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도약 나선 H&M, ‘글로벌 트렌드 세터’ 서울에서 날갯짓 펼쳤다
입력 2025.10.17 00:30

‘잠실 롯데월드몰점’ 리뉴얼 오픈을 시작으로 세계 250개 이상의 매장 리뉴얼 추진

리뉴얼 오픈된 H&M 잠실 롯데월드몰점. 커브드 LED 스크린, 물결치는 벽면과 타일, 계단 등이 패션 몰입형 전시장에 들어서는 듯 하다. 여성복과 남성복, H&M 스튜디오, 디자이너 콜라보레이션 등 스페셜 컬렉션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H&M 제공

글로벌 패션 브랜드 H&M이 새로운 비상을 시작했다. 그 첫 날갯짓은 서울의 센터, H&M 잠실 롯데월드몰점에서 펼쳐졌다. 트렌드의 흐름을 넘어, 시대의 공기를 입은 H&M의 새로운 비전이 지금 막 날아오르고 있다.
지난 9월 12일, 리본 커팅과 함께 H&M 잠실 롯데월드몰점이 세상에 공개됐다. 2014년 10월 오픈한 이 대규모 매장의 리뉴얼 오픈은 업그레이드된 리테일 이상의 특별한 의미와 상징성을 지닌다. 아시아 시장에서 H&M의 재도약 여정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에픽 센터이기 때문이다.
입구부터 플래그십 스토어와 같은 압도적인 무드를 발산한다. 커브드 LED 스크린, 물결치는 벽면과 타일 계단 등, H&M이란 몰입형 패션 전시장으로 들어서는 듯하다. 약 1,412 제곱미터의 두 층으로 이루어진 매장은 여성복과 남성복, H&M 스튜디오, 디자이너 콜라보레이션 등 스페셜 컬렉션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부티크 스타일의 제품 구성과 디스플레이를 통해, 한층 더 수준 높은 큐레이션의 쇼핑을 경험하게 한다.
H&M 동아시아 및 중화권 지역 사장인 사에드 엘-아카르(Saed El-Achkar)는 H&M 잠실 롯데월드몰점이 가진 상징성에 대해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패션 마켓 중 하나이며, 한국 소비자는 진정한 글로벌 트렌드 세터다. 새로운 H&M 잠실 롯데월드몰점은 고객에게 보다 더 나은 디자인과 제품, 영감을 주는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고객과의 브랜드 연결 강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라고 설명한다. 잠실 롯데월드몰점 오픈은 H&M의 CEO 다니엘 에르베르(Daniel Ervér)의 브랜드 재도약 전략을 아시아에서 처음 선보이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번 아시아 확장을 시작으로, 전 세계 250개 이상의 매장 리뉴얼을 추진할 예정이다.
최근 상하이 플래그십 스토어 ‘하우스 오브 H&M’과 H&M 잠실 롯데월드몰점 리뉴얼 오픈까지, H&M의 새로운 패션 내러티브 구현의 중심에는 H&M 동아시아 및 중화권 지역 사장인 사에드-엘-아카르가 있다. 그는 한국, 일본, 중화권,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빠르게 변화하고 디지털 성숙도가 높으며 문화적으로 다양한 시장에서 브랜드 전략과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그를 통해 H&M의 새로운 도약과 비전을 직접 들어 보았다.
사에드-엘-아카르(Saed El-Achkar) H&M 동아시아 및 중화권 지역 사장.

―전 세계 250개 이상 매장으로 퍼져 나갈 H&M 매장 리뉴얼이 기대된다. 새로운 H&M 잠실 롯데월드몰점이 아시아 시장에서 H&M의 재도약 여정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거라고 말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약 1년 전, H&M은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브랜드를 넘어, 고객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는 패션 브랜드가 되겠다는 더 높은 목표를 세웠다. 그 목표가 이제 잠실에서 현실화됐다. 이번 H&M 잠실 롯데월드몰점 리뉴얼 오픈은 브랜드의 재정의와 같다. 몰입형 경험, 한층 강화된 상품 구성,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통해 고객과 더 깊이 연결되는 동시에, 아시아에서 H&M의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중요한 순간이다. 이는 실적에도 뚜렷하게 반영되고 있다. H&M의 영업이익은 40% 증가했으며, 가을 컬렉션에 대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패션 감각, 강력한 스토리텔링, 그리고 잠실 롯데월드몰점과 같은 새로운 매장 경험을 통해 브랜드의 입지가 한층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건축학도로서 공간에 대한 시각이 남다를 것으로 여겨진다. 새로운 H&M 매장에서 고객들이 어떤 색다른 경험을 기대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공간을 어떻게 경험하는지를 꾸준히 고민해왔다.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니라, 발견과 자기표현의 목적지가 되도록 H&M 매장을 설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아시아 최초 몰입형 이머시브 피팅룸(Immersive Fitting Room: 실감 나는 체험을 제공하는 피팅룸)과 스마트 피팅룸을 도입했다. 고객들은 K팝 무대나 제주 풍경을 배경으로 의상을 피팅해볼 수 있고, 상품을 자동 인식하는 스마트 미러를 통해 원하는 제품과 실시간으로 상호 작용할 수 있다. 잠실 매장에는 부티크 스타일의 레이아웃, 곡선형 LED 월(wall), 그리고 감도 높은 제품 큐레이션을 통해 경험할 수 있다. 새로운 H&M 매장은 디자인, 기술, 문화가 결합된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상하이의 플래그십 스토어 ‘하우스 오브 H&M’ 리뉴얼 오픈도 화제가 됐다. 요즘 한국 MZ 세대들 사이에서 상하이 여행이 인기인데, ‘하우스 오브 H&M’도 방문해야 할 ‘핫플’로 손꼽히고 있다. 단순한 리테일 공간을 넘어 ‘브랜드 센터’를 표방하고 있는 ‘하우스 오브 H&M’을 소개해달라.
“상하이의 하우스 오브 H&M은 카페, 플라워숍, 라이브 스트리밍 스튜디오, 전시 공간을 갖춘 브랜드 경험 센터로 재탄생했다. 고객들에게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패션 경험을 제공하며, 패션과 엔터테인먼트, 커머스가 만나는 역동적인 브랜드 허브를 지향하고 있다. 서울과 상하이의 플래그십 모두 H&M 리테일의 미래를 새롭게 정의해 가는 방식을 보여준다. 모든 출발점은 고객이지만, 각 도시의 문화와 에너지에 맞춰 경험을 세심하게 맞춤화하고 있다.”
―오토바이 라이딩이나 길거리 탐방을 통해 영감을 얻는 것을 즐긴다고 들었다. 이처럼 일상에서 얻는 영감이 H&M의 전략 수립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반영되는가?
“오토바이를 타고 도시를 탐험하는 것은 가장 진솔한 삶의 모습을 마주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관찰의 태도가 H&M의 전략을 세우는 핵심이 된다. 우리는 실제 문화에서 영감을 얻으며, 전 세계 도시 환경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움직이고, 자신을 표현하는지를 세심하게 주목한다. 이러한 통찰은 패션의 본질이 ‘사람’에 관한 것임을 일깨워 준다. 이러한 일상의 표현들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고 강화하는 컬렉션과 경험으로 발전된다.”
―중화권 시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시장에서 H&M의 어떤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자 하는가?
“H&M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다음 세 가지에 주력하고 있다. 이커머스부터 소셜커머스, 라이브 쇼핑 등 옴니 채널 플랫폼의 전략적 활용, 큐레이션 된 상품, 체험형 플래그십, 서비스 강화를 통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투자, 그리고 기업의 책임을 중시하는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지속가능성 및 순환성 강화이다.”
―디지털 채널과 오프라인 매장을 매끄럽게 연결하는 옴니 채널 전략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H&M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인가?
“옴니 채널에서 가장 큰 과제는 모든 터치 포인트에서 일관성 있게 연결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H&M의 강점은 기술, 물류, 고객 경험을 긴밀하게 통합하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서울 명동점에서는 아시아 최초로 스마트 피팅룸을 도입했는데, 스마트 미러가 상품을 자동 인식하여 고객이 원하는 사이즈와 색상을 확인할 수 있으며 스타일링 옵션까지 탐색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온라인스토어(hm.com)와 연결되어 있어, 해당 매장에 원하는 상품이 없을 경우에도 실시간 재고 확인과 온라인 주문이 가능하다.”
―H&M은 2025년 아시아 시장 한정 컬렉션을 론칭하고 K팝 문화를 활용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어떤 성과를 기대하고 있는가?
“H&M의 ‘아시아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은 동아시아 지역의 고유한 정체성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됐다. 한국에서 진행하는 로컬 디자이너 및 K팝 문화와의 협업은 글로벌과 로컬의 역량이 만나는 공동 창작의 과정이다. 우리는 이러한 노력이 고객들이 H&M을 입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불어넣고, 브랜드와의 감정적 연결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H&M은 순환 패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로컬 특화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에서 의류 수거 프로그램이나 재활용 캠페인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어떠한가?
“아시아 전역에서 H&M의 가먼트 콜렉팅(Garment Collecting: 입지 않는 의류 및 천 소재제품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프로그램)과 리사이클링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다. 더 많은 고객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H&M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투명하고, 접근하기 쉽고, 참여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과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패션 리테일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다. 동아시아 및 중화권 CEO로서, 향후 5년 안에 H&M이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목표는 무엇인가?
“H&M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아시아에서 고객의 삶과 문화에 가장 밀접하고, 동시에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가먼트 콜렉팅’ 리사이클링 프로그램을 강화하며, 고객과의 문화적 연결을 더욱 심화해 나가고 있다. 궁극적으로 우리의 비전은 패션을 통해 자신감을 전하는 동시에 지역 사회와 지구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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