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한강의 기적’이라 기록되고 있는,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이 역사적인 이벤트 이후 갑자기 문학이 ‘핫’해졌다. 문학이 글로벌 트렌드로 꿈틀하기 시작한 건, 해외에서 Z세대를 중심으로 책을 읽고 1분 내외의 감상을 틱톡에 올리는 ‘북톡(BookTok)’ 챌린지가 유행하면서 였다. 국내에서는 ‘텍스트힙(Texthip: text+hip)’이란 신조어를 중심으로 독서의 물결이 일었다.

Z세대들이 아날로그 문화를 더 ‘힙’하게 받아들이는 건,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해온 ‘디지털 네이티브’이기 때문이다. Z세대 이후 세대들에겐 수동 카메라와 필름, 바이닐(LP), 유선 이어폰, 종이 책 등 아날로그 문화들이 더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와, 지적 호기심을 채워준다. 물론 우려도 적지 않다. 독서를 지식 습득이라는 원래의 의미를 벗어나 그 자체를 트렌디한 행위로 받아들여, 잠시 유행하다 금세 사라지는 현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여주기’식 독서로 책을 패션 액세서리처럼 들고 다닌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책은 실제로 오랫동안 지식 습득과 공유를 위한 본래의 목적뿐 아니라 ‘보여주기’와 ‘장식’을 위해서 사랑받아 왔다. 읽어서는 지식이 되고,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장식품으로 소장 가치를 지니는 책들이 있다. 그 대표적인 책 문화가 ‘커피 테이블 북’이다. 하드커버로 된 책으로 손님을 접대하는 공간의 테이블에 올려져 장식용으로 사용되며 커피나 차를 마시며 대화와 함께 볼 수 있는 책이다. 주로 사진과 일러스트, 짧은 텍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이미지가 메인이 되다 보니, 아트, 건축, 디자인, 패션, 리빙, 여행 관련 책이 많다.

최근 문화계에 불어온 문학의 유행을 따라 집안이나 사무실에 ‘커피 테이블 북’으로 문학적 미학을 더해보는 건 어떨까. 정말 좋은 ‘커피 테이블 북’은 어떤 비싼 인테리어 액세서리보다 매력적인 장식품이 되며, 잠깐의 커피 휴식 시간에 한 장씩 들춰보면 예술적 감각지수까지 상승시켜 준다. 패션 피플들의 커피 테이블과 책장에 자리하고 있는 커피 테이블 북을 큐레이션 했다.

디올 오뜨 꾸뛰르 하우스의 역사를 담은 ‘Dior The Legendary 30, Avenue Montaigne’는 몽테뉴가 30번지 디올의 재오픈과 디올 갤러리(La Galerie Dior)의 오픈을 기념하는 책이다. 이 책은 그간 공개되었던 디올 오뜨 꾸뛰르 하우스 본사의 전례 없는 역사를 보여준다. 몽테뉴가 30번지는 1946년 설립 이래 디올 하우스를 상징해 왔다. 무슈 디올은 이 대저택을 자신의 꾸뛰르 하우스의 본거지이자, 디올의 뉴 룩(New Look) 시대의 시작을 알린 1947년의 첫 패션쇼를 비롯한 그의 컬렉션 프레젠테이션의 배경으로 선택했다. 자신의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작업하고 있는 무슈 디올, 피팅, 패션쇼 백스테이지, 아카이브 서류, 근사한 디올 포트폴리오의 아이코닉한 이미지들이 담겨 있다.

‘루이 비통 버질 아블로, 컬렉터 에디션’은 2021년 11월 28일 세상을 떠난 버질 아블로를 기록한 루이 비통의 첫번째 도서다. 패션 역사의 흐름을 바꾼 천재적인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의 서사시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미니멀하면서도 샤프한 블랙과 화이트의 콘트라스트가 강렬한 ‘톰 포드’ 북은 1994년부터 2004년까지 구찌와 생 로랑을 위해 톰 포드가 작업한 디자인 전체의 카탈로그다. 두 브랜드를 위한 톰 포드의 의류와 액세서리 디자인을 기록했으며, 건축, 매장 디자인, 광고를 포함한 브랜드의 완벽한 디자인에 대한 톰 포드의 웅장한 비전도 탐구한다. 리차드 아베돈, 마리오 테스티노, 스티븐 마이젤, 헬무트 뉴튼, 허브 리츠, 테리 리차드슨, 크레이그 맥딘, 토드 에버리 등, 당대 최고 패션 사진작가의 2백 장 이상의 사진을 담고 있으며, 미공개 사진도 포함되어 있다.

‘샤넬: 더 레전드 오브 아이콘(Chanel: The Legend of an Icon)’은 패션 저널리스트 알렉산더 퓨리의 시선을 통해 엄선된 100가지 샤넬의 시그니처 룩을 담고 있다. 책 자체가 가브리엘 샤넬의 뮤지엄과 같다. 패션의 아름다움과 역사를 살펴보는 것뿐 아니라, 패션 하우스의 상징인 디자인을 통해 가브리엘 샤넬만의 독특한 디자인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비비안 웨스트우드: 캣워크’에는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70가지 획기적인 컬렉션이 담겨 있으며, 1,000개 이상의 아이코닉 룩이 담겨 있다. 각 컬렉션의 하이라이트가 되는 수백 가지 의상, 액세서리, 뷰티 룩, 세트 디자인이 신중하게 큐레이팅 됐다. 케이트 모스와 나오미 캠벨 등 런웨이를 걷는 슈퍼모델의 전성기도 함께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