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아이템을 제작하는 프로젝트다. 이 특별한 프로젝트를 통해 가장 아이코닉한 고품질 가죽 두 가지에 우븐 바스켓 백으로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 로에베는 지속 가능성 여정에 한 스텝 더 나아갔다고 말한다.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제조 공정
로에베는 제조 공정에서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노력을 펼쳐가고 있다. 환경 영향을 제한하기 위해 노력이 인증된 공급업체와 협력한다. 공정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명확한 조치를 취하고, 이에 관한 준거법과 환경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 또한 공급망 전체를 정기적으로 감사하여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지를 평가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폭넓게 사용되는 윤리 감사 형식인 SMETA(Sedex Members Ethical Trade Audit)가 포함된다.
매장에서도 LED 조명 사용과 고효율 공조 시스템을 도입 등을 통해 탄소 배출 줄이기를 실현해 가고 있다. 로에베 홈페이지.

로에베는 건설, 재단, 매장 운영에서도 환경 관련 활동을 개선시켜가고 있다. 2015년 유엔 기후 변화 회의(COP21 Conference)에서 설립한 LVMH의 탄소 기금(Carbon Fund)에 참여하여, 탄소세 기여도에 투자하고 있다. 매장에 LED 조명을 사용하고 고효율 공조 시스템을 도입 등을 통해 실현해 가고 있다. 또한 2016년부터 모든 산업 현장은 ISO 14001 환경 관리 시스템의 인증을 받아왔다. 제품 제작 시 화학 물질과 수자원 사용, 수자원 배출, 에너지 사용, 온실 가스 및 폐기물을 절감해가고 있다. 2021년 산업 현장 전반에 걸쳐 환경적 성과를 10% 개선한다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2016년부터 모든 산업 현장에서 제품 제작 시 화학 물질과 수자원 사용, 수자원 배출, 에너지 사용, 온실 가스 및 폐기물을 절감해가고 있다. 로에베 홈페이지.

환경을 위한 최소의, 최적의 패키지
로에베는 패키지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일에도 여러 단계의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과대 포장을 줄이고, 접이식 슈즈 박스를 활용하며, 순환 경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배송시 공간을 최적화 하는 방식 등으로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로에베 쇼핑백과 박스에 사용되는 종이는 목재 수확 분야의 기준인 국제삼림관리협의회(Forest Stewardship Council, FS) 인증을 받은 숲에서 공급 받는다. 재생 코튼을 활용한 펠트 백을 사용하는 등 패키지 소재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로에베 쇼핑백과 박스에 사용되는 종이는 목재 수확 분야의 기준인 국제삼림관리협의회(Forest Stewardship Council, FS) 인증을 받은 숲에서 공급 받는다. 로에베 홈페이지.

전세계 공예의 아름다움을 지원하는 로에베 크래프트 프라이즈
로에베의 지속가능성을 향한 비전은 로에베 재단이 2016년부터 펼쳐온 ‘로에베 크래프트 프라이즈(Loewe Craft Prize)’에서 빛난다. 오늘날 문화에 ‘공예(Craft)’가 차지하는 기여도를 잘 알고 있는 아트 크래프트 중심의 패션 하우스로서, 예술가, 공예가, 에세이 작가, 큐레이터와 디자이너로 구성된 전문가 패널이 매 년 최대 30개의 최종 후보작을 선정해왔다. 최근 발표된 2024년 ‘크래프트 프라이즈’의 최종 후보 30명엔 한국 작가 전은미의 주얼리 작품 ‘파랑새의 날개’가 포함되어 있다. 우승작의 상금은 5만 유로이며, 심사위원단이 선정한 수장작과 전문가 패널이 선정한 결선 진출자의 작품은 파리에서 열리는 ‘로에베 재단 크래프트 프라이즈 2024′에 전시될 예정이다. 2021년 서울에서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다.
로에베 재단이 2016년부터 펼쳐온 ‘로에베 크래프트 프라이즈(Loewe Craft Prize) ’. 최근 한국 작가 전은미를 포함한 2024년 최종 후보자들이 발표됐다. 로에베 홈페이지.

2024년 최종 후보에 오른 한국 작가 전은미의 주얼리 작품 '파랑새의 날개'. 로에베 홈페이지.

로에베가 가고자 하는 미래는 아트 크래프트의 유토피아라 할 수 있다. 일일이 손으로 완성한 수공예 가죽으로 명성을 쌓아온 크래프트의 제국으로서 가죽을 포함한 소재의 미래, 그리고 고귀하게 유산되어야 할 아트 크래프트의 밝은 미래를 실현시켜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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