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주 차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얼죽코(얼어 죽어도 코트) 같은 말처럼, 추위에 꽁꽁 싸매기보다는 맞서 싸우는 것이 더 멋질 때가 있죠. 올겨울 ‘니트 쇼츠’ 트렌드처럼요. 올해 블랙핑크 제니가 마이크로 쇼츠의 유행을 불러왔죠. 그 유행이 겨울에도 지속될 전망입니다. 한파에도 굴하지 않는 마이크로한 길이감의 니트 쇼츠가 올겨울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거든요. 뿐만 아니라 니트 스커트, 니트 바디수트 등 니트를 상의로만 입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것이 이번 겨울 패션의 키포인트입니다. 이번 주 트렌드 레터에서는 다양한 니트 쇼츠 코디를 살펴보겠습니다. 한편, 최근 한국의 여러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일본에 팝업스토어를 열곤 했는데요. 무신사 스탠다드의 경우 아예 일본에 공식 매장을 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최근 일본에서는 K-패션의 인기가 상당합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역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일본 감성 패션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Z세대와 알파 세대 사이에서 일본 감성 패션 브랜드가 인기인데요. 이번 산업 부분에서는 떠오르는 일본 감성 패션 브랜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명품계와 케이팝 아이돌이 사랑한 니트 쇼츠

작년 미우미우가 내놓은 ‘팬츠리스 룩’ 여파로 올 한 해 마이크로한 길이감의 바지 유행이 계속 됐습니다. 다양한 명품 브랜드에서 봄 여름 시즌과 가을 겨울 시즌을 가리지 않고 니트를 쇼츠를 내놓았죠. 특히 베르사체는 아주 짧은 길이의 니트 쇼츠와 셋업을 내놓아 화제를 불렀습니다. 화사한 파스텔톤의 셋업은 많은 셀럽들이 착용하고 등장하기도 했죠. 구찌는 올 한 해 니트 쇼츠에 푹 빠졌어요. S/S시즌과 F/W시즌 콜렉션에 전부 니트 쇼츠를 담았습니다. 그외에도 막스마라, 펜디, 버버리 등 다양한 명품 브랜드에서 한 해 동안 많은 니트 쇼츠를 선보였으니, 니트 쇼츠에 대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마이크로 팬츠, 니트 쇼츠는 2024년 내내 아이돌들의 무대 의상으로 주목받았어요. 다리가 길어보일 수 있다는 장점과 트렌디한 무드 때문에 공식 석상, 뮤직비디오, 무대 등 다양한 활동에서 의상으로 활용되었답니다. 특히 르세라핌의 허윤진은 뮤직비디오에서 미우미우의 2023년 가을 콜렉션의 팬츠리스 룩을 입고 낙원상가를 자유롭게 활보하는 모습을 담아 화제가 되기도 했죠. 니트 쇼츠는 썸머시즌에는 크로셰 재질로 시원함을, 겨울에는 울과 케시미어 소재로 보온성을 챙길 수 있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요.
니트 쇼츠, 데일리룩으로 즐기려면

이토록 짧고, 이토록 과감한 니트 쇼츠. 일상생활에서 데일리룩으로 즐기기 어려울 것 같죠? 다양한 셀럽들의 데일리룩을 참고한다면 어려울 것 없습니다. 니트 쇼츠는 바지 자체만으로도 포인트가 될 수 있기 있어요.
기본 면티와 시크하게 걸친 아우터만으로도 시크한 겨울룩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날씨에 따라 스타킹이나 부츠를 매치한다면 보온성도 챙기고, 더 멋 부린 느낌을 낼 수 있겠죠? 인스타그램을 통해 감각적인 데일리룩을 보여주는 배우 금새록. 차콜 컬러의 마이크로 길이 니트 쇼츠도 멋스럽게 소화하고 있는데요.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기본핏의 카디건과 자켓. 같은 컬러의 발레리나 슈즈와 삭스로 다리가 길고 얇아 보일 수 있도록 통일감을 준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트렌드의 대명사 김나영이 선택한 니트쇼츠는 아가일 패턴이었습니다. 올겨울 주목받고 있는 패턴의 쇼츠와 럭비코어의 무드의 니트를 매치해 트렌드와 따뜻함을 모두 잡은 아웃핏을 보여줬습니다.
니트, 치마로 즐겨볼까

니트를 꼭 바지로 즐기라는 법은 없죠. 셋업 스타일의 니트 스커트는 데일리로 활용하기 제격이에요. 특히 마이크로 길이의 바지가 데일리로 입기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편안하고 니트 스커트가 완벽한 대안이 되어줄 겁니다. 니트 셋업은 각각 단품으로 착용해도 되니 활용도가 높아요. 긴 부츠와 매치해서 코디한다면 한파에도 니트 스커트를 즐길 수 있겠죠. 특히 웨스턴 부츠와 니트 스커트가 찰떡궁합이네요.
니트 쇼츠를 즐기는 특별한 방법

니트 쇼츠를 스포츠룩으로 연출하는 것만큼 간단하면서 트렌드한 방법도 없습니다. 무심하게 허리에 두른 상의, 얇은 레이어드 티셔츠와 니트 쇼츠는 환상의 궁합이죠. 자연스럽게 셔링 포인트를 잡은 삭스와 배색이 포인트인 운동화는 그 자체로 멋스럽습니다. 실내 운동을 즐기거나 날이 풀리면 산뜻한 마음으로 연출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요즘 자체 코스메틱 브랜드 ‘글맆’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전소미. 소미가 선택한 니트 쇼츠는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니트 바디수트를 입었거든요. 바디라인을 드러낼 수 있도록 쫙 붙는 얇은 소재의 바디수트는 연말 파티나 특별한 날에 입을 옷으로 좋겠어요. 데일리룩으로는 어렵더라도, 과감한 의상이 필요한 날에 니트 바디수트는 ‘팬츠리스룩’이나 ‘마이크로 팬츠’만큼 과감하고 핫한 선택지가 되어줄 거랍니다.
[산업] 떠오르는 일본 감성 브랜드
우리나라에서 일본풍 감성은 대중적인 문화는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얘기가 달라졌죠. 최근 Z세대와 알파 세대 사이에서 일본 감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 일본 감성 패션 브랜드가 인기예요. 작년부터 화제였던 Y2K 패션이 올해는 일본 감성으로 번져 트렌드가 더 다양해졌습니다. 그 대표로 인기 아이돌 그룹 뉴진스는 ‘Supernatural’ 활동 당시 일본 스트리트 패션의 대부 후지와라 히로시가 디자인한 티셔츠와 모자를 착용하면서 일본 감성 Y2K 패션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이후 대형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도 일본 감성 패션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입점하기 시작했는데요. 대표적으로 ‘코이세이오’, ‘오헤시오’ 등이 있습니다. 벌써 브랜드 이름에서부터 일본 감수성이 느껴지죠. 업계에 따르면 주 소비층은 10대에서 20대 여성이라고 합니다.
잘파 세대가 일본 감성에 끌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발표한 <2024 Z세대 패션 트렌드 보고서 발표>에 따르면 대중적이지 않은 취향, 개성이 드러나는 옷 스타일을 잘파 세대가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감성’ 패션은 말 그대로 일본 감성이기에 우리나라에서는 소수만 관심 가진 ‘마이너’ 문화였던 점과 요즘 떠오르는 ‘핀터레스트 감성’과도 부합한 점이 잘파 세대에서 순식간에 인기가 높아진 이유라 볼 수 있어요. 또한 최근 SNS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일본 감성의 스타일링을 선보이는 인플루언서들을 따라하는, 요즘 말로 ‘손민수’하는 경향이 커진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어요. 이러한 수요를 읽은 국내 브랜드들은 일본 디자이너와 콜라보를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최근 비이커(BEAKER)는 일본의 유명 그래픽 디자이너 요시다 유니와 함께 협업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요시다 유니는 아트디렉터로 시각적 착시효과를 활용한 작품 스타일로 유명한 사람인데요. 요시다 유니의 스타일을 살려 파우치, 쿠션, 양말 등 다양한 악세서리를 출시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코디와 콜라보로 인기가 식지 않을 것 같은 일본 감성 패션 브랜드. 또 어떤 콜라보와 어떤 옷으로 우리를 놀라게 해줄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