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주차
2024년, 패션의 한 끗 차이를 만드는 아이템을 찾고 있다면 벨트를 주목해야합니다. 버버리부터 지방시, 미우미우까지 2024 S/S 컬렉션에서 벨트를 활용한 룩을 대거 선보였어요. 특히 벨트 아이템은 더 아래로, 더 작아지는 추세입니다. 패션업계는 허리와 가슴 등 벨트 위치를 자유롭게 선택, 과감하고 엣지있는 룩을 선보였습니다. 한편, 샤넬, 에르메스, 나이키 등의 브랜드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리셀 제한 조항’의 시정을 요구했는데요. 물건을 되팔아서 차익을 남기는 ‘리셀 시장’이 커짐에 따라 공정위는 소비자의 권리와 산업 성장을 위해 문제가 있는 조항들에 대해 시정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트렌드] 벨트는 허리에만? 과감해진 벨트 활용법

착용만으로도 허리라인을 돋보이게 해주는 벨트는 한 때 사랑받던 아이템이었습니다. Y2K, 올드머니와 같은 패션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다시 한 번 벨트 붐이 일고 있어요. 특히 내려서 매는 형식의 로우 웨이스트 벨트와 작고 얇은 크기의 미니 벨트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버버리의 2024 S/S 컬렉션을 살펴보면 두 가지 특징이 모두 드러납니다. 트렌치 코트에 벨트를 매치하는 것은 기본, 주머니 아래로 내려 하의를 감싸도록 연출했어요. 소재와 두께 역시 다양하게 선택해 다채로움을 더했습니다. 페라가모는 신치 벨트를 허리 아래까지 과감하게 내려 룩을 완성했는데요. 블랙 미니 원피스에 거대한 가죽 벨트를 매치해 시선을 끌었습니다. 로우 웨이스트 벨트는 허리를 조여 시각적인 몸매 보정 효과를 내는 것과 거리가 멀지만, 룩의 무게감을 더해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지방시는 아주 얇은 선 형태의 벨트를 선보였는데요. 2024 S/S 컬렉션을 살펴보면 신체를 가로지르는 지방시의 벨트는 세련되고 시크한 느낌을 완성했습니다. 특히 시선을 빼앗는 은색 버클은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올블랙 룩에 포인트 컬러가 돼주었어요. 허리를 잡아줌으로써 매력적인 실루엣을 연출했습니다. 토즈는 원 컬러 룩에 마이크로 벨트를 매치했습니다. 소재와 색상 모두 동일하게 가져가면서 통일감을 주었어요. 브라운 조끼 베스트 위에 벨트를 착용한 룩은 확실한 상하의 구분과 아름다운 비율을 보여줬습니다.

패션업계는 벨트를 단순히 ‘허리 졸라매기’ 용도로 선보이기 보다, 끊임없는 변주를 시도하고 있어요. 베트멍의 2023 S/S 컬렉션은 새로운 느낌의 벨트 활용법을 보여줬습니다. 벨트를 길게 늘어뜨려 휘날리듯 연출해 자유로운 분위기를 완성했죠. JW 앤더슨은 착용 위치를 한참 올리는 과감한 선택을 했습니다. 원피스의 가슴 부분에 벨트 디테일을 더한 건데요. 자칫 밋밋할 수 있는 가죽 원피스에 동일한 소재의 벨트를 매치, 엣지있는 룩을 보여줬어요. 은색 버클은 버건디 룩에서 포인트 컬러가 돼주었습니다. 미우미우의 2024 S/S 컬렉션에서는 유독 로우 웨이스트 벨트가 자주 등장했습니다. 과감하게 내려 착용한 벨트가 룩의 완성도를 한 끗 차이로 높여줬어요. 착용만으로도 태가 나는 아이템 벨트, 2024년에는 더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활용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산업] 내가 산 명품, 내가 팔지도 못해?
‘리셀’ 조항 수정한 명품 브랜드들

한 해가 지날수록 가격 인상을 거듭하는 명품 브랜드들. 이제는 명품으로 재테크를 한다는 말이 생겨날 만큼 명품의 가치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치솟고 있습니다. 명품 브랜드의 아이템을 구매하고 재판매하여 차익을 얻는 ‘리셀’도 성행하고 있는데요. 리셀이란 한정판 피규어나 컬렉션의 리미티드 에디션 같이 희소성을 주된 가치로 삼는 제품을 구매 후, 더 높은 가격으로 재판매 하는 거래 방식을 일컫습니다.
리셀 시장은 점점 커지는 추세입니다. 명품 브랜드의 판매, 유통 전략 때문인데요. 이들은 한정된 수량만을 공급하는 동시에 가격을 꾸준히 올리면서 ‘오늘 사는 것이 가장 저렴하다’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줍니다. 매년 수차례 가격을 인상한 샤넬은 얼마남지 않은 연초부터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고, 디올, 에르메스, 펜디 등 유명 브랜드도 내년의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매장에 공급되는 물건이 한정적이다보니 자신이 원하는 특정 제품을 아무 때나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리셀 시장을 찾게 되는 것이죠. 리셀이 활발해지면서 거래를 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도 생겨나고 있으며, 명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들도 입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명품 브랜드들은 리셀을 금지하는 약관을 만들었는데요. 브랜드의 이미지 관리를 위한 유통 경로를 엄격히 통제하는 내용입니다. 자신들의 제품이 리셀 시장에서 많이 거래되면 브랜드 이미지 관리가 곤란하지기 때문이죠. 또한, 판매되는 가격도 통제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익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제한하는 것입니다.
11월 29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서는 명품 브랜드들의 리셀 금지 조항을 제한한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는 나이키와 샤넬, 에르메스 등 3개 브랜드의 이용약관을 심사해 재판매 금지 조항과 저작권 침해 조항, 사업자 면책 조항 등 10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대표적 불공정 약관으로 고객이 재판매를 목적으로 상품을 구매한 경우 계약 취소나 회원자격 박탈 등 권리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리셀 금지’ 조항이 꼽혔는데요. 공정위는 상품 구매 이후 제삼자와의 계약을 무조건 제한하는 조항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으며, 구매한 물건의 처분 결정 권한은 구매자에게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