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5주차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2023년 뜨고 졌던 패션 트렌드를 결산합니다. 바비코어부터 어그부츠까지, 더부티크팀이 직접 올 해 가장 뜨거웠던 패션 키워드 5개를 선정했어요. 이제는 보내줘야 할 트렌드, 혹은 내년을 위한 청사진이 될 2023년 패션 키워드를 살펴봅니다.

#바비코어 (Barbiecore)
바비코어 유행은 그레타 거윅 감독의 영화 ‘바비’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바비 인형이 실사판 영화로 제작되면서 전 세계 패션/뷰티 업계는 핑크빛으로 물들었어요. 선명하고 쨍한 핑크는 바비코어의 핵심. 일명 ‘바비 핑크’로 언급되며 강렬한 색감을 자랑하는 룩들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특히 갭(Gap), 포에버 21(Forever 21), 자라(Zara)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바비 협업 패션을 공개하면서 그 인기를 증명한 바 있죠.
할리우드 스타 마고 로비는 영화 ‘바비’ 핑크 카펫 행사에 참석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스러운 핑크 룩을 선보였습니다. 온통 핑크로 물들인 바비코어 외에도 간단한 아이템으로 포인트를 주는 데일리 바비코어 역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어요. 핑크가 주는 강인한 힘, 핑크 테라피에 한껏 빠져든 2023년이었습니다.

#발레코어 (Ballet core)
발레룩을 데일리하게 풀어낸 패션 발레코어. 리본, 쉬폰, 토슈즈, 메리제인슈즈는 발레코어의 핵심 아이템입니다. 2023년 미우미우(Miu Miu)부터 시몬 로샤(Simone Rocha), 세실리에 반센(Cecilie Bahnsen), 몰리 고다드(Molly Goddard)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발레코어를 선보였어요. 특히 발레코어에서 파생된 리본 스타일링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접목돼 이목을 끌었습니다. 가방, 신발, 헤어, 손톱, 심지어는 트리에서도 리본 스타일링을 찾을 수 있었죠.
리본 액세서리를 헤어에 부착하는 스타일링은 올해 다수의 스타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할리우드 스타 헤일리비버부터 블랙핑크의 제니, 아이브의 장원영, 오마이걸의 미미가 그 주인공입니다. 크기, 소재, 색상에 얽매이지 않고 리본을 적극 활용하는 스타일링이 발레코어의 핵심이었습니다.

#올드머니룩 (Old Money Look)
조용한 럭셔리 혹은 올드머니 룩으로 불리며 2023년 한 해를 아우른 트렌드입니다. 올드머니의 옥스포드 사전 정의는 ‘자수성가 아닌 상속받은 재산’인데요. 시끄러운 로고 패션의 시대가 지고, 소재와 분위기만으로 부를 드러내는 스타일링이 주목 받았습니다. 단순하고 간결하지만 숨길 수 없는 장인 정신과 고급스러움이 특징이죠. 올드머니룩은 ‘책임감 있는 소비’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명품을 과시용으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제품을 오래 착용하겠다는 태도인데요. 과하게 드러내지 않아도 ‘알만한 사람은 안다’는 겁니다.
팝스타 라이오넬 리치의 딸 소피아 리치는 올드머니룩의 트렌드 세터입니다. 뉴트럴한 색감과 미니멀한 스타일링이 눈에 띄는데요. 켄달 제너와 카일리 제너 역시 조용한 럭셔리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습니다. 올드머니룩의 대표적인 아이템으로는 더 로우(THE ROW)의 가방이 있습니다. 미니멀한 디자인과 견고한 내구성, 한 마디로 타임리스(timeless)한 스타일을 자랑하는 가방이에요. 우리나라에서는 블랙핑크의 로제, 제니, 삼성 가의 이부진 회장이 착용해 화제가 됐습니다.

#Y2K
올드머니 트렌드가 도래하기 전, 패션계에는 Y2K의 바람이 불었는데요. Y2K는 ‘Year 2000′의 줄임말로, 2000년대 유행했던 패션 트렌드 키워드로 사용됐습니다. 볼레로, 카고 바지, 벨벳 트레이닝복, 로우라이즈와 크롭 탑 등 과거에 유행하던 아이템들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스타일링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어요. ‘패션은 돌고 돈다’라는 말처럼 20년의 세월을 거스른 Y2K 패션은 최근 연예인들의 스타일링에서도 다수 목격됐습니다. 블랙핑크 제니는 크롭 후드 탑과 트레이닝복을 착용해 정석적이고 세련된 Y2K 스타일링을 보여주었고, 트렌드 아이콘 뉴진스 역시 크롭탑과 함께 배기한 트레이닝 팬츠, 그리고 백팩을 함께 매치해 편안하지만 귀여움을 놓치지 않은 스타일을 선보였습니다.
Y2K 패션의 인기는 MZ세대 등장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자신만의 개성과 취향에 큰 중점을 두는 MZ세대와 실험적인 2000년대의 패션이 서로 부합하면서 Y2K 바람이 시작된 것이라 말합니다.

#어그부츠
겨울 방한 용품을 넘어 이제는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어그부츠. 어그부츠 역시 Y2K 패션의 부상과 함께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2004년 방영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여주인공인 임수정이 신고 나온 어그 부츠와 최근 유행하는 어그부츠의 디자인이 사뭇 다르다는 건데요. Y2K 시대에는 무릎길이의 롱부츠와 종아리 중간 길이의 숏부츠가 대세였지만, MZ세대를 중심으로 재유행한 어그부츠는 확연히 길이가 짧아졌습니다.
작년부터 폭발적으로 유행한 해당 디자인은 약 9.5cm 높이의 ‘클래식 울트라 미니 플랫폼’인데요. 세계적인 모델 벨라 하디드는 정강이까지 오는 골지 양말과 함께 매치해 귀여운 스타일링 선보였습니다. 동시에 슬리퍼 디자인의 어그도 크게 유행하고 있어요. 편안한 트레이닝 팬츠, 폭넓은 와이드 레그 팬츠, 스커트와 모두 잘 어울리는 것은 물론, 신고 벗기 편해 현재까지도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