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하지만 사랑스럽게, 긱시크(geek-chic)
  • 더부티크팀
입력 2024.02.02 09:40

1월 5주차

지난해까지 Y2K 트렌드로 화려한 무드를 보여주던 패션 트렌드가 올드머니 룩 열풍이 불면서 차분한 기조로 들어섰습니다. Y2K가 90년대의 화려함을 나타낸다면, 이번 트렌드는 90년대 미니멀리즘을 중심으로 합니다. 바로 ‘긱시크(geek chic)’가 그 중 하나인데요. ‘괴짜’라는 뜻의 ‘긱(geek)’과 세련됨을 뜻하는 ‘시크(chic)’가 만나 모순적인 매력을 선사합니다. 한편, 고물가, 고금리 시대가 이어짐에 따라 불황형 소비 및 소비 양극화 문제가 대두되고 있어요. 가성비와 가용비를 꼼꼼하게 따지며 지갑을 쉽게 열지 않으려는 소비 트렌드가 떠오르는 한편, 자산가로 구성된 VIP 소비자는 여전히 견고한 모습입니다. 이에 아웃렛, 실속형 뷔페가 인기를 끌며 유통 산업의 지형이 변화하고, 백화점 업계는 VIP, 일명 큰손 고객 유치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트렌드] 긱시크룩 스타일링, 포인트는 안경
슈슈통(Shushu tong) 2023 FW 컬렉션 /출처: 공식 홈페이지

긱시크룩은 모범생같이 단정한 느낌의 아웃핏을 입고 어울리지 않는 안경을 쓰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한 가지 특징은 뿔테나 무테 등 각진 안경을 착용한다는 점인데요. 러블리해 보이는 착장에 시크한 느낌을 함께 품고 있는 안경으로 스타일링을 마무리해주면 트렌디한 긱시크 스타일이 완성됩니다. 슈슈통의 2023 FW 컬렉션을 보면 긱시크룩의 정석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정하지만 러블리한 룩과 함께 안경을 착용한 것이 눈에 띄는데요. 차분한 컬러감과 긴 뿔테안경의 조화는 도서관 사서 같기도, 박사님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긱시크룩은 셔츠, 니트, 가디건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완성할 수 있는데요. 슈슈통의 컬렉션에서는 셔츠와 무릎 기장의 스커트, 포멀한 자켓으로 긱시크룩을 선보였습니다. 프릴 디테일이 들어간 원피스와 안경의 매치도 이색적인 느낌을 줍니다. 헤어핀과 헤어 밴드 등의 액세서리 매치를 통해서 너드 같은 엉뚱한 매력을 잘 살렸네요.
마크공(Markgong) 2024 SS 컬렉션 /출처: 공식 홈페이지

마크공은 시크함을 물씬 강조한 긱시크룩으로 2024 SS 컬렉션을 장식했습니다. 모노톤의 오피스룩처럼 보이는 착장들이 눈에 띄는데요. 미디 길이의 펜슬스커트나 심플한 원피스를 입고 독특한 타이츠를 매치하여 와일드한 룩을 보여주었어요. 안경, 사원증, 의상 샘플과 같이 회사원처럼 보이는 아이템을 매치해 패션회사 직원을 연상케합니다. 엉뚱한 괴짜스러움이 매력적인 정석적인 긱시크룩과는 달리, 마크공의 컬렉션은 너드보다는 시크함에 방점을 둔 룩들로 런웨이를 완성했어요. 프레피룩보다는 오피스룩으로 컬렉션을 구성해 어딘가 도회적인 느낌이 듭니다.
(왼쪽부터) 미노이, 로제, 르세라핌 허윤진 /출처: 공식 인스타그램

셀럽들의 남다른 긱시크 사랑도 이어졌어요. 런웨이에서의 범접할 수 없는 매력이 아닌, 리얼웨이에서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화제가 됐습니다. 엉뚱함이 매력적인 미노이는 안경 하나로 너드함을 뽐냈는데요. 가로로 긴 은빛 안경과 함께 베이직한 티셔츠와 청바지를 매치하여 힙한 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블랙핑크의 로제도 뿔테 안경과 양갈래 머리, 그레이 니트로 데일리한 긱시크룩을 공유했습니다. 르세라핌의 허윤진은 발랄한 긱시크 스타일링을 보여주었는데요. 체크 포인트 니트 집업에 플리츠 스커트, 숄더백으로 프레피룩 느낌의 아웃핏과 뿔테 안경을 매치하여 개성 넘치는 스타일을 연출했습니다. 데일리하게 긱시크 스타일을 입고 싶다면, 셀럽들의 룩을 참고해뿔테 안경, 니트, 카디건 혹은 셔츠와 같은 아이템들로 간편하게 도전해볼 수 있겠습니다.

[산업] 불황형 소비에 따른 지형 변화
가성비 라인업에 주력할 때
출처: freepik

불황형 소비란 가성비 및 가용비를 꼼꼼하게 따지는 알뜰 소비 현상을 말합니다. 경기 불황에 따라 호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으면 소비자는 돈 씀씀이를 줄이기 위해 고심이 깊어지는 것이죠. 고물가 흐름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불황형 소비가 무섭게 떠올랐습니다. 이는 유통 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디토소비(동조소비)를 부추기는데요. 창고형 아울렛과 실속형 뷔페가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최대 80%에 달하는 할인율에 아울렛을 찾고, 오마카세와 파인다이닝 대신 뷔페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밀키트의 인기도 재점화됐어요. 그간 구내식당, 대형마트 및 편의점 도시락에 밀리는 듯 보였으나, 최근 고품질, 저가 전략을 강화하면서 매출 상승을 이뤘습니다.
특정 인물이나 콘텐츠를 따라 구매하는 디토소비 역시 급증하고 있는데요. 셀럽이 입은 옷이나 패션 회사 직원이 추천한 아이템이 품절되는 등 품귀현상이 일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구매 비용을 아끼는 차원에서도 일반인이나 유명인이 검증한 제품을 찾는 것이 당연하다”며 “불황이 이어지면서 이런 따라 하기 구매 현상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산업] ‘큰손’ 잡아라
백화점업계 VIP 고객 유치에 전력
출처: freepik

콧대 높던 백화점 명품 브랜드들이 VIP 유치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일명 ‘큰손’으로 불리는 소비자 모시기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한 건데요. VIP 특별 할인 및 서비스 혜택을 대폭 늘림으로써 고객 관리에 힘쓰는 모습입니다. 고야드는 VIP 고객에게만 벨하라 토트백 한정판 제품을 판매하고, 불가리는 VIP 할인 혜택 기준을 상향 대신 유지하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루이비통, 롤렉스, 디올, 구찌 등은 단골손님에게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해 매장 방문 및 구매를 유도하기도 했어요. VIP 고객의 편의성을 위해 우수고객 전용 고객센터를 연중무휴 운영하는 방식을 채택하기도 했습니다.
VIP 매출 강화 전략은 고물가, 고금리 시대 경기 침체로 소비 양극화가 심해지며 시작됐습니다. 가성비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에 반해 VIP 소비력은 견고해 백화점 업계가 VIP 유치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건데요. 동시에 VIP 희소성을 유지하려 등급별 구매액을 상향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백화점 관계자는 “VIP 고객이 백화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포에 따라 50%를 넘나든다”며 “혜택을 제공할 대상을 적절한 규모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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