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부른 ‘골든(Golden)’처럼, 헌트릭스(HUNTR/X)의 세 멤버 이재(EJAE), 오드리 누나(Audrey Nuna), 레이 아미(Rei Ami)가 골든 글로브의 금빛 트로피가 됐다.
2026년 1월 11일, 제83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이 열린 LA 베벌리 힐튼 호텔의 공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헌트릭스의 세 멤버 이재,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가 레드카펫에 들어서는 순간, 수많은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이날 헌트릭스 ‘골든’으로 주제곡상을, 그리고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동시에 거머쥐며 시상식의 진정한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그들의 손에 들린 황금빛 골든 글로브의 트로피만큼 빛났던 건 그들의 레드카펫 룩이었다. 이번 골든 글로브에서 헌트릭스는 절제된 블랙 톤을 통해 클래식한 우아함과 전위적인 파격을 동시에 선보였다.
싱어송라이터이자 가수로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남긴 이재는 디올의 커스텀 스트랩리스 블랙 새틴 드레스를 입었다. 군더더기 없이 매끄러운 올드 할리우드 스타일의 드레스는 이재의 어깨라인을 강조했으며, 여기에 매치한 불가리의 하이 주얼리가 은은한 광택을 발산하며 우아함의 깊이를 더했다. 오드리 누나는 톰 브라운의 실험적인 2024년 가을 꾸뛰르 드레스를 입었다. 거대한 오버사이즈 리본이 장식된 롱 슬리브 케이프 드레스, 조형적인 헤어스타일과 고딕 무드의 블랙 립스틱은 레드카펫을 아방가르드한 런웨이로 뒤바꾸어 놓았다. 레이 아미 는 정교한 코르셋 디테일과 레이스가 어우러진 발드린 사히티(Valdrin Sahiti)의 블랙 가운을 입고 등장해, 헌트릭스만의 매혹적인 블랙 룩을 완성했다.
헌트릭스의 레드카펫 패션 연대기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캐릭터를 투영하여,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다. 2025년 9월에 열린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VMAs)에서 오드리 누나는 영화 속 캐릭터 ‘미라’가 멧 갈라 장면에서 착용했던 ‘침낭 드레스’를 현실 세계로 그대로 소환하여 화제를 일으켰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헌트릭스만의 독창적인 패션 서사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결정적인 패션신이었다. 이어진 거버너스 어워즈(Governors Awards)에서 이들은 한층 정제된 이브닝 가운 스타일을 선보이며 패션계의 주목을 받았다.
2026년 1월 4일 열렸던 제31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Critics Choice Awards)에서 선보인 레드카펫룩도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의 캐릭터를 담아냈다. 이재는 브라이덜공(Bridal Kong)의 튜브 톱 드레스와 불가리 주얼리로 우아한 블랙 클래식 드레스 룩을 선보였다. 오드리 누나는 마크 제이콥스의 해체주의적이 아방가르드 드레스를 입었다. 레이 아미는 뉴욕 기반의 패션 브랜드 초쳉(Chocheng)의 드라마틱한 컷아웃과 긴 슬릿의 블랙 드레스를 입고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헌트릭스의 드레스 코드가 매번 화제를 일으키는 건, 바로 패션을 통한 스토리텔링에 있다. 이재의 우아함, 오드리 누나의 아방가르드, 레이 아미의 톡톡 튀는 카리스마는 서로 충돌하는 듯하면서도 헌트릭스라는 이름 아래 기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들은 디올 같은 유서 깊은 하우스 브랜드부터 톰 브라운, 마크 제이콥스와 같은 현대적이고 실험적인 브랜드까지 폭넓게 섭렵하며 자신들만의 독보적인 스타일 아카이브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또한 동양적인 미학과 클래식을 패션을 믹스앤매치 하는 실험적인 도전이 신선하다는 평가다.
이제 모든 시선은 다가오는 2월, 음악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그래미와 3월에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으로 향한다. 이미 골든 글로브와 크리틱스 초이스를 휩쓴 이들이 그래미와 아카데미라는 거대한 무대에서 어떤 창의적인 비주얼을 선보일지 기대를 일으키고 있다. 음악적 성취와 패션적 서사를 그녀들만의 방식으로 결합시켜가는 이 세 명의 뮤즈는 시대의 정신을 보여주는 아이콘으로 진화해가고 있다. 헌트릭스의 눈부신 골든 레드카펫 룩이 계속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