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하이주얼리 메종 프레드
빈센트 레이네즈 CEO 단독 인터뷰
“BTS 진, 단단한 품성에 개방적이면서도 밝고 진취적 태도 빛나”
“프레드(FRED)에게 한국은 전 세계 3대 시장 중 하나입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하지만, 특히 브랜드의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기도 합니다. 한국 고객은 용감하고 독립적이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는 자유와 취향이 뚜렷합니다. 고객분들의 진취적인 정신을 매우 존중합니다.”

최근 한국을 찾은 프랑스 하이주얼리 메종 프레드의 빈센트 레이네즈(Vincent Reynes) CEO는 “한국 고객들의 개성과 열정이 우리가 대형 행사를 선보이는 목적지로 한국을 향하게끔 이끌었다”면서 “앞으로도 한국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3일 선보인 ‘무슈 프레드 아이디얼 라이트 하이주얼리 갈라 디너’ 등을 열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프레드의 글로벌 앰버서더인 방탄소년단(BTS) 진을 비롯해, 김혜수, 차승원, 박세리, 오상욱, 이성경 등을 비롯해 일본, 중국, 호주, 말레이시아, 태국, 대만 등 아시아퍼시픽 지역의 VIP 등 16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 다음날 레이네즈 CEO와 가진 단독 인터뷰 자리에서 그는 “‘무슈 프레드 아이디얼 라이트 하이주얼리’ 작품 자체가 브랜드의 내러티브를 상징하고 있다”면서 “스토리텔링이 없는 브랜드는 럭셔리 부문에서 경쟁할 수 없는 걸 감안하면, 프레드의 풍부한 스토리는 창립자의 탁월한 선구안 뿐만 아니라 브랜드가 현대 문명사에 끼치는 영향력도 가늠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1936년 프레드를 창업한 프레드 사무엘(1908~2006)은 아르헨티나로 이민 간 프랑스 알자스로렌 출신 보석 사업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남미의 화려한 빛과 이국적인 색채를 경험한 뒤 12살에 프랑스에 돌아온 이후 주얼리 업계에 발을 들여놓으며 현대적인 보석의 세계관을 새롭게 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외인부대로 활동했던 프레드는 위기가 닥칠 경우 협상 카드로 쓰려고 옷소매 속에 숨겨두었던 다이아몬드를 전쟁이 끝난 뒤 아내에게 선물한 이야기는 특히 유명하다. 보석을 단지 사치와 겉치레로 바라보던 이들에게 보석이란 삶 그 자체이며, 삶을 극복해 내겠다는 의지와 생명력을 부여하는 매개체라는 걸 일깨웠다.
그의 첫 명함에 새겨진 ‘Le Moderne-Joaillier-Créateur’(the modern-jeweller-creator·현대적 보석 창작자)는 보석 사업가이자 아티스트, 디자이너로서의 그를 설명하는 동시에 ‘프레드’ 브랜드의 가치관을 정립한다. 이후 프레드는 영화배우이자 모나코의 왕비인 그레이스 켈리를 비롯해 유럽 왕가를 고객으로 하며, 주요 유명인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바다와 항해에서 영감을 받은 ‘포스텐(force10)’을 필두로 ‘하트의 하트’라는 미학이 반영된 ‘프리티 우먼’ 등 인기 컬렉션이 상당하다.


창립자의 이름을 딴 이번 하이주얼리 컬렉션은 프레드 사무엘의 인생을 반추하면서, 프랑스를 대표하는 보석 브랜드이자 여느 프랑스 보석 브랜드의 뿌리에서 찾기 어려운 이국적인 감수성까지 대담하게 담아냈다. 울창한 자연이 살아숨쉬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팔레르모 식물원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브라이트 바이탈리티’는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로 가득하다. 세계 최고 품질의 젬스톤(보석)을 보유한 콜롬비아 무조 광산에서 채굴한 4.76 캐럿, 3.73 캐럿의 에메랄드가 리본 목걸이에 세팅됐고, 5.23 캐럿·4.34 캐럿의 에메랄드를 중앙부에 얹은 초커 스타일의 목걸이와 팔찌 등은 따스한 태양 아래 빛나는 나뭇잎 모티프를 따왔다. 탱고의 열정과 생동감으로 가득한 라 보카 지역에서 영감을 받은 ‘블레이징 어데시티’, 카니발의 활기찬 리듬과 눈부신 컬러로 물든 몬세라트 지역에서 영감을 받은 ‘엑셀팅 조이’, 희망찬 푸른 바다를 담은 마르 델 플라타 해변에서 영감을 받은 ‘엔들리스 호라이즌’ 등 자연이 주는 찬란함으로 가득하다.
LVMH 그룹 산하 불가리 재팬 사장 겸 CEO를 역임한 뒤 지난해 9월부터 프레드 CEO로 공식 업무를 시작한 레이네즈는 추진력있고 긍정적인 리더십으로 업계의 신망이 두텁다. 프랑스 출신으로, PR·마케팅·세일즈 등 다야한 분야를 경험해 브랜드를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관리하는 능력을 두루 지녔다. 이번 행사 역시 레이네즈 CEO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
그는 “고급 주얼리 하우스로서 보유할 최상급 원석 등을 비롯해 스토리텔링을 함유한 디자인 등 프레드의 독보적인 강점이 많지만 브랜드 이름부터 차별점을 지닌다”라고 말했다. 여느 럭셔리 하우스들이 보통 창립자의 성(姓)을 따는 데 비해 프레드는 창업자의 이름을 땄다는 것. 창업자의 손녀이자 프레드의 아티스틱 디렉터를 겸하는 발레리 사무엘 부사장의 이름이 발레리 프레드가 아닌 것처럼 말이다.
“누군가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훨씬 친밀한 감정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매장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친구의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한 관계성을 만들어 가자는 철학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 어느 특별한 날 한번 찾아 착용하는 것이 아니라, 낮이나 밤이나 매일 친구 같은 감정을 형성하고자 합니다.”
격의 없이 개방적이며 도전적인 감각을 공유하는 ‘친구 같은 관계’로 브랜드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지만, 보석을 고르는 것부터 제품을 완성하는 모든 단계가 매우 엄격한 기준으로 결정된다.



BTS 진을 브랜드 설립 88년만에 처음으로 글로벌 앰버서더로 선정한 것도 비슷하다. 그는 “브랜드의 가치와 DNA와 부합하는 건 기본이지만, 단지 유명하다거나 소셜미디어 팔로워 수가 많다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진은 세계적인 명성의 가수이면서도 그 이상의 품격을 지닌 특별한 존재”라고 밝혔다. 레이네즈 CEO는 진을 향해 “매력적이면서도 에너지가 매우 강하고 단단한 품성에 개방적이면서도 매우 밝은 사람”이라면서 “그가 삶을 추구하는 자세가 프레드의 미학과 진취성과 매우 잘 결부하기 때문에 프레드의 가치를 더욱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석이 특정시기의 문명을 대표하는 예술의 한 형태라는 인류 문화사적 관점에서 볼 때 프레드는 현대 주얼리의 형태를 후대에 가장 잘 알려주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팬데믹 이후에 사람들이 보석에 더 투자를 많이 한다든지, 보석 착용이 는다거나, 어떤 종류의 보석을 향유하느냐가 수천년 뒤 “팬데믹에 대한 고통에서 벗어나 ‘현재를 즐기자’는 심리적 상태 등이 반영됐다”는 등의 현재를 고찰하는 고고사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레이네즈 CEO는 “지구상에 우리 이전부터 존재한 이 스톤(보석)들이 프레드가 새롭게 창조해 낸 뒤 수천년이 지난 후의 우리 문명을 대표하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