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안 또다른 ‘예술’보러 훌쩍 떠나볼까
입력 2024.04.19 10:10

전국의 미술관, 갤러리 중에는 건물 자체가 예술품으로 평가받는 곳이 많다. 예술 안에서 전시되는 예술작품들을 감상하러 훌쩍 떠나기 좋은 시즌이다.
우고 론디노네 Ugo Rondinone〈노란색과 빨간색 수도승〉yellow red monk, 2021, painted bronze. 사진 안천호, 전시 공간. /백남준관 Ⓒ뮤지엄 산 제공

◇뮤지엄 산, 우고 론디노네 개인전 〈번 투 샤인(Burn to Shine)〉
일본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창조한 경이로운 건축물과 해발 275미터에서 내려다보는 겹겹이 물결치는 산맥의 장관을 다시 눈에 담고 싶다면, 또는 아직도 눈에 담지 못했다면 강원도 원주에 자리한 ‘뮤지엄 산’으로 떠나본다.
우고 론디노네〈번 투 샤인(Burn to Shine)〉설치 전경. 사진 안천호, 전시 공간:야외 스톤가든.

‘뮤지엄 산’에서는 4월 6일부터 9월 18일까지, 스위스 태생 현대미술가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의 작품전 〈번 투 샤인(Burn to Shine, 2022)〉이 열린다. 미술관의 세 갤러리는 물론 백남준관, 야외 스톤가든을 아우르며 조각, 회화, 설치, 영상을 포함한 4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작가가 지난 30여 년 끊임없이 성찰해 온 삶과 자연의 순환, 인간과 자연의 관계, 그리고 이로써 형성되는 인간 존재와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다.
레이코 이케무라 설치 작품 〈토끼 관음상(Usagi Kannon (340), 2022)〉.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고 있음을 환기시키는 작품이다. /헤레디움 제공

◇헤레디움, 레이코 이케무라 개인전 〈수평선 위의 빛(Light on the Horizion)〉
대전의 대표 복합문화공간 헤레디움(HEREDIUM)의 건물엔 역사가 담겨 있다. 1922년 일제강점기, 대전역 근처 쌀시장이 형성된 동구 인동 지역에 지어진 동양척식회사 대전 지점을 전시와 공연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근대 건축물의 역사적 의미를 돌아보는 동시에 미술품 감상을 위해 대전행에 몸을 실어본다.
헤레디움에선 4월 3일부터 8월 4일까지, 레이코 이케무라 (Leiko Ikemura) 개인전 〈수평선 위의 빛(Light on the Horizon)〉이 진행된다. 일본 태생 레이코 이케무라는 스페인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스위스에서 작가 활동을 시작해 현재는 독일에서 활동하는,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현대미술작가다. 이번 전시는 레이코 이케무라에게 매우 중요한 예술적 모티브가 된 수평선(Horizon)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2010년대부터 제작한 동양의 애니미즘(Animism: 정령신앙) 적 세계관이 표현된 대형 산수화를 비롯해, 비현실적인 배경과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넘나드는 형상을 통해 세상 너머 존재를 표현하는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전시장 중심의 설치 작품 〈토끼 관음상(Usagi Kannon (340), 2022)〉은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고 있음을 환기시키는 작품이다. 일제 조선 침략의 선봉 역할을 한 동양척식회사를 전시장으로 탈바꿈시킨 건축물에서 일본 현대미술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며, 시공간의 확장과 문화적 융합을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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