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어오면 패션 피플들은 딜레마에 빠진다. 투박한 어그 부츠의 보온성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얼어 죽더라도 사랑스러운 메리제인의 실루엣을 고수할 것인가. 그러나 이번 겨울 시즌, 그 고민은 접어둬도 좋다. 발레코어(Balletcore)의 우아함과 겨울의 코지(Cozy)한 무드가 결합한 ‘시어링 메리제인(Shearling Mary Jane)’과 발레리나 플랫 트렌드가 계속 되고 있다.
일명 ‘털 메리제인’으로 불리는 이 슈즈는 지난 겨울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사랑받고 있다. 따뜻한 스웨이드와 복실복실한 퍼(Fur)를 입었고, 발등을 가로지르는 스트랩으로 소녀스러운 감성을 놓치지 않았다. 핵심은 ‘어글리-큐트(Ugly-Cute)’. 둔탁해 보이는 둥근 앞코와 두툼한 아웃솔이 오히려 쿨한 매력을 발산한다.
동시에 포근한 발레리나 플랫도 있다. 메리제인이 소녀적인 취향을 대변한다면, 발레리나 플랫은 한층 미니멀하고 에포트리스 시크(Effortless Chic)의 매력을 지닌다. 발등을 덮는 스트랩 없이 둥근 앞코에 앙증맞은 리본 디테일 하나만 남긴 이 슈즈는, 마치 집 안에서 신는 룸 슈즈를 그대로 신고 나온 듯한 편안함이 무기다. ‘코켓(Coquette) 미학’이 겨울을 만나 포근한 털 안감을 입고 재탄생한 셈이다.
이 사랑스러운 어글리 메리제인과 발레리나 플랫은 도톰한 레그 워머나 발목을 감싸는 롱 삭스와 함께할 때 쿨함과 키치함이 절묘하게 공존하는 겨울 룩을 완성한다. 올겨울, 묵직한 부츠가 조금 답답하게 느껴진다면, 어글리-큐트 메리제인과 발레리나 플랫이 더없이 매력적인 대안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