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봄, 그와 그녀 모두를 위한 젠더-프리 향수
입력 2024.02.29 09:35

봄바람이 느껴 지기 시작하면 몸에 걸치는 패션만 달라지는 게 아니다. 향기도 새롭게 봄의 내음으로 산뜻하게 또는 달달하게 무게를 덜어내고 싶어 진다. 이번 봄, 어떤 향수들이 매혹적인 향기 노트를 품고 선택을 기다리고 있을까? 패션과 뷰티 전반에 흐르고 있는 ‘젠더리스(genderless)’와 ‘젠더-프리(gender-free)의 물결은 향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90년대 중성 향수의 유행을 기억하는가? 1994년 캘빈 클라인은 미니멀리즘의 정수를 담은 향수 ‘CK One’을 출시했다. 최초로 유니섹스(uni-sex) 향수임을 전면에 내세운 ‘CK One’은 메가 베스트 셀러가 됐다. 레몬, 베르가못, 은방울꽃, 녹차, 머스크 향과 함께 감귤류의 사향을 갖춘 향기 노트는 그 당시 신선했고, 현대적이었다. 또한 이전 향수병들의 개념을 뒤집는 심플하고 캐주얼한 용기 디자인 역시 혁신이었다.
90년대 미니멀리즘 시대를 타고 1994년 탄생했던 캘빈 클라인의 'CK One' 향수. '유니 섹스' 향수를 전면에 내세운 최초의 향수로 메가 베트스셀러가 됐었다. CK One 홈페이지.

90년대 미니멀리즘 유행의 귀환은 중성 향수의 유행을 이 시대의 ‘젠더-프리(gender-free)’ 향수로 계보를 잇게 했다. 유니섹스가 ‘남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중성’이라면, ‘젠더-프리’는 ‘남녀 구분이 없는 무성’의 개념을 지닌다. 중성의 ‘유니섹스 향’ 보다는 무성의 ‘젠더-프리 향’으로 해석되는, 2024년 새로운 향기들을 상상력을 한껏 발휘해 눈으로 먼저 시향해보자.
잘 익은 자두와 산뜻한 베르가못, 멜린앤게츠 다크 럼
클린 뷰티를 대표하는 어반 라이프스타일의 감성의 멜린앤게츠(MALIN+GOETZ)가 ‘다크 럼 오 드 퍼퓸’ 향기로 봄을 연다. ‘다크 럼(dark rum)’ 향기는 카리브해를 항해하던 선원들이 즐겨 사용한 이후, 바버샵에서 대중화된 베이럼에서 영감을 받은 향이다. 다크하고 스파이시한 향을 현대적으로 산뜻하고 은은하게 재창조 했다. 잘 익은 자두와 산뜻한 베르가못의 달달함을 더했다. 동시에 가죽 노트와 럼, 크리미한 밀키 프루티 향으로 은은하게 퍼져 나온다.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모던하며 감각적인 이미지를 입혀 주는 향이다.
멜린앤게츠 ‘다크 럼 오 드 퍼퓸’. 잘 익은 자두와 산뜻한 베르가못의 달달함에 럼과 밀키 푸르티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멜린앤게츠 제공.

바닷바람에 밀려오는 튜베로즈 향, 딥티크 도 손
‘도 손’은 베트남 하이퐁의 ‘도손 해변’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딥티크의 창립자 중 한 명 인 이브 쿠에랑(Yves Coueslant)의 어릴 적 기억에서 창조된 향이다. 그가 자란 베트남 북 인도 차이나의 하이퐁과 가까운 해변에 ‘도 손’ 이라는 리조트가 있었는데,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소중한 추억을 향수에 담고자 했다. 해풍을 떠오르게 하는 ‘마린 어코드’ 향과 어머니가 좋아했던 ‘수선화 (튜베로즈)’ 향을 조화롭게 녹여내어 ‘도 손’의 향이 탄생했다.
딥티크 ‘도 손 오 드 뚜왈렛’. 튜베로즈(수선화) 향과 히든 노트인 마린 어코드 향으로 해변가의 가벼운 공기 같은 느낌을 전한다. 딥티크 제공.

6가지 싱그러운 가든 속 향기, 라 씨젠느 퍼퓨메
19세기 작은 씨앗 박스에서 받은 영감과 정원의 아름다움을 품은 오피신 유니버셀 블리의 ‘라 자뎅 프랑세 컬렉션’. 정원의 꽃과 식물이 아닌 프랑스 텃밭에서 자라는 전통적인 채소, 과일과 허브를 조합해 창조된 신선한 자연의 향기다. 이 특별한 향기가 한층 더 세련된 6가지 향기들을 담은 익스클루시브 컬렉션 ‘라 씨젠느 퍼퓨메’로 재탄생 했다. 매일 다른 느낌의 향기를 선택하는 향수 러버들에게 이상적이다.
니치 퍼퓸 아뜰리에 데조의 블랑 폴리크롬. 만다린과 레몬이 먼저 코끝으로 다가오며, 자스민과 조화를 이룬 라벤더, 무화과 잎, 이끼와 머스크, 암브록산 향이 부드럽게 스며든다. 아뜰리에 데조 제공.

봄의 에너지를 뿜는 만다린과 레몬, 아뜰리에 데조 뉴 블랑 폴리크롬
현대적인 코롱 스타일의 향수 새로운 ‘블랑 폴리크롬’은 봄의 에너지와 생명의 향기를 빛낸다. 만다린과 레몬이 먼저 봄의 에너지를 선사하고, 자스민, 라벤더, 무화과잎이 어우러져 모던한 무드를 더한다. 봄의 아침 햇살처럼 일렁이는 향수 보틀 속의 금가루는 24K 골드 가루이다. 니치 퍼퓸만의 유니크한 향의 조합을 찾는 이들에게 풍부한 후각의 향연을 펼쳐줄 것이다.
니치 퍼퓸 아뜰리에 데조의 블랑 폴리크롬. 만다린과 레몬이 먼저 코끝으로 다가오며, 자스민과 조화를 이룬 라벤더, 무화과 잎, 이끼와 머스크, 암브록산 향이 부드럽게 스며든다. 금가루는 24K 골드 가루가 담겨 있다. 아뜰리에 데조 제공.

밝고 활기찬 만다린 향과 톡 쏘는 핑크 페퍼, 아무아쥬 킹 블루
아무아쥬 라이브러리 컬렉션의 뉴 에디션 ‘킹 블루’. 초현실주의 예술가 르네 마그리트의 마지막 작품 중 하나인 ‘The Art of Living’에서 영감 받아 탄생됐다. 작은 피규어 조각상 같이 보이기도 하는 예술적인 향수 보틀은 작품 속 파란색 수트를 입은 사람을 묘사한 것이다. 밝고 활기찬 만다린 향으로 시작해, 톡 쏘는 핑크 페퍼와 블랙 커런트 향이 뒤따른다. 마지막을 예측할 수 없는 오프닝 향이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아무아쥬 라이브러리 컬렉션의 뉴 에디션 ‘킹 블루’.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에서 영감 받아 탄생했다. 작은 피규어 조각상을 연상시키는 향수 보틀은 작품 속 파란색 수트를 입은 사람을 모티브로 디자인됐다. 만다린, 핑크 페퍼, 블랙 커런트, 우드로 이어지는 예측 불허의 향이 신선하다. 아무아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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