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이드 vs 가죽, 늦가을과 초겨울 아우터를 결정할 두 가지 감각
입력 2025.10.29 01:12 | 수정 2025.10.29 08:00

기후 변화는 패션 트렌드의 생태계도 바꾼다. 한주일 안에도 가을부터 초겨울의 기온차가 드라마틱하게 상승과 하강 곡선을 이루는 날씨 속에서 떠오른 아우터의 강자는 바로 스웨이드와 가죽!
따스한 질감과 자연 컬러의 스웨이드가 가을과 초겨울의 클래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hoskelsa

스웨이드와 가죽은 서로 다른 무드로 계절을 말해왔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누구나 한번쯤 이 둘 사이에서 고민한다. 올 해는 스웨이드와 가죽 중 무엇을 나의 드레스 룸에 새롭게 초대해야 할까? 스웨이드와 가죽 중 어떤 아우터가 매일 손이 가는 유니폼이 될까? 스웨이드 아우터는 부드럽고 따뜻하다. 표면의 결이 만들어내는 따스한 질감은 시각적으로 온기를 더하고, 캐주얼하면서도 클래식한 품격을 부여한다. 가죽 아우터는 단단한 구조감과 은은한 광택으로 어떤 스타일에도 힘을 더하며, 한 벌만으로 룩 전체의 중심을 잡는다. 반면 스웨이드 아우터는 부드럽고 따뜻하다. 표면의 결이 만들어내는 따스한 질감은 시각적으로 온기를 더하고, 캐주얼하면서도 클래식한 품격을 부여한다.
이번 시즌 가죽 아우터는 오버사이즈 핏과 젠더리스 코드가 돋보인다. @christietyler

따스한 질감과 자연 컬러의 스웨이드가 가을과 초겨울의 클래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hoskelsa

부드럽게 주름이 잡히며 루즈한 실루엣을 연출해주는 가죽 보머 스타일이 인기다. @alexandraaa221b

2025년 가을, 겨울 시즌, 런웨이와 거리 모두에서 이 두 소재가 다시 사랑받았다. 보테가 베네타와 토즈는 블루종으로 부드러운 우아함을 제시했고, 펜디와 에르메스는 가죽 트렌치 코트와 파카 코트로 모던 클래식 실루엣을 완성했다. 이번 시즌의 핵심은 어느 한쪽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각 소재의 장점을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아우터의 질감과 무드를 선택하는 것이다. 무엇을 선택하든, 나의 스타일에 잘 맞고 내 드레싱 룸의 니트, 셔츠, 블라우스들과 잘 어울린다면 그 아우터가 베스트다.
촉감으로 입는 럭셔리, 스웨이드 아우터
클래식한 멋과 부드러운 질감을 동시에 갖춘 스웨이드 아우터는 이번 시즌, 내추럴 톤과 자유로운 실루엣으로 런웨이를 행진했다. 2025년 가을·겨울 시즌, 스웨이드는 단순한 복고가 아닌 촉감의 혁신으로 귀환했다. 보테가 베네타는 하우스의 상징적인 인트레치아토(Intrecciato) 수공 기법으로 완성한 부드러운 스웨이드 소재의 블루종으로 뉴 클래식을 제시했다. 부드러운 질감과 섬세한 직조 라인이 만나 탄생한 블루종은, 손끝으로 느껴지는 따뜻함 속에 공예의 정수가 느껴진다.
하우스의 상징적인 인트레치아토(Intrecciato) 수공 기법으로 완성한 부드러운 스웨이드 소재의 블루종. 보테가 베네타.

생 로랑은 스웨이드의 클래식한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시대적 감각을 불어넣은 트렌치코트를 선보였다. 셀린느는 부드러운 캐러멀 컬러의 클래식 퀼티드 재킷에 도시적인 세련미를 담았고, 토즈는 이탈리아 장인정신이 깃든 내추럴 컬러로 따뜻한 여유와 품격을 전했다. 펜디는 오버사이즈 셔츠로 세련된 미니멀한 모던 룩을 완성했다. 여유로운 실루엣과 무광 텍스처가 따뜻하게 몸을 감싸며, 스웨이드의 감각적 부드러움을 한층 세련되게 해석한다.
웨스턴 패치 포켓의 벨티드 더블 브레스트 스웨이드 트렌치 코트. 생 로랑.

가볍고 견고한 부드러운 촉감을 자랑하는, 발수 및 방오 처리된 파시미 스웨이드 가죽 소재의 크롭 보머 재킷. 토즈.

아우터로 연출하기 좋은 오버사이즈의 스웨이드 롱 셔츠. 펜디.

포켓의 홀스빗 장식이 특별한 더블 G 로고가 엠보싱 된 스웨이드 재킷. 구찌.

이들 컬렉션의 공통점은 부드러움 속의 절제다. 스웨이드 고유의 온기와 텍스처가 주는 감성적 매력을 살리되, 형태는 간결하고 실루엣은 정제됐다. 또한 이번 시즌 스웨이드 아우터의 스펙트럼이 다채롭다. 전통적인 트렌치뿐 아니라 봄버 재킷, 트러커 재킷, 오버사이즈 코쿤 실루엣 등 캐주얼하고 입체적인 형태로 확장되며 동시대적 감각을 더했다. 이러한 변화는 스웨이드는 무겁다는 선입견을 완전히 뒤집는다. 더 가볍고, 더 유연하며, 어떤 스타일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스웨이드의 진화다.
왁스 처리된 스웨이드에 골드 단추가 특징인 왁스 스웨이드 블루종 재킷. 미우 미우.

디자이너들은 소재의 재해석에도 공을 들였다. 버버리는 영국의 초원과 정원에서 영감을 얻은 컷아웃 데이지 패턴과 자수 디테일로 입체감을 더했다. 더 이상 단조로운 텍스처가 아닌, 다이나믹한 매력의 소재로 진화한 것이다.
가먼트 왁스 코팅 처리된 롱 컷아웃 데이지 스웨이드 트렌치 코트. 자수와 컷아웃 데이지 패턴이 섬세하게 디자인되어 있다. 버버리.

스웨이드 아우터의 가장 큰 매력은 스타일링의 유연성다. 포멀한 셔츠 위에 걸치면 부드러운 품격이 느껴지고, 데님이나 니트 위에 매치하면 자연스러운 캐주얼 무드가 완성된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톤온톤 코디네이션이 주요 키워드로 부상했다. 동일한 색조의 스웨이드 부츠나 백을 더하면 질감의 깊이가 배가되며, 전체 룩이 한층 고급스럽게 정돈된다. 여기에 크림, 샌드, 초콜릿 같은 내추럴 팔레트를 활용하면 스웨이드의 따뜻한 결이 더 돋보인다. 반대로 블랙이나 다크 그레이 같은 강한 색상과 매치하면 부드러움 속에서도 구조적인 대비가 생겨 도시적인 세련미가 완성된다.
유연하고 여유로워진, 가죽 아우터
이번 시즌 가죽 아우터 스타일은 한층 더 세련되고 유연해졌다. 과거의 타이트한 재킷 대신, 루즈한 봄버, 미디 길이의 레더 트렌치, 오버사이즈 블루종이 런웨이를 장식했다. 패션 하우스들은 구조감을 유지하되 착용감은 부드럽게 다듬으며, 입는 순간 완성되는 실루엣을 제안하고 있다.
부드럽고 매끄러운 브라운 컬러의 나파 가죽 소재의 미디 트렌치 코트. 펜디

펜디는 이번 시즌, 나파 가죽 슬리브 디테일의 코쿤 재킷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유연한 나파 소재가 만들어내는 볼륨감 있는 코쿤 실루엣은 마치 조각처럼 완성된 형태미를 보여주며, 그 안에서 움직이는 여유와 품격을 동시에 전한다. 여기에 미디 길이의 레더 트렌치 코트를 함께 선보여, 전통적인 재단 기술과 현대적 실루엣이 공존하는 펜디 특유의 이중성을 강조했다.
나파 가죽 슬리브 디테일이 돋보이는 코쿤 스타일 디자인의 싱글 브레스트 쇼트 재킷. 펜디.

보테가 베네타는 인트레치아토(Intrecciato) 직조 기법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며, 젠더리스 감각의 가죽 블루종을 선보였다. 세대를 초월한 브랜드의 정체성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순간이다. 손으로 엮은 듯한 직조 패턴이 빛을 따라 미묘하게 변화하며, 가죽이라는 소재가 가진 예술성과 공예미를 동시에 드러낸다. 매끈하면서도 입체적인 질감, 미니멀한 실루엣, 그리고 성별의 경계를 허무는 젠더리스 시크를 완성시킨다.
인트레치아토(Intrecciato) 직조 기법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는 젠더리스 감각의 가죽 블루종. 보테가 베네타.

그 외에도 에르메스는 그레인 고트 스킨 소재의 파카 코트로 절제된 우아함을 선보였고, 토즈는 오버레이 디테일과 T자 스티치 버튼 여밈이 돋보이는 롱 가죽 트렌치 코트로 이탈리안 클래식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탈부착 가능한 시프 스킨 칼라의 그레인 고트 스킨 소재의 파카 코트. 에르메스.

앞면 오버레이 디테일과 T자 스티치 버튼 여밈이 돋보이는 부드러운 가죽 소재의 트렌치 코트. 토즈.

이번 시즌의 컬러 팔레트는 가죽 하면 떠오르는 클래식 블랙을 넘어, 모카, 브라운, 딥 올리브, 샌드 베이지, 스톤 그레이 등으로 다채롭다. 특히 밝은 샌드나 베이지 컬러의 가죽은, 기존의 강렬한 이미지를 부드럽게 중화시키며 데이웨어에서도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색상들은 데님, 울 팬츠, 캐시미어 니트 등 다른 소재와 만나 질감의 조화를 통한 레이어링 룩을 완성한다. 또한 이러한 중간 톤 팔레트를 통해 가죽의 계절감을 재정의하고 있다. 더 이상 가을과 겨울의 무거운 갑옷이 아니라, 사계절 내내 입을 수 있는 유연한 아우터로 가죽을 즐기게 한다.
자연스럽게 주름 지는 소재가 특징인 하이넥 가죽 보머 재킷. 아르켓.

가죽과 스웨이드는 서로 다른 무드를 지니지만, 함께 있을 때 오히려 가장 세련된 조합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스웨이드 트렌치와 가죽 팬츠, 혹은 가죽 재킷과 스웨이드 부츠의 조합은 질감의 대비로 룩에 깊이를 더한다. 토즈는 고급 스웨이드 소재인 파시미 소재가 돋보이고, 보테가 베네타는 부드러운 곡선 실루엣의 가죽 셋업으로 스웨이드처럼 느껴지는 촉감을 연출했다. 한편 생 로랑은 광택 있는 블랙 가죽 재킷 위에 베이지 스웨이드 백을 더해 도시적이고 따뜻한 균형미를 표현했다. 2025년 가을과 초겨울 시즌, 스웨이드와 가죽의 각기 다른 질감과 톤의 매력을 통해, 한결 업데이트된 아우터 룩을 즐겨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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