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도 만능템 로퍼
입력 2024.10.11 00:30 | 수정 2024.10.11 00:30

이번 가을 시즌에도 패션 피플들의 로퍼(loafer)에 대한 사랑은 변함없다. 부츠보다는 신고 벗기 편하고, 슬림한 구두들에 비해 발이 편안한 로퍼는 이상적인 슈즈 트렌드다. 또한 가을 시즌뿐 아니라 겨울과 다음 봄 시즌까지 신을 수 있어 실용성도 뛰어나다. 무엇보다 드레스 룸에 걸쳐져 있는 대부분의 의상들과 잘 조화되는 다재다능한 능력을 지녔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프라다 초콜릿 브러시드 가죽 로퍼'. 두꺼운 고무 밑창에 프라다의 에나멜 메탈 트라이앵글 로고로 장식했다. /프라다 제공

클래식 로퍼는 밸런스가 뛰어난 스타일링 아이템이다. 편안함과 세련된 무드를 동시에 선사하며, 포멀과 캐주얼 사이의 적당한 균형감을 지니고 있다. 로퍼의 대중화는 1930년대 미국에서 시작됐다. 19세기 노르웨이의 농부들이 신는 끈 없는 신발 ‘노르웨이 슈즈’를 미국의 슈즈 브랜드 G.H. 바스(G.H. Bass)가 ‘위전(Weejun)’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하면서 현대적인 로퍼의 시대를 열었다.
'에르메스 로얄 로퍼'. 프린지(fringe: 술 장식) 디테일과 에르메스의 상징적인 파리(Paris) 버클이 특징이다. /에르메스 제공

특히 이 로퍼의 발등 부분에 작은 구멍이 있어 동전을 넣어둘 수 있었는데, 아이비리그 대학생들이 급할 때 사용할 동전(페니)을 넣어두었다는 일화에 유래해 페니 로퍼(Penny Loafer)라는 별명을 지니게 됐다. 페니 로퍼는 미국 아이비리그의 상징적인 아이템으로 인식되며, 엘리트 패션을 대표하는 하나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토즈 뭉크 스트랩 로퍼'. 영국 스타일의 윙 팁(wing tip: 구두코의 W 형태 재봉선)과 프린지(fringe: 술 장식) 장식이 특징이다.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메탈 버클의 스트랩 잠금장치가 돋보인다. /토즈 제공

2024년 가을·겨울 시즌 로퍼는 전통적인 페니 로퍼의 클래식한 디자인부터 각 패션 하우스만의 정체성이 돋보이는 창의적인 스타일까지 다양하다. 굽의 높이도 본래의 낮은 굽부터 높은 힐과 통굽의 플랫폼까지 다채롭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 로퍼의 디테일이라 할 수 있다. 주름이 들어가거나 프린지(fringe: 술 장식), 버클 장식 등 섬세하게 추가된 디테일들이 각 로퍼만의 개성을 더해준다.
'생 로랑 르 로퍼(Le Loafer) 페니 로퍼'. 생 로랑의 카산드라(Cassadre) 로고와 생 로랑 (Saint Laurent) 문구가 새겨진 뒷면 탭이 특징이다. /생 로랑 제공

'루이 비통 LV 페니 로퍼'. 금속 스터드(stud)로 장식한 가죽 소재 겉창이 독특하다. /루이 비통 제공

'미우 미우 빈티지 가죽 페니 로퍼'. 빛이 바랜듯한 빈티지 가죽 효과를 내어, 50년대 미국 학생들이 착용했던 페니 로퍼를 모던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미우 미우 제공

자연스러운 주름 장식의 '더 로우 소프트 레더 로퍼'. /더 로우 제공

특히 로퍼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페니 로퍼는 필수 아이템이다. 아직도 신발장에 로퍼를 구비해두지 않았다면, 블랙 또는 브라운 컬러의 클래식 페니 로퍼부터 갖춰야 할 것이다. 이미 베이직한 디자인의 페니 로퍼를 소장하고 있다면, 각각의 취향에 따라 브랜드만의 아이코닉 한 디테일이 들어간 디자인으로 스펙트럼을 확장해보자. 로퍼에 특별한 장식이 들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 미니멀리스트라면, 자연스럽게 주름이 잡힌 플리츠(pleats) 로퍼를 추천한다. 스타일의 모험가라면 굽이 높은 하이힐 로퍼 또는 프린지(fringe: 술 장식)가 들어간 로퍼로 변화를 시도해 본다. 어떤 로퍼를 선택하든 그 본질적인 매력인 편안함과 우아함, 세련된 디자인은 변함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