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속 스토리텔러 또는 아트피스가 될 의자와 소파
입력 2024.12.22 09:00

공간에서 의자와 소파는 어떤 의미를 지닐까. 스토리의 캐릭터나 아트의 중심이 되는 오브제와 같다 할 수 있다. 그 실루엣과 컬러, 그리고 각각의 배치에 따라 공간을 스토리처럼 읽히게 하거나 하나의 아트로 느끼게 한다. 또한 공간 속에 특별한 변화나 액센트를 주고 싶을 때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인 동시에, 아이러니하게 가장 선택이 쉽지 않은 존재가 의자와 소파이기도 하다. 새해를 준비하며 새로운 공간 변화를 상상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의자와 소파를 큐레이션해 보았다.
공간 안의 작은 건축, 빈티지 인더스트리얼 의자
‘의자는 건축의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이다’. 위대한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남긴 이야기다. 건축가 루드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는 ‘의자는 어려운 대상이며, 마천루가 오히려 더 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의자를 하나의 작은 건축으로 완성시킨 인더스트리얼 의자는 공간 속에 ‘건축’이라는 특별한 스토리텔링을 더해준다. 특히 그 전설적인 인더스트리얼 의자들이 리프로덕션이 아닌 오리지날 빈티지라면 공간을 아트 갤러리가 되게 한다.
1900년부터 1950년대 사이 제작된 빈티지 인더스트리얼 디자인 가구와 소품을 모은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종환의 전시 ‘Those Were The Day’. 청담동 스페이스 라드(Space Rad)에서 진행되고 있다. 스페이스 라드.

최근 국내 인테리어사에 획을 그은 디자이너 이종환의 프라이빗 컬렉션 전시가 시선을 끈다. 삶을 공간으로 스토리텔링하는 디자이너로 유명한 이종환이 1900년부터 1950년대 사이 제작된 빈티지 인더스트리얼 디자인 가구와 소품을 모은 전시 ‘Those Were The Day’를 청담동 스페이스 라드(Space Rad)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20세기 초, 흔히 미드센추리(Midcentury)로 불리는 시기의 의자가 의자 컬렉터들의 심장 박동수를 올린다.
‘임스 체어’, ‘한스 웨그너 체어’, ‘아르네 야콥센 시리즈 7 체어’ 등 빈티지 인더스트리얼 체어를 감상하고 소장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스페이스 라드.

심플하면서도 인체공학적인 설계가 돋보이는 미드센추리 모던의 상징적 작품인 ‘임스 체어’, 뉴욕 현대미술관(MoMA) 등 주요 박물관에 전시된 바 있는 현대 디자인의 걸작 ‘한스 웨그너 체어’, 프리츠 한센(Fritz Hansen)사가 제작한 ‘아르네 야콥센 시리즈 7 체어’, 1944년 잠수함용으로 설계된 알루미늄 의자 ‘네이비 체어’를 감상하고 소장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일상 같은 예술, 덴마크 소파의 곡선 미감
1955년 덴마크 야르후스에서 설립되어 3대를 이어 온 덴마크의 하이엔드 소파 브랜드 ‘웬델보(Wendelbo)’가 하이엔드 리빙 편집숍 원더라움(Wonderaum)에 국내 최초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였다. 웬델보는 일상을 예술이 되게 하고, 예술을 일상이 되게 하는 북유럽 덴마크의 실용주의와 미니멀리즘의 정수를 경험하게 한다.
웬델보(Wendelbo)의 몬쏠론(Montholon) 소파. 프랑스 디자이너 트리스탄 로너가 평소 사랑하는 파리 9구의 몬쏠론 공원의 아늑함과 포용력을 소파 디자인으로 표현했다. 원더라움.

각각의 소파는 디자이너들의 일상이 스토리텔링 되어있다. 유기적인 곡선 실루엣으로 푹 안겨 있는 듯한 착석감을 선사하는 몬쏠론(Montholon) 소파는 프랑스 디자이너 트리스탄 로너가 평소 사랑하는 파리 9구의 몬쏠론 공원의 아늑함과 포용력을 소파에 담은 것이다. 어린아이, 강아지까지 모두의 쉼터가 되길 소망하는 마음을 담았다. 보케토(Boketto) 소파는 웬델보 일가의 대표 디자이너 라스 웬델보가 일본의 보케토 철학에서 영감 받아 디자인했다. 보케토는 ‘무념무상으로 먼 곳을 바라보다’는 의미를 지닌 일본어다. 19가지의 모듈과 두 개의 대각선으로 구성된 모듈 소파로 평화로운 백일몽을 소파로 표현했다.
웬델보(Wendelbo)의 보케토(Boketto) 소파. 웬델보 일가의 대표 디자이너 라스 웬델보가 ‘무념무상으로 먼 곳을 바라보다’는 의미를 지닌 일본의 보케토 철학에서 영감 받아 디자인했다. 원더라움.

자연과 문화의 예술화, 우드와 패브릭의 미학
패브릭을 예술적 경지로 끌어 올린 로로 피아나 인테리어의 소파 컬렉션. 그 중에서도 아르헨타니 출신 디자이너이자 예술가인 크리스티안 모헤드의 아파체타(Apacheta) 컬렉션은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은 조각이자 퍼포먼스와 같다. 아파체타는 안데스 산맥에 수세기에 걸쳐 여행자들이 쌓은 길과 여정을 표시하는 돌탑으로 라틴 아메리카의 문화를 담고 있다. 수공예로 작업된 둥근 돌 모양의 우드피스와 최고급 로로 피아나 캐시미어와 울 소재가 사용됐다. 소파 하나로 공간 전체를 자연의 일부이자 예술이 되게 한다.
로로 피아나 인테리어의 아파체타(Apacheta) 컬렉션. 아르헨타니 출신 디자이너이자 예술가인 크리스티안 모헤드의 작품으로, 최상급 캐시미어와 울을 사용한 새로운 패브릭을 선보였다. 현우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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