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주차
추운 날씨 속에서도 패션을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액세서리가 등장했습니다. 목도리, 귀마개, 장갑과 같은 흔한 방한용품을 생각하셨나요? 아니면 마치 복면을 쓴 듯한 모양새인 바라클라바? 물론 바라클라바도 핫한 패션 아이템으로 떠올랐지만, 한 발 더 나아가 유수 명품 브랜드들은 앞다퉈 숄(Shawl)을 선보였습니다. 한편, 나를 위한 작은 사치를 일컫는 스몰 럭셔리 트렌드 확산으로 니치 향수가 각광받고 있어요. 패션 업계는 수익 확대를 위한 돌파구로 니치 향수 사업을 전개하며 브랜드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유치에도 노력을 쏟아붓고 있어요. 명품 소비 열기가 식고, K패션의 인기가 상승세를 탔기 때문입니다.
[트렌드] 올겨울을 더 따뜻하게 보내는 방법, ‘숄(Shawl)’

숄(Shwal)은 목과 어깨 주변에 걸치는 액세서리를 말합니다. 머플러 보다 크며 담요를 휘감은 듯한 실루엣이죠. 명품 패션 하우스들의 2023 가을/겨울 패션쇼를 살펴보면 숄의 진정한 매력을 알 수 있어요.
조용한 럭셔리의 대표 브랜드 더 로우는 캐시미어 소재의 숄을 공개했습니다.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뒷면에 트임 하나만 두어 한쪽 면을 끼울 수 있도록 해 실용성을 더했어요. 또, 동일한 컬러의 캐시미어 코트를 함께 매치해 고급스러운 올드머니 룩을 완성했습니다.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와 이탈리아 브랜드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가장자리에 장식된 수술로 포인트를 줬는데요. 숄을 어깨 너머로 휙 넘긴 마이클 코어스는 미국 서부가 생각나는 웨스턴 룩 느낌으로,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숄을 망토처럼 둘러 우아하게 표현했습니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에트로는 보헤미안 스타일을 표방하는 룩들을 선보였습니다. 자유분방하고 사회의 관습에 구애되지 않는 방랑자, 예술가 등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한 보헤미안은 화려한 패턴과 레이어링이 특징인데요. 숄 역시 다채로운 체크 패턴과 컬러가 돋보이는 디자인으로 완성해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또 맥시스커트, 사이하이 부츠와 함께 숄을 조합하며 2023 F/W 시즌 키(key) 아이템들을 한 눈에 담아놓았어요. 미니멀, 클래식, 테일러링 등 간결하고 절제된 패션에 집중하고 있는 추세지만 에트로는 그들만의 뉴 보헤미안 룩으로 매력적인 컬렉션 테마를 구축했습니다.

딱 붙는 팬츠와 펜슬 스커트, 뾰족한 스틸레토 힐, 강렬한 보잉 선글라스까지. 파워풀한 커리어 우먼 룩을 선보인 생 로랑은 숄 역시 범상치 않았습니다. 어깨를 따라 유려하게 흐르는 숄은 그리스 로마시대를 생각나게 했는데요. 메탈 링을 사용해 숄을 고정하여 은은한 멋을 살렸습니다. 또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각기 다른 소재를 사용했다는 것인데요. 알파카, 울, 모헤어 소재가 뒤섞인 숄은 체크패턴으로 펑키하면서도 포근한 매력을 발산했습니다. 벨벳과 실크 새틴 소재를 양면으로 사용한 숄과 램스킨 가죽 소재를 사용한 숄은 올블랙 컬러로 시크하고 세련된 느낌을 자아냈죠. 이렇듯 같은 숄이라도 소재를 달리 하면 더욱 풍성한 룩을 만들어낼 수 있답니다. 머플러와 담요 그 사이에서 이제 액세서리가 아닌 아우터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숄. 매서운 추위를 이겨낼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해 보세요.
[산업] 스몰 럭셔리 트렌드, 니치 향수 시장을 넓히다

니치 향수의 인기가 나날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패션 업계는 수익 확대를 위한 돌파구로 향수와 같은 사업을 선택, 브랜드를 확보하려는 등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브랜드 판권을 공격적으로 확보하며 ‘바이레도’, ‘딥디크’, ‘산타마리아노벨라’ 등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한섬도 지난해 2월 니치 향수 편집숍 조보이(JOVOY)를 론칭했고, 신라면세점은 인터넷면세점에 향수 전문관 ‘퍼퓸바(Perfume Bar)’을 선보이는 등 니치 향수 시장에 도전장을 냈어요.
니치 향수 시장이 점차 넓어지는 이유로는 스몰 럭셔리 트렌드를 꼽을 수 있는데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명품을 소유하는 스몰 럭셔리 현상이 고급 향수를 찾는 소비자와 맞물리면서 니치 향수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것입니다. 고가의 가격에도 거뜬히 지갑을 여는 구매자들의 소비 양상에 니치 향수의 가격대는 20~30만 원에서 100만 원대까지 치솟고 있는데요. 업계 관계자는 “니치향수의 인기는 경기 불황도 비껴간다”며 “나를 위한 소비에 투자하는 MZ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잘 반영한 대표적인 스몰 럭셔리 제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산업] 해외 명품 수요 하락, K패션 제대로 상승세!

유통 업계가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을 적극적으로 입점시키고 있습니다. 고물가, 고금리 영향으로 명품 소비 열기가 식고, K패션의 인기가 상승세를 탔기 때문인데요. 엔데믹을 맞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소비가 분산된 점도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이에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에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가성비를 챙기려는 소비 양상이 나타나면서 MZ세대를 주타깃으로 한 매장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롯데백화점 본점은 마뗑킴, 렉토, 엔더슨벨을 연이어 오픈했으며, 신세계백화점은 부산 센텀시티점에 뉴 컨펨포러리 전문관을 만들고 47개의 매장 중 23개를 K패션 브랜드로 가득 메웠어요. 더현대 서울은 개점 이후 약 2년 3개월간 쿠어, 디스이즈네버댓, 미스치프, 세터 등 총 200여개의 국내 신진 패션 브랜드를 선보이며 MZ세대 유입을 이끌었습니다. 가족 단위의 방문객을 타깃으로 하던 아울렛 역시 2030세대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우영미, 바버, 메종마레 등을 입점하며 재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명품에서 K패션 중심으로의 매장 재편은 계속될 예정인데요.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는 것은 물론 2·30대 멤버십 가입자가 폭증하는 등 브랜드 재편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해외 명품 브랜드가 1층에 자리 잡고 있느냐가 백화점 경쟁력으로 평가되던 시절은 갔다”며 “국내 브랜드 중심으로의 재편으로 트렌드와 발맞추는 최고 수준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