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스틱, 스몰 럭셔리에서 스몰 꾸뛰르로!
입력 2024.01.09 18:02

립 메이크업 수정을 위해 백에서 꺼내는 립스틱. 디올, 샤넬, 에르메스의 로고가 반짝인다. 고급스런 디자인의 케이스는 마치 주얼리와 같아서 주변 여자들의 시선을 순간 끌어 당긴다. 럭셔리 브랜드들의 립스틱은 고급 패션 액세서리가 됐고, 리미티드 에디션은 소장 욕구를 일으키는 예술품이 되기도 한다.
여자들의 스몰 럭셔리로 사랑받는 립스틱. ‘스몰 럭셔리’는 경기불황에 등장하는 소비 형태다. 호황기에는 ‘영끌 쇼핑’도 마다하지 않는 ‘명품 플렉스’가 유행하지만, 불황기에 접어들면 작은 사치의 ‘스몰 럭셔리’가 각광받게 된다. 특히 언제나 백 속에 소장하고 다닐 수 있는 립스틱은 여자들의 ‘스몰 럭셔리’를 대표하곤 한다. 그런데 이 스몰 럭셔리의 립스틱들이 꾸뛰르화 되어가고 있다. 장인들이 수공예 공정을 통해 케이스를 제작하고, 케이스 디자인엔 럭셔리 하우스만의 시그니처와 스토리가 담겨있다. 스몰 럭셔리에서 스몰 꾸뛰르로 클래스 상승을 했다고 해야할까?
세라믹 케이스에 크리스챤 디올의 첫 부티크인 파리 몽테뉴가 30번지의 ‘콜리피셰(Colifichets)’ 벽을 장식했던 ‘뚜왈 드 주이(Toile de Jouy)’ 패턴을 새겨 넣은 디올의 ‘루즈 프리미에’. 디올 뷰티 인스타그램.

최근 선보인 디올 ‘루즈 프리미에’는 영원히 소장하고픈 꾸뛰르와도 같다. 세라믹 케이스에 크리스챤 디올의 첫 부티크인 파리 몽테뉴가 30번지의 ‘콜리피셰(Colifichets)’ 벽을 장식했던 ‘뚜왈 드 주이(Toile de Jouy)’ 패턴이 새겨졌다. ‘뚜왈 드 주이’는 18~19세기 프랑스 파리 근교의 ‘주이(Jouy)’ 지역에서 탄생한 프린트로, 디올의 시그니처 프린트가 됐다. 또한 디올의 ‘북토트’ 백의 프린트로 전세계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수백만 원의 디올 ‘북토트’ 백을 차지하진 못해도, 디올 ‘루즈 프리미에’로 작은 사치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모든 디자인은 프랑스의 역사 깊은 도자기 브랜드 메종 베르나르도와 5년간의 협업 끝에 완성됐고, 50명의 장인들이 오직 수공예 작업으로 무려 15단계의 공정을 통해 완성시켰다.
디올 ‘루즈 프리미에’ 케이스는 프랑스의 역사 깊은 도자기 브랜드 메종 베르나르도와 5년간의 협업 끝에 완성됐다. 50명의 장인들이 오직 수공예 작업으로 무려 15단계의 공정을 통해 완성시켰다. 디올 뷰티 제공.

샤넬은 유리 공예 아트와도 같은 ‘31 르 루즈(트렁떼 엉 르 루쥬)’를 선보였다. 립스틱 케이스보다는 주얼리에 가까운 유리 케이스는 샤넬의 탄생지 파리 깡봉가 31번지에 위치한 가브리엘 샤넬 아파트의 전설적인 아르데코 스타일 계단을 따라 늘어선 거울에서 영감받은 것이다. 각면으로 이뤄진 스퀘어 글라스 케이스의 유리를 더욱 얇고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 4년 여의 시간을 공들였다. 또한 다이아몬드처럼 섬세하게 커팅한 글라스의 각면과 골드 메탈 링 2개가 조화를 이룬다. 샤넬 최초로 립스틱 표면에 양각 로고를 새겨 넣었다.
파리 깡봉가 31번지에 위치한 가브리엘 샤넬 아파트의 전설적인 아르데코 스타일 계단을 따라 늘어선 거울에서 영감 받아 탄생된 ‘31 르 루즈(트렁떼 엉 르 루쥬)’. 샤넬 뷰티 홈페이지.

‘31 르 루즈(트렁떼 엉 르 루쥬)’는 12가지 에센셜 컬러로 선보여지며, 리필로 교체할 수 있다. 스크래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샤넬의 아이코닉한 퀼팅 디테일과 더블C 로고 장식 버튼의 블랙 파우치와 함께 제공된다. 샤넬 뷰티 홈페이지.

각면으로 이뤄진 스퀘어 글라스 케이스의 유리를 더욱 얇고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 4년 여의 시간을 공들여 유리 장인들이 완성시켰다. 샤넬 뷰티 인스타그램.

샤넬의 상징적인 파리 깡봉가 31번지에 위한 가브리엘 샤넬의 아파트 계단. 이 예술적인 아르데코 스타일의 계단을 따라 늘어선 거울이 ‘31 르 루즈(트렁떼 엉 르 루쥬)’의 글래스 케이스에 영감이 됐다. 샤넬 홈페이지.

에르메스의 리미티드 에디션 립스틱 ‘루즈 에르메스’는 에르메스 뷰티 오브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에르 아르디(Pierre Hardy)가 디자인했다. ‘블랙’이란 하나의 컬러에서 영감받아, 안개와 어둠이 깔린 희미한 구름 속에서 빛이 점차 드러나는 날의 풍경을 보는 듯한 3가지 셰이드를 케이스에 담았다. 특히 여자들의 눈빛을 반짝이게 하는 건, 에르메스의 상징적인 로고가 새겨진 립스틱 케이스 윗면의 금빛 장식이다. 또한 에르메스 메종의 상징인 오렌지 박스에 넣어져, 박스와 함께 소장될 립스틱 컬렉션이다.
루즈 에르메스 컬렉션은 뷰티 오브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에르 아르디가 디자인했다. 안개와 어둠이 깔린 희미한 구름 속에서 빛이 점차 드러나는 날의 풍경을 보는 듯한 3가지 셰이드를 케이스에 담았다. 에르메스 홈페이지.

‘루즈 에르메스’는 다른 에르메스 제품들처럼 캔버스 소재 파우치로 감싸져 있으며 작은 오렌지 박스에 담겨져 있다. 에르메스 홈페이지.

래커와 폴리싱, 브러싱으로 마감한 금속으로 만들어진 에르메스 로고 장식이 고급스럽다. ‘루즈 에르메스’는 모두 리필이 가능하며 지속가능한 소재로 만들어졌다. 에르메스 홈페이지.

이 정도 되면 ‘스몰 럭셔리’ 이상의 ‘스몰 꾸뛰르’라 할 수 있다. 립스틱 케이스 하나에 브랜드의 진정한 팬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헤리티지와 스토리텔링을 담고, 메종이 자랑하는 장인들의 수공예 터치까지 들어갔으니 그냥 립스틱이라 할 수 없다. 립스틱 가격으로서는 고가이지만, 백과 드레스를 대신할 만큼 충분히 호사스럽다. 여자들의 화장대와 백 속에서 이 작은 꾸뛰르들이 눈부신 아우라를 발산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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