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 목줄을 하고 브런치를, 펫셔리 라이프
입력 2024.02.26 09:19

펜디의 글로벌 앰버서더 송혜교의 반려견 루비의 370만원대 펜디 펫 캐리어(pet carrier). 생로랑의 글로벌 앰버서더 로제 반려견 행크의 400만원대 생로랑 펫 캐리어와 50만원대 펫 보울(pet bowl). 럭셔리 브랜드들의 명품 선물이 브랜드 앰버서더인 셀렙들의 반려견에게까지 전해져, 지난 몇 년 사이 이슈를 일으키곤 했다. 그러나 이제 펫셔리(Petxury: pet+luxury의 신조어)는 더이상 일부 계층과 셀렙들만의 호사스런 문화가 아니다. 명품 목줄을 하고 반려견 입장이 가능한 레스토랑에서 주인과 함께 의자에 앉아 브런치를 즐기는 반려견을 발견하게 된다.
티파니 펫 칼라를 하고 있는 로제의 반려견 행크. 브랜드 글로벌 앰버서더인 로제에게 티파니가 선물한 것이다. 로제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여배우 기은세에게 선물 된 티파니 식기. 반려견 구름이 앞에서 언박싱을 하고 있다. 기은세 인스타그램.

이혜영이 반려견 브라보와 함께 카페에서 브런치를 즐기는 모습. 루이비통 펫 칼라(pet collar)를 하고 있다. 이혜영 인스타그램.

이제 국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 1500만명, 국민 4명 중 1명이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시대. 최근 신세계 인터내셔날의 디지털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는 프리미엄 펫 용품의 카테고리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에스아이빌리지에 새로 입점된 프리미엄 친환경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베르그앤릿지의 펫 하우스 ‘B-Space’는 225만원의 가격표를 달고 있다. 고품질의 핀란드산 자작나무와 100% 재활용된 스웨덴산 압축 펠트로 만들어졌다. 케스티의 34만원대의 반려동물용 식기 세트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탈리아와 터키산 천연 대리석과 유리로 제작된 제품이다.
프리미엄 친환경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베르그앤릿지의 펫 하우스 ‘B-Space’. 핀란드산 자작나무와 100% 재활용된 스웨덴산 압축 펠트로 만들어졌다. 에스아이빌리지 제공.

패션 미디어들은 올해의 ‘펫 패션 트렌드’를 분석하거나, ‘머스트 해브 펫 아이템’을 소개하는 기사를 패션 트렌드 기사와 함께 올리고 있다. 펫 패션 트렌드는 해가 지날수록 더 다양해지고 있다. 먼저, 단연 눈에 띄는 트렌드는 더욱 패셔너블해진 펫 칼라( pet collar: 목줄)이다. 브랜드의 로고와 심볼 장식뿐 아니라 소재도 다양해졌다. 가죽, 비건 가죽, 재활용 소재 등 다양한 소재로 제공되어 취향에 따라 독 칼라를 선택할 수 있다. 목줄이 아니라, 목걸이 또는 액세서라 불러야 할 것이다. 또한 지속가능성이 주요 키워드가 되어가고 있다. 패션에서 퍼져 나가고 있는 지속가능성의 소재는 펫 패션에 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한 해외에서는 펫 애슬레저 웨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 반려견이 휴식과 야외 활동에 모두 입을 수 있는 편안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이 선보여지고 있다. 단지 스타일만 스포티한게 아니라 통기성이 좋고, 다양한 기상 조건에 적합한 소재를 강조한다.
에르메스 로고가 새겨진 반려견 장난감 원반. 반려견을 위한 에르메스 컬렉션은 19세기의 승마 세계에서 영감을 받은 소재, 컬러, 모티프를 활용해, 에르메스만의 장인 기술로 제작된다. 에르메스 홈페이지.

말 브러시에서 영감 받은 에르메스의 스테인레스 스틸 핀 장식 비치우드 소재 반려견 브러시. 에르메스 홈페이지.

디올의 펫 리시. 디올 오블리크(Dior Oblique) 자카드 핸들로 제작되었으며, 탈착식 미니 파우치가 달려 있다. 디올 홈페이지.

방수 기능을 갖춘 몽클레르 도그 쿠튀르 컬렉션의 베스트. 비오는 날을 위해 레인웨어로 제작됐다. 몽클레르 홈페이지.

프라다의 지속가능성을 대표하는 리나일론 소재와 상징적인 트라이앵글 로고 장식의 반려견 패션. 프라다 홈페이지.

이렇게 펫셔리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럭셔리 브랜드들도 펫 컬렉션을 매년 확장해가고 있다. 구찌의 펫 컬렉션을 보면 입을 다물 수가 없을 것이다. 예전에는 펫 액세서리라는 하나의 카테고리 정도밖에 없었는데, 이젠 패션소품, 펫 의류, 펫 홈웨어로 나눠져 있다. 패션소품 라인엔 다양한 컬러, 소재, 패턴의 펫 칼라(pet collar)를 포함해 구찌의 상징적인 GG 로고가 새겨진 ‘펫 태그(pet tag)도 있다. 뒷면에는 반려견의 이름과 연락처를 새겨준다. 펫 홈웨어 라인에선 1100~1200만원대의 펫 베드를 선보이고 있다.
구찌의 GG 수프림 프린트 펫 베드. 구찌와 수프림이 협업하여 세계적인 히트를 친 GG 수프림 프린트 패브릭으로 만들어졌다. 구찌 홈페이지.

구찌의 GG 펫 태그(pet tag). 구찌 매장에서 맞춤 제작 가능하며, 뒷면에 반려견 이름과 연락처를 새기는 인그레이빙(engraving: 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찌 홈페이지.

루이비통의 펫 트렁크. 반려견을 데리고 다니는 캐리어인 동시에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 디자인됐다. 세탁 가능한 내부 라이닝, 탈부착할 수 있는 부드러운 쿠션이 특별하다. 루이 비통 홈페이지.

베르사체의 아이코닉한 바로코(Barocco) 프린트가 장식된 테리 타월 소재의 펫 배스 로브. 베르사체 홈페이지.

그밖에 프라다, 에르메스, 베르사체 등도 다양한 라인의 펫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몇 년 사이 다양한 라인으로 확장되어온 럭셔리 브랜드의 펫 컬렉션은 더욱 반려견의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전에는 반려견의 주인을 돋보이게 하는 캐리어들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제는 반려견 자체의 스타일을 돋보이게 하는 아이템과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펫셔리의 세계는 어디까지 확장되어 갈까. 가까운 미래엔 반려견만을 위한 패션쇼나 패션위크가 열리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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