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주 차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으면 금세 시려워지는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손을 꽁꽁 숨기지 않고도 보온과 스타일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아이템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바로 겨울 룩의 마침표를 찍어줄 패션 아이템, ‘장갑’입니다.
흔한 털장갑 대신, 가죽 장갑부터 레이스 장갑, 그리고 럭셔리한 오페라 글러브까지—장갑 스타일링의 가능성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한데요.
이번 트렌드 레터에서는 셀럽들이 사랑한 각양각색의 글러브 스타일링을 소개합니다. 겨울 패션의 디테일을 완성해 줄 코디 팁, 놓치지 마세요.
한편, 최근 패션 업계에 명품 브랜드의 기술과 장인 정신이 결합한 협업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창립 90주년을 맞은 요시다 기방을 기념해 스톤아일랜드와 포터가 5년 만에 일곱 번째 협업을 공개한 것입니다. 이번 컬렉션은 가방을 넘어 처음으로 의류 라인업을 포함해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산업 레터를 참고해 주세요.
[트렌드] 평범한 건 싫어, 장갑까지도 톡톡 튀게
#레이스 글러브
아이브 레이는 레이스 장갑을 활용해 우아하면서도 깜찍한 ‘왕실 아가씨 룩’을 선보였습니다. 화이트 컬러의 단정한 정장 투피스에 페미닌한 반묶음 헤어로 전체적인 드레스 코드를 잡아 준 후, 톤을 맞춘 액세서리를 매치했는데요. 진주 귀걸이와 심플한 화이트 핸드백, 여기에 플라워 패턴의 망사 스타킹과 동일한 질감의 레이스 장갑을 착용함으로서 룩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장갑과 스타킹 중 한 가지만 착용했다면 자칫 아쉬웠을 스타일링이, 두 아이템의 만남으로 비로소 찰떡 시너지를 발휘했죠.
#레더 글러브
오드리 햅번을 연상시키는 스타일링으로 화제를 모았던 아이브 장원영. 사진 속 룩의 독보적 분위기는 단연 ‘가죽 장갑’에서 시작됩니다. 장원영은 눈썹이 살짝 보이는 귀여운 처피뱅 앞머리와 하이 번 헤어, 빈티지한 꽃무늬 원피스에 심플한 골드 액세서리를 더해 러블리한 무드를 연출했는데요. 여기에 두툼하고 광택감 있는 레더 글러브로 포인트를 줬습니다.
같은 소재의 레더 핸드백까지 활용해, 코디의 베이스 톤을 블랙으로 잡음으로써 완성도 높은 룩을 완성했네요.
#오페라 글러브
두꺼운 장갑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보다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오페라 글러브’를 활용해 보세요. 팔꿈치보다 긴 길이로, 새틴이나 망사 등 부드러운 소재의 오페라 글러브는 잘만 활용하면 우아하면서도 섹시한 무드를 동시에 연출할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블랙핑크 제니는 평소에도 장갑을 활용해 다양한 스타일링을 선보여 왔는데요. 이번 투어에서도 블랙 오페라 글러브를 완벽히 소화하며 또 한 번 화제를 모았습니다. 블랙 컬러의 코르셋 톱과 매치되는 무드의 오페라 글러브가 패셔너블함을 극대화시켜 주죠. 특히 하의 노출이 많은 스타일링을 할 때 긴 장갑이 시선을 적절히 분산시켜 룩의 밸런스를 잡아주는 역할을 한답니다.
#핑거리스 글러브
어떤 룩에도 부담 없이 매치할 수 있는 ‘휘뚜루마뚜루’ 아이템을 찾고 있다면, 반장갑만큼 실용적인 선택지가 또 없죠. 아일릿 원희는 니트 소재의 핑거리스 글러브를 활용해 스타일에 ‘귀여움 포인트’를 더했는데요. 장미 셔링 브로치 디테일이 가미된 후드 집업에, 액세서리로는 헤어핀을 매치해 영하고 스포티한 무드를 완성했습니다.
여기에 별 모양 자수가 더해진 연한 핑크 컬러의 반장갑이 이질감 없이 녹아듭니다. 손가락을 반쯤 드러내니 답답한 느낌도 없어, 가을부터 초겨울까지 활용하기 좋죠.
[산업 레터] 스톤아일랜드 × 포터 컬렉션, 기술과 장인정신이 결합
패션 산업에서 협업은 익숙한 전략이지만, 스톤아일랜드(STONE ISLAND)와 포터(PORTER)의 조합은 그 자체로 하나의 기술 보고서에 가깝습니다. 창립 90주년을 맞은 요시다 가방(YOSHIDA & Co.)을 기념해 양 브랜드가 5년 만에 일곱 번째 협업을 공개했는데, 이번 컬렉션은 가방을 넘어 처음으로 의류 라인업을 포함했다는 점에서 구조적 확장이 돋보입니다.
이번 캡슐 컬렉션은 총 6종—후디드 파카, 카고 트라우저, 백팩, 헬멧 백, 크로스바디 백, 파우치—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모든 제품에는 포터 특유의 본딩 나일론 트윌이 활용되었고, 여기에 스톤아일랜드의 핵심 기술인 코로전 프로세스(Corrosion Process)가 적용됐습니다. 이 가공 방식은 2025/26 F/W 시즌의 메인 콘셉트인 ‘코로전 트리트먼트(Corrosion Treatment)’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된 것으로, 스톤아일랜드가 오랫동안 쌓아온 연구·실험 중심의 브랜드 철학을 집약한 결과물입니다.
부식 가공은 완전히 기계화할 수 없는 작업으로, 숙련 장인이 핸드 스프레이로 그라데이션과 마모감을 직접 구현합니다. 이 과정에서 각 제품은 동일한 라인업 안에서도 서로 다른 텍스처를 가지며, 하나의 ‘개체’로 존재하게 됩니다. 완성된 표면은 워싱 과정으로 고정되며 내구성이 강화됩니다. 포터의 기술적 디테일—패브릭, 라이닝, 보강 테이프, 패딩 숄더 스트랩, 헬멧 백 형태의 구조적 포켓—이 더해지며, 양 브랜드의 기능성 중심 디자인 철학이 균형 있게 결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캡슐 컬렉션은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팬층뿐 아니라, 기능적·구조적 디자인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들이 ‘소장 가치 있는 협업’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큽니다. 필드에서 관찰되는 ‘협업 과잉’ 속에서도 기술과 장인의 역할을 중심에 둔 이번 협업은 시장에서 차별화된 의미를 가지며, 스톤아일랜드와 포터의 브랜드 자산을 다시 입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