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비버, 벨라 하디드, 켄달 제너 이 유명한 절친 인플루언서들 사이에는 많은 교집합이 있다. 화려한 라이프스타일, 패션과 뷰티 감각, 전세계 수많은 팔로워를 이끌며 트렌드를 리드하는 슈퍼 영향력과 함께 열광하는 한 웰니스 브랜드가 있다. 바로 에레혼(Erewhon)이다. 에레혼은 LA 지역의 초호화 유기농 마켓으로, 웰니스를 단순한 유행이 아닌 라이프스타일로 승화시킨 곳이다. 특히 한 잔에 20달러에 달하는 셀럽 스무디와 철저하게 선정된 유기농 제품, 그리고 이를 지지하는 세련된 고객층들에 의해 단순한 식료품점이나 슈퍼마켓이 아닌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슈퍼마켓이 어떻게 럭셔리와 트렌드를 상징하는 곳이 될 수 있었을까?

에레혼은 1968년 유기농 및 지속 가능한 식료품 제공을 미션으로 갖고 설립됐다. 당시에는 ‘유기농’이라는 개념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기에 매우 앞선 선택이었다. 가게 이름은 사무엘 버틀러의 풍자 소설 에레혼(Erewhon)에서 가져온 것으로, 완벽한 웰빙 라이프스타일을 꿈꾸는 철학을 담고 있다. 현재는 럭셔리 웰니스 경험을 제공하는 LA의 대표 핫플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에레혼의 인기는 셀럽 스무디 열풍에 의해 전세계에 바이럴의 파도를 일으켰다. 여러 인플루언서와 유명 인사들이 매장을 방문해 맞춤형 스무디를 즐기는 모습을 SNS에 올리면서 이슈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 스무디들은 각 셀럽과 협업해 만들어졌으며, 고급스러운 재료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한 잔당 17~20달러에 달하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 스무디들을 단순한 음료가 아닌 웰니스 트렌드로 열광했다.

SNS에서 가장 유명한 스무디는 헤일리 비버의 ‘스트로베리 글레이즈 스킨 스무디’다. ‘광나는 피부(glazed donut skin)’를 위한 이 스무디는 딸기, 대추, 아보카도, 콜라겐 펩타이드, 코코넛 크림을 블렌딩해 만든 부드럽고 상큼한 음료로, 피부 건강에 좋은 영양소가 가득하다. 벨라 하디드의 ‘블루 매직 뷰티 스무디’는 블루-그린 알게(조류), 아몬드 버터, 바나나, 바닐라 콜라겐을 활용해 만든 아름다움과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스무디다. 켄달 제너의 스무디는 상쾌한 그린 스무디로, 케일, 스피룰리나, 아몬드 밀크, 아보카도, 그리고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마카 파우더가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소피아 리치와 협업한 스무디는 강황, 망고, 코코넛 밀크, 그리고 고급 벌화분이 들어간 황금빛 스무디다. 올리비아 로드리게즈의 스무디는 트로피컬 테마로 만들어졌으며, 파인애플, 코코넛 워터, 바나나, 그리고 콜라겐 펩타이드가 들어 있다. 달콤하면서도 상쾌한 맛 덕분에 특히 젊은 층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휴양지의 여유로운 느낌’을 한 잔에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최근 리사와 협업한 스무디 ‘타이 업 더 월드(Thai Up the World)’가 출시됐다. 클래식한 태국 아이스 블랙티에 풀을 먹은 초유와 북부 캘리포니아의 유기농 목초 사육 유제품의 크리미한 질감을 더했다. 기존 셀럽 스무디와 달리 11달러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에레혼은 셀럽 스무디로 명성을 얻고 웰니스, 패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트렌드를 리드하고 있다. 또한, 유기농 스킨케어 제품 같은 자체 브랜드 상품도 출시하며 웰니스 제국을 확장해가고 있다. 2025년 1월엔 파리를 상징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메르시(Merci)와 협업으로 스펙트럼을 넓혔다. ‘메르시X에레혼 협업 컬렉션’은 캘리포니아 브랜드의 색감으로 새롭게 단장한 아이코닉 캉디드백(Candide Bag), 비니, 티셔츠, 스웨트 셔츠로 구성되어 있다. 메르시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토트 백(the Tote Bag) 또한 처음으로 협업 컬렉션에 포함되어 파리와 로스앤젤레스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두 도시와 두 브랜드의 특별한 만남을 기념하는 협업 컬렉션은 파리와 로스앤젤레스에서 단독으로 판매된다.



지금 LA의 대형 화재 재해로 인해 천사들의 도시가 파괴됨을 보는 것이 마음 아프다. 에레혼도 공식 SNS 등을 통해 지역 사회 회복을 위한 노력과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LA의 웰니스 라이프스타일을 대표하는 에레혼이 앞으로 어떠한 역할을 해내갈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에레혼은 단순한 유기농 마켓을 넘어, 음식, 건강, 럭셔리, 소셜미디어 바이브가 교차하는 문화적 순간을 만들어 내왔던 문화적 메카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