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주차
겨울에만 입을 수 있는 존재감 있는 아우터, 보기만 해도 포근해지는 퍼 코트인데요. 런웨이를 시작으로 리얼웨이까지 접수한 퍼 코트는 다소 과해보일 수 있지만 함께 매치하는 아이템에 따라 그 어떤 아우터보다 캐주얼해질 수도 있어요. 멋과 동시에 보온성 또한 잡을 수 있으니 스타일을 포기할 수 없다면 올 겨울 퍼 코트로 스타일링 해보는 건 어떨까요? 한편, 명품 브랜드들이 제품군을 가리지 않고 가격을 인상하고 있어요. 시계부터 뷰티, 향수까지 너도나도 가격을 인상하는 추세입니다. 연말 시즌 늘어나는 소비를 겨냥한 결정이라는 의견과 경기 침체 여파를 회복하려는 결정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데요.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 추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트렌드] 화려하고 풍성한 퍼 코트의 세계

예전에는 ‘사모님’의 아이템이라고 불렸던 올드한 이미지의 퍼 코트. 지금은 컬러와 디자인, 패턴 등 디테일이 다양해지면서 제품의 이미지가 점점 젊어지고 있는데요. 보온성과 스타일리쉬함을 동시에 잡은 퍼 코트를 다양한 브랜드에서 선보이고 있어요. 페레가모의 2023년도 가을 겨울 컬렉션에서는 모노톤의 퍼 코트와 볼드한 레오파드 무늬의 퍼 코트가 눈에 띕니다. 캐주얼하게 입을 수 있는 모노톤 퍼 자켓과 이너로는 심플한 타이즈, 스텔레토를 매치하여 클래식하지만 관능적인 룩을 보여줬어요. 레오파드 퍼 코트는 블랙 타이즈 그리고 같은 패턴의 레오파드 스텔레토 힐을 매치해서 아우터에 시선이 머물 수 있는 룩을 선보였습니다. 모노톤의 퍼 코트는 데일리하게 잘 입을 수 있는 무난한 아이템이기 때문에 올 겨울 손이 자주 가는 아우터가 될 것 같네요

과감해지고 싶다면 색감이 들어간 퍼 코트를 입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요. 구찌의 2023년 가을 겨울 컬렉션에서는 퍼 코트의 과감해지는 패턴과 컬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큼직한 블랙 스트라이프의 퍼 코트는 마치 영화 ‘크루엘라’의 주인공 같은 느낌을 주는데요. 레드 타이즈와 실키한 소재의 드레스를 안에 입어 매력적인 룩을 보여주었습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퍼플과 베이지 퍼가 믹스된 퍼 코트는 블랙 클러치백과 매치하여 룩의 밸런스를 지켰습니다. 무난한 컬러의 브라운 퍼 코트와는 팝한 퍼플 컬러의 백을 같이 들어서 룩의 컬러 포인트를 은은하게 주었네요.

짧은 기장의 숏 퍼 코트는 데일리 아이템으로 좋은 아우터입니다. 그 중에서도 화이트 퍼 코트의 존재감이 남다른데요. 셀린느 2023년도 가을 겨울 컬렉션에서는 화이트 퍼 자켓과 글리터리한 드레스를 함께 매치하여 시크한 파티룩을 선보였습니다. 라라 부즈만(Lara Bussmann)은 비슷한 느낌의 화이트 퍼 자켓을 슬랙스, 운동화와 함께 입어 캐주얼한 아웃핏을 보여주었네요. 컬러가 믹스된 퍼 자켓은 빈티지한 느낌이 매력적입니다. 기본 진청바지와 레드 캡, 브라운 숄더백과 함께 매치해 그런지하고 펑키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요. 퍼 코트와 함께 이번 겨울의 주인공이 되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산업] 명품 브랜드, 너도나도 가격 인상

명품 브랜드들이 앞다퉈 가격 인상에 나섰습니다. 시계부터 뷰티, 향수까지 제품군을 가리지 않고 가격 상승세를 보인 건데요. 시계 브랜드 제니스는 지난 4일부터 최대 6%까지 가격을 인상했고, 브라이틀링 역시 제품 가격을 6%가량 올렸습니다. 태그호이어는 이달 중순, 약 4~6%의 인상폭을 예고했어요. 매년 1월 1일 가격을 인상해온 롤렉스도 올해 연말뿐 아니라 내년 초까지 시계 가격을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롤렉스의 산하 브랜드 튜더도 올해 두 번째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피아제 역시 시계 가격을 4~5%가량 올렸습니다.
향수 역시 예외는 아닌데요. 명품 향수 브랜드 트루동은 내년 클래식 라인 제품 가격을 최대 15% 인상할 예정입니다. 구찌도 프리미엄 라인 알케미스트 가든 오 드 퍼퓸 100ml 가격을 기존 46만 5000원에서 51만 2000원으로 10.1% 인상했어요. 향수 한 병에 50만 원을 웃도는 상황이 도래한 겁니다. 버버리 뷰티 역시 시그니처 라인의 가격을 6% 이상 올리는 행보를 보여줬습니다.
가격 인상의 요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언급됩니다. 첫 째는 선물 수요가 몰리는 연말을 앞두고 가격을 인상함으로써 기간 특수를 확실하게 누리겠다는 브랜드들의 의도로 파악해 볼 수 있어요. ‘스몰 럭셔리’ 열풍과 더불어 크리스마스 등 선물 수요가 많은 연말, 연시를 공략하려는 전략입니다. 올해 해외여행객이 증가하면서 가방, 의류 등 고가 명품 수요는 줄어든 반면, 스몰 럭셔리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향수 수요는 여전히 높기 때문인데요.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5년 500억 원 수준이던 국내 향수 시장은 2025년 1조원 가까이의 수치에 도달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둘 째는 최근 경기 침체 여파로 겪게 된 매출 부진을 가격 인상으로 메우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있어요. 명품업체들은 코로나19 시기, 보복 소비 바람을 타고 호황기를 누렸으나 최근 그 기세가 꺾인 상황입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물론 미래 매출 부진이 예상되어 가격을 미리 올려놓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과도한 가격 인상은 되려 소비자의 지갑을 닫게 만들기 때문에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이 한계에 부딪힐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