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시즌 에르메스는 ‘오브제 프레젠테이션’이란 에르메스만의 작은 무대 공연, 시노그래피(scenography)를 펼친다. 깜찍한 미니어처 극장이 세워지고, 그 안에 에르메스의 새로운 오브제들이 각각 하나의 캐릭터가 되어 퍼포먼스를 펼친다. 마법이 씌워진 일상 속 물건들이 생명체처럼 움직이고 춤추는 애니메이션 동화 같다고 해야 할까.

이번 2024 FW 오브제 프레젠테이션의 테마는 ‘포부르의 정신(The Spirit of the Faubourg)’이다. 에르메스의 상징적인 포부르 매장의 상상 속 여정이 실크 데스크, 안장 워크숍, 포부르 24번지 매장의 계단, 매장과 윈도우, 에밀 에르메스 컬렉션, 백 오피스의 시노그래피 극장으로 표현됐다.

이 매력적인 미니어처 극장의 주연이 된 새로운 오브제들 중 처음 시선을 사로잡는 건, 에버그레인 카프스킨(evergrain calfskin) 소재의 ‘포부르 익스프레스(Faubourg Express)’ 백이다. 에르메스 가죽 장인 정신을 고스란히 유산 받은 ‘포부르 익스프레스’ 백은 기다란 직사각형 실루엣이 독특하다. 마치 여행 가방처럼 보이는데, 1970년대 퀴루스(Quirus) 서류 가방과 플룸(Plume) 백에서 영감받은 디자인이다. 어깨에 숄더 백으로 메거나 토트 백처럼 들 때 모두 우아하고 품위 있는 실루엣을 연출해 준다. 모든 에르메스 백이 그래왔듯 시대와 세대를 거쳐 유산될 영원한 클래식이 될 것임을 예감하게 한다. 또한 우리가 잘 아는 유명한 에르메스 백들과 구분되는 직사각형 디자인이 미학적으로도 신선하다.

동시에 복스 카프스킨(box calfskin) 소재의 ‘꼴리에 다뜰라쥬(Collier d’Attelage)’ 백과 ‘샤르니에르 투 고(Charnière To Go)’ 지갑도 새롭다. ‘꼴리에 다뜰라쥬’ 백은 마차를 끄는 말이 착용하는 마구 용품인 말 가슴걸이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이다. 매우 넓은 테두리, 박차를 닮은 버클, 안장 고리를 연상시키는 링 등 승마 장비에서 유래된 디테일들이 ‘꼴리에 다뜰라쥬’만의 특별한 매력을 더해준다. ‘샤르니에르 투 고’ 지갑은 에르메스 ‘샤르니에’ 브레이슬릿의 경첩 연결 장치 디테일에서 탄생됐다. 탈착 가능한 스트랩이 같이 제공되어, 미니 백으로 연출해 들 수도 있다. 스트랩을 떼어 내면 미니 클러치처럼 들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은 디자인이다.


카프스킨 소재의 ‘점핑 부츠(Jumping boots)’도 새로운 디자인이 돋보인다. 에르메스의 상징적인 포부르 플래그십 매장 내 아이코닉한 윈도 및 계단을 그래픽적으로 재해석했다. 우아한 이브닝 룩과도 매치시킬 수 있는 부츠로 디자인됐다.

이번 시즌 에르메스의 새로운 오브제는 브레이슬릿과 이어링에서도 만나게 된다. 처음으로 알루미늄 소재의 커프 브레이슬릿과 이어링을 선보였다. 에르메스의 상징적인 H와 쉔 당크르(Chaîne d’Ancre)를 기하학적으로 변형시킨, H와 쉔 당크르 모티프 모두를 연상시키는 혁신적인 디자인이 눈에 띈다.

여기에 ‘2024 워치스앤원더스’에 첫 선을 보여 화제를 일으킨 ‘에르메스 컷’ 시계도 ‘2024 FW 오브제 프레젠테이션’의 주연이다. 매끄러운 원형 실루엣의 ‘에르메스 컷’만의 혁신은 1시 30분 방향에 대담하게 배치된 크라운이다. 래커 마감과 인그레이빙 H 디테일로 ‘에르메스 컷’만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반짝인다.

에르메스 실크 스카프 컬렉터들에겐, 실크 트윌 소재의 ‘18 3 7 스카프 90′이 특히 매력 있게 다가올 것이다. 캐나다 출신 아티스트 제프 맥페트리지(Geoff McFetridge)가 경주하는 세 명의 기수를 선명한 색감과 유쾌한 그래픽 작품으로 담아냈다. 말과 하나가 된 기수들은 우승 트리오를 완성하고, 그들의 등번호를 합치면 1837, 에르메스가 설립된 연도가 드러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