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주차
‘인간 복숭아’는 더 이상 스타들의 전유물이 아니게 됐습니다. 팬톤이 2024 올해의 컬러를 ‘피치 퍼즈(Peach Fuzz)’ 컬러로 선정하면서 패션계는 따스한 복숭앗빛으로 물들기 시작했어요. 질 샌더부터 프라다, 아미리까지 다양한 브랜드의 2024 컬렉션에서 피치 퍼즈 룩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편, 패션업계는 현재 콜라보(Collaboration)를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거나 더욱 확장하고 있어요. 동종 업계뿐만 아니라 연관이 없는 이종 업계 간의 이색적인 콜라보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요. 브랜드들이 콜라보를 시도하는 이유는 바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관련이 있습니다.
[트렌드] 올해의 컬러 ‘피치퍼즈’ 센스있는 연출법

팬톤이 선정한 2024 올해의 컬러 ‘피치 퍼즈(Peach Fuzz)’. 보기만 해도 따뜻함이 느껴지는 이 컬러는 마치 벨벳처럼 부드러운 복숭아 톤을 띄는데요. 자연스레 봄이 연상되는 포근함은 성별 불문 부드러운 느낌을 연출하기에 충분합니다. 가장 쉬우면서도 확실하게 피치 퍼즈 컬러를 활용하고 싶다면 선명한 오렌지 컬러 혹은 톤 다운된 브라운 컬러와 매치해 톤온톤 스타일링을 완성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질 샌더의 2024 SS 컬렉션은 은은하게 감도는 원 컬러(피치 퍼즈) 룩에 브라운 부츠를 활용해 자연스러운 무드를 더했어요. 제냐의 2024 SS 컬렉션은 톤온톤 스타일링의 극치를 보여줬습니다. 채도 높은 오렌지 컬러와 피치 퍼즈의 조화는 선명하고 생기 있는 봄의 분위기를 잘 표현했는데요. 브라운 컬러와의 매치는 피치 퍼즈 컬러의 차분하고 은은한 느낌을 극대화했습니다.


특히 브라운과 피치 퍼즈는 눈에 띄게 자연스러운 조화를 보여주는데요. 짐머만의 2024 SS 컬렉션을 살펴보면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플로럴 포인트와 레이스 디테일로 화사함을 보여주는 피치 퍼즈 스커트에 브라운 컬러 상의를 매치한 모습입니다. 피치 퍼즈 셔츠 상의로 포인트를 줬다면 브라운 스커트로 무게감을 잡아주는 방법도 있어요. 피치 퍼즈의 조화로운 컬러 믹스는 비단 브라운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짐머만, 키코 코스타디노브는 2024 SS 컬렉션에서 스카이 블루 셋업에 피치 퍼즈 컬러로 포인트를 준 룩을 공개했습니다. 검정, 청록색 등 다양한 컬러와의 믹스도 눈에 띄는데요. ‘포용성’이 담겼다는 피치 퍼즈 컬러의 설명과 맞아떨어지는 지점입니다.

맨즈웨어 역시 피치 퍼즈 열풍에서 예외는 아닙니다. 아미리의 2024 SS 컬렉션에서는 복숭앗빛 행렬이 이어졌는데요. 도트 패턴과 플로럴 포인트로 멋을 살린 피치 퍼즈 셋업을 비롯해 올해의 컬러를 적극 활용한 패션들이 대거 공개됐습니다. 버터 옐로 컬러 자켓과 피치 퍼즈 팬츠와의 화사한 룩도 눈길을 끌었어요. 프라다 역시 봄의 싱그러움을 가득 담아냈습니다. 프라다 2024 SS 컬렉션을 살펴보면 다양한 플로럴 포인트로 룩을 완성해 기품 있는 소년의 느낌을 자아냈습니다. 2024년을 물들일 인간 복숭아 룩, 두 가지만 기억한다면 어렵지 않을텐데요. 컬러 믹스를 통한 톤온톤 스타일링, 혹은 플로럴 포인트로 복숭앗빛 따스함을 연출하면 되겠습니다.
[산업] 브랜드 콜라보 전성시대
콜라보를 통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강조

패션업계는 현재 콜라보(Collaboration)를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거나 확장하고 있습니다. 콜라보레이션이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또 다른 채널이 되는 것인데요. 브랜드들은 콜라보를 통해 고유의 이미지를 부각하면서도 희소 가치가 있는 제품을 선보이며, 이벤트나 팝업 스토어 같은 오프라인 이벤트를 기획해 2030세대를 공략하기도 합니다. 콜라보레이션은 라틴어 cum(누구와 함께)과 laboro(노동, 일)을 어원으로 하는데요.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은 공동 브랜드 제품, 마케팅 캠페인, 또는 이벤트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패션 브랜드와 화장품 회사가 협력하여 두 브랜드의 스타일과 미학을 반영한 한정판 메이크업 컬렉션을 출시할 수 있고 스포츠 브랜드와 음료 회사가 함께해, 각각의 제품을 홍보하면서 라이프스타일을 증진하는 피트니스 이벤트를 개최할 수도 있는 것이죠.
동종 업계에서도 콜라보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자라(ZARA)X아더에러(ADER ERROR)’의 콜라보는 런칭 하루만에 품절 상품이 생길 만큼 인기가 많았는데요. 글로벌 SPA 브랜드 자라와 토종 브랜드 아더에러가 협업한 ‘AZ 컬렉션’은 자라와 국내 브랜드가 진행하는 최초의 협업 프로젝트로 폭발적 반응을 얻었습니다. 시계 브랜드 ‘오메가(OMEGA)X스와치(Swatch)’의 콜라보 제품인 ‘문스와치’도 출시된 직후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어요.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는 700만원에서 900만원의 금액대로 고가의 모델입니다. 문스와치는 오메가의 디자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스와치의 가격대로 구매할 수 있어 소장 가치가 높은데요. 시계 마니아들이 가게로 오픈런 하는 모습이 전세계적으로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동종 업계 간 콜라보뿐만 아니라 이종 업계에서 이루어지는 이색적인 콜라보도 많아지고 있어요.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Porsche)’와 삼성물산의 글로벌 브랜드 준지(Juun.I)의 콜라보레이션을 예시로 들 수 있는데요. 준지는 포르쉐의 대표 모델인 ‘타이칸(Taycan)’의 크레용 색상에 영감을 받아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담긴 아트 피스를 제작했습니다. 아트 피스는 타이칸을 연상케 하는 디테일이 더해진 바이커 재킷, 베스트, 점프슈트, 팬츠, 슈즈, 백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이종 업계의 콜라보로 신선한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브랜드들이 콜라보를 시도하는 이유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관련이 있는데요. 화제성과 브랜드 평판을 높이기 위함이 주 목적입니다. 고가의 명품 브랜드인 경우에는 제품 구매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춰서 미래 고객을 확보할 수도 있어요. 한정판으로 출시되는 제품 특성상 소비자의 소장욕구까지 자극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