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스럽고 모던하게, 코듀로이 팬츠의 신분상승
  • 더부티크팀
입력 2023.12.01 09:09

12월 1주차

코듀로이 팬츠가 새로운 바람을 맞았습니다. 캐주얼룩에 활용되어 편하고 귀여운 느낌을 더해주던 코듀로이 팬츠가 우아하고 모던한 분위기를 완성하는 데 사용된 건데요. 명품 브랜드들의 2023 가을/겨울 패션쇼를 살펴보면 이러한 변화를 직접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브라운 컬러는 클래식한 무드를 더해 코듀로이 팬츠의 깊은 역사와 멋을 확인케 했어요. 한편, 계절에 따라 1년에 4번 옷을 갈아입던 백화점이 매달, 매주 공간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최신 트렌드를 접할 수 있는 숏폼 채널로 변모하면서 고객을 끌어들이고 매출 상승효과를 누리기 위해서예요. 마지막 소식은 1020세대가 명품업계 큰 손으로 떠올랐다는 소식인데요. 시장조사전문기업의 조사 결과, 명품을 처음 접하는 나이대가 10대와 20대로 밝혀졌습니다. 다양한 분석이 존재하는 가운데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트렌드] 대세는 코듀로이 셋업! 클래식 무드 더하기
(왼쪽부터) 루이비통, 알루왈리아, 알베르타 페레티 /출처: 공식 홈페이지

코듀로이 팬츠가 캐주얼룩에만 어울린다는 얘기는 이제 옛말이 됐습니다. 2023 가을/겨울 패션쇼를 살펴보면 클래식한 무드를 자아내는 데 코듀로이 팬츠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어요. 노동자들의 작업복으로 널리 사용됐던 지난날의 역사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우아하고 고전적인 무드를 자아내는 코듀로이 팬츠가 과감한 변신을 시도한 건데요. 특히 눈길을 끄는 착장은 셋업 스타일에 활용된 코듀로이 팬츠입니다.
루이비통은 2023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무릎의 슬릿 디테일이 특징인 화이트 코듀로이 룩을 선보이며 고급스럽고 모던한 느낌을 완성했어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알루왈리아(Ahluwalia)는 코듀로이 소재의 카고 팬츠를 선보였고, 이탈리아 디자이너 브랜드 알베르타 페레티(Alberta Ferretti)는 묵직한 컬러감과 광택감이 특징인 코듀로이 셋업을 등장시켰습니다.
(좌) 드라이스 반 노튼, (중앙, 우) 에트로 /출처: 공식 홈페이지

코듀로이 팬츠가 고급스러운 아이템으로 변화하는 데는 올드 머니와 조용한 럭셔리 트렌드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의상의 톤과 소재가 중요한 이번 트렌드에 코듀로이 팬츠는 정확하게 어울리는 아이템인 셈이죠. 특히 클래식한 무드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브라운은 코듀로이 팬츠의 대표적인 컬러입니다.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은 브라운 컬러의 코듀로이 셋업을 선보였어요. 에트로 역시 2023 가을/겨울 쇼에서 옐로 컬러가 돋보이는 와이드 핏의 셋업과 클래식한 느낌의 브라운 컬러의 코듀로이 팬츠를 선보여 화제가 됐습니다.
(왼쪽부터) 크리스탈, 차정원, 카미유 샤리에르 /출처: 공식 인스타그램

국내외 할 것 없이 코듀로이 팬츠를 즐겨 입는 여러 셀럽들의 모습 역시 찾아볼 수 있어요. 가수 겸 배우 크리스탈은 데님 베스트에 브라운 컬러의 코듀로이 팬츠를 매치해 캐주얼하면서 클래식한 무드를 자아냈습니다. 배우 차정원은 밝은 반바지 형태의 코듀로이 팬츠를 발렌티노 락스터드 발레리나 슈즈와 매치해 키치한 매력을 더했어요. 패션 블로거 카미유 샤리에르는 레더 재킷과 브라운 컬러의 코듀로이 팬츠, 아디다스 슈즈로 코디를 마무리해 멋스러움을 살렸습니다. 셀럽들의 코디를 확인해 보니 코듀로이 팬츠의 무궁무진한 변화가 더욱 눈에 띄는데요. 때로는 클래식하게, 때로는 모던하게 코듀로이 팬츠를 매치해 분위기를 바꿔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산업] 새로운 숏폼 채널로 떠오르다!
백화점의 화려한 변신
출처: 더현대서울 공식 인스타그램

짧은 길이의 콘텐츠를 뜻하는 단어인 ‘숏폼(short-form)’. 짧고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는 소비 성향이 두드러짐에 따라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이 인기 플랫폼으로 떠올랐는데요. 이에 백화점 또한 숏폼 채널로 변신했습니다. 사계절에 따라 1년에 네 번 매장을 신상품으로 갈아치우던 백화점은 최근 매달, 매주 공간을 바꾸며 손님들을 끌어들이고 있어요. 빅브랜드가 탄생하기 어려운 시대인 만큼 젊은이들의 팝업 성지로 자리매김하며 매출 상승효과를 노린 겁니다.
더현대 서울의 경우, 2021년 2월 개장 이후로 팝업스토어를 480회 이상 진행했는데요. 이틀에 한 번꼴로 매장을 바꾼 셈입니다. 패션에만 국한하지 않고 ‘푸바오’, ‘슬램덩크’, ‘하이볼 브랜드 하피볼’ 등 그 영역을 넓혀갔어요. 실제로 네이버 웹툰 팝업스토어 당시 2주간 1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백화점 매출 최상위 의류 브랜드의 월 매출이 2~3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수치죠. 롯데백화점은 ‘포켓몬’, ‘쿵야 레스토랑즈’, ‘최고심’ 등 캐릭터 팝업스토어를 열었으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K-pop 그룹 세븐틴 팝업스토어를 마련했어요.
이로 인해 백화점을 찾는 2·30대 고객 비중이 크게 늘면서 핫한 트렌드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변모할 수 있었는데요. 다만 소비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세대 비중이 높아지면서 낮아진 객단가가 과제로 지목됐습니다. 이러한 한계에도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협업과 새로운 시도를 통해 오프라인 공간을 완전히 바꾸는 변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산업] 명품업계 큰 손으로 떠오른 1020세대, 그 이유는?
출처: 언스플래시(Unsplash)

한국인의 명품 사랑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올해 초 1인당 명품 소비액은 세계 1위, 명품 시장 규모는 세계 7위에 올랐죠. 이와 관련해 또 다른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3 명품 소비 관련 인식’을 조사했는데요. 명품을 처음 접하는 연령대를 묻자 대학생(35.8%)과 20대 사회 초년생(45.6%)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고등학생(26%)과 30대(22.9%)가 그 뒤를 이었어요. 명품을 구입하기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나이대는 경제적 소득이 있는 30대(37.2%)와 40대(49.5%)라 꼽은 반면, 실제 명품을 처음 접하는 나이대는 1020세대인 겁니다. 동시에 명품 구입은 나이와 상관없다는 응답은 지난해 17.2%에서 올해 22.9%로 상승했어요.
이처럼 어린 나이부터 명품을 접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존재합니다. 먼저, SNS의 활성화를 꼽을 수 있어요. 실제로 2020년부터 SNS를 통해 소비를 과시하는 ‘플렉스(Flex)’ 문화가 전파되기도 했는데요. SNS에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동시에 남의 일상을 함께 엿보며 소비 심리가 자극됐다는 분석입니다. 또, 명품업계는 1020세대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K-pop 스타를 브랜드 앰버서더로 선정하고 있는데요. 특히 미성년 아이돌들이 앰버서더로 발탁되면서 이들이 걸친 패션을 쉽게 접하며 청소년들의 명품 구매 욕구가 촉발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젊은 층은 리셀 문화에도 익숙한데요. 중고거래로 저렴하게 명품을 사거나 판매해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어 명품 구매 인식에 대한 장벽이 낮아졌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젊은 세대가 본인의 경제적인 소득보다 과한 소비를 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부모 돈으로 사든,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을 하든 내가 내 돈으로 사는 거니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시선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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