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첫 주, 전세계에 일제히 공개된 펜디 24SS 피카부 백 광고 캠페인이 화제다. 사진 속에선 전설적인 90년대 슈퍼 모델 케이트 모스와 그녀의 2002년 생 딸 릴라 그레이스 모스가 나란히 카메라 렌즈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작가 크레이그 맥딘이 포착한 이 특별한 패션의 한 순간은 피카부 백에 담긴 정서적 연결과 강한 가족애를 두사람의 강한 유대감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지금 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패션계의 모녀 케이트 모스와 릴라가 글로벌 캠페인의 모델이 됐을까? 이 모녀 캠페인은 X세대에서 젠지(Gen-Z)로 유산되는 펜디 헤리티지의 상징이 된다. 진정한 타임리스 클래식 명품은 세대에서 세대로 물려지기 때문이다. 엄마가 들던 명품백을 딸이 물려 받고 또한 같이 들며, 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해 스타일링 하는 명품 문화를 보여준다.
케이트 모스와 릴라 모녀가 공유한 명품 백은 펜디의 가장 아이코닉한 소재이자 기술인 셀러리아(Selleria)를 입힌 피카부 백이다. 펜디 액세서리 및 남성복 아티스틱 디렉터인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가 그녀의 할머니이자 하우스 설립자인 아델 펜디로부터 물려받은 셀러리아는 부드럽고 감각적인 쿠오이모 로마노 내추럴 그레인 가죽, 시그니처 핸드메이드 매크로 스티칭, 스털링 실버 명판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피카부 백의 본질인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깊은 가족 정신과 대를 이은 가치의 전승, 시대를 초월한 우아함이 케이트 모스와 릴라 모녀의 관계를 통해 근사하게 표현됐다.

릴라는 캘빈 클라인 2022년 가을 광고 캠페인에 참여하기도 했다. 캠페인 사진 속 릴라는 어머니의 모습을 닮았다. 케이트 모스는 17세였던 1992년 마크 월버그와 함께 캠페인 30주년을 위한 첫 광고에 등장하며,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지금까지도 케이트 모스의 캘빈 클라인 캠페인을 뛰어넘는 카리스마는 없다고 평가받을 만큼 레전드가 된 90년대 패션의 아이코닉 신이다.


케이트 모스와 릴라 모녀 전에는 90년대 슈퍼모델 시대를 대표하는 신디 크로포드와 카이아 거버 모녀가 먼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카이아 거버는 놀라울 만큼 신디 크로포드를 꼭 닮았다. 패션쇼 런웨이 위와 광고 캠페인 속의 카이아 거버는 신디 크로포드의 10와 20대 시절을 그대로 보는 듯 하다.



90년대 슈퍼모델 케이트 모스와 그녀의 딸 릴라의 캠페인이 패션을 통한 시대적 유대감을 보여줌과 동시에, 앤아더스토리즈는 90년대를 풍미했던 모델들을 24SS 광고 캠페인에 초대하기도 했다. 90년대에 혜성처럼 등장했던 알렉 웩과 커스티 흄의 모습을 캠페인 이미지 속에서 만나게 된다. 슈퍼모델이자 인도주의 예술가인 알렉 웩은 ‘예상치 못한 것을 창조해라(Create your unexpected)’는 메시지와 함께, 앤아더스토리즈의 이번 봄 시즌 대표 룩인 플라워 프린트 드레스와 오버사이즈 가죽 재킷을 입고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또한 스코틀랜드 출신 커스티 흄을 패션 뮤즈로 그녀가 겪어온 삶의 여정을 앤아더스토리즈의 프리미엄 리미티드 라인 ‘사부아르 스프링 컬렉션’ 캠페인에 담아냈다. 커스팀 흄은 90년대 미니멀리즘에 영감을 둔 컬렉션을 대담하고 자유로운 여성스러움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90년대 패션 아카이브를 뒤져, 케이트 모스, 신디 크로포드, 알렉 웩, 커스티 흄의 패션 스타일을 재회하게 되면, 지금도 너무 스타일리시하고 세련됨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2024년에 만나는 90년대 슈퍼모델들은 패션의 연대기가 한 시대에만 박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 현재까지 놀라운 영향력을 끼치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