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년마다 단 한번의 조정… 작게 빛나는 아름다움
입력 2023.11.17 10:38

바쉐론 콘스탄틴 VACHERON CONSTANTIN 오버시즈

바쉐론 콘스탄틴 오버시즈 문 페이즈 레트로그레이드 데이트를 착용한 모습. /바쉐론 콘스탄틴 제공

시계에 대해 잘 모르는 이라도 이름 몇 개만 알아두면 ‘시계를 좀 아는’ 이로 보이게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의 버킨·켈리백 외에도 린디나 콘스탄스처럼 ‘뜨는’ 라인 명칭을 한두개 정도 읊으면 좀 달라보인달까. 브랜드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것 까진 아니더라도, 그게 뭔지도 모르고 ‘너도나도’식으로 따라 줄서는 수준은 최소한 벗어난 듯하다는 얘기다.
오버시즈 문 페이즈 레트로그레이드 데이트.

그런 면에서 스위스 하이엔드 시계브랜드 바쉐론 콘스탄틴의 오버시즈(Overseas)는 이름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남들과 차별화하기에 특히 적합한 제품군 중 하나다. 268년 역사가 주는 정통성도 한 몫하지만, ‘바쉐론 콘스탄틴 오버시즈’가 마치 한 브랜드처럼 느껴질 만큼 시계 수집가나 마니아들 사이에선 인기를 끌기 때문이다. 세상을 향해 뻗어간다는 그 명칭(Overseas·해외)에 걸맞게 지난 1996년 등장하자 마자 5대양을 휘저으며 전 세계 대륙을 사로잡았다. 그만큼 소유하는데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1977년 브랜드 창립 222주년을 맞이해 출시한 경쾌하면서도 빈틈없이 단정한 스포츠라인인 ‘222′가 오버시즈의 모태. 지난해 이를 완벽하게 재현해 18K 3N 옐로 골드로 선보인 ‘히스토릭 222′는 세계적인 시계전문매체 호딩키를 비롯해 각종 매체들이 ‘올해의 시계’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마치 르네상스 예술가들의 마스터피스를 보는 듯 형태감이나 비례, 절제미 모든 부분에서 흠 잡을 데 없다는 평가다.
◇122년마다 단 한번의 조정만 필요한 문 페이즈
바쉐론 콘스탄틴은 지난해 세계적인 시계박람회인 워치스&원더스에서 오버시즈 라인에 가장 상징적인 컴플리케이션(복잡시계) 중 하나로 꼽히는 ‘투르비용(중력으로 발생하는 오차를 보정하는 장치)’을 적용한 ‘오버시즈 투르비용 스켈레톤’ 시계와 제네바 고급시계 그랑프리에서 각종 상을 수상한 ‘퍼페추얼 캘린더’에서 한층 더 나아간 ‘오버시즈 퍼페추얼 캘린더 울트라-씬 스켈레톤’을 선보여 또 한번 마니아 층을 들썩인바 있다.
올해 또 다시 그간 쉽게 시도하지 않은 분야에 도전한 것이 바로 ‘오버시즈 문 페이즈 레트로그레이드 데이트’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스타일 앤 헤리티지 디렉터 크리스티앙 셀모니는 “레트로그레이드 데이트의 전통적인 기능과 컴플리케이션 및 정밀한 문 페이즈 디스플레이를 통합하기 위한 연구 및 개발에 3년이 걸렸다”면서 “일반적인 문 페이즈 기능에 비해 훨씬 정교하고 정확하게 제작된 문 페이즈 메커니즘은 135개의 톱니 휠로 구성돼 매우 정확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 제품의 문 페이즈 메커니즘과 실제 달의 공전 주기 사이의 오차가 122년에 단 하루에 불과하다고.
월령으로 알려진 이 컴플리케이션은 정확히 29일 12시간 45분을 기준으로 지구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달의 실제 주기를 반영하며, 이 정확한 문 페이즈의 메커니즘은 122년마다 단 하루만의 조정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즉, 일반적인 인류의 인생주기 동안에는 조정할 필요 없이 정확한 문 페이즈를 구동하고, 다음 세대에 또 그 다음 세대에 대물림 했을 때 후대에서나 그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기계식 시계로는 완벽하게 구현하는 게 불가능에 가까운 정확성에 더 정확하게 다가간 것 뿐만 아니라 대를 물려줄만한 가치까지 포함한 것이다.
직경41mm의 스틸 소재 케이스 중심부에는 컬렉션 최초로 레트로그레이드 데이트와 정확한 문 페이즈를 결합한 인하우스 칼리버 2460 R31L/2로 구동하고 있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상징인 말테 크로스를 연상시키는 6면 베젤, 홈이 파진 크라운, 수퍼 루미노바가 적용된 아워 마커와 핸즈 등 오버시즈 컬렉션 특유의 요소들 역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스틸 외에 추가로 제공되는 2개의 카프스킨 레더 및 블루 러버 소재의 스트랩으로 손쉽게 바꿔 착용할 수 있다.
오버시즈 투르비용 스켈레톤.

오버시즈 퍼페추얼 캘린더 울트라-씬 스켈레톤.


◇남자의 작은 것도 아름답다
흔한 농담으로 ‘작고 반짝일수록 더 좋다’고들 하지만 최근 시계 트렌드를 보면 이 문장은 단지 우스개소리가 아니다. 한때 손목을 뒤덮고도 남을 만한 사이즈의 다이얼이 인기를 끌었지만, 요즘엔 ‘작은 얼굴’(작아진 다이얼)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를 선도하는 것이 올해 바쉐론 콘스탄틴에서 선보인 오버시즈 셀프와인딩 신제품. 직경 34.5mm와 35mm 로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작은 시계 트렌드가 돌아왔다”고 전했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오버시즈 신제품을 실제 착용해 보니 남성용으로는 36mm가 스포티한 시계의 마지노선이라 생각했던 편견이 사라지고, 1mm를 더 줄일 수 있는 제품을 기꺼이 맞이하게 됐다는 설명이었다. 흔히 작은 사이즈는 여성용이라고 하지만 이 제품은 남녀공용. 남성들에게도 작은 것이 충분히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스틸 및 핑크 골드 소재, 젬 세팅되거나 세팅되지 않은 버전, 선버스트 블루 또는 핑크 래커 다이얼의 조합으로 만나는 4가지 레퍼런스로 젬 세팅되지 않은 경우 직경 34.5mm로, 젬 세팅 모델의 경우 직경 35mm로 출시됐다. 메종의 스타일 앤 헤리티지 디렉터 크리스티앙 셀모니는 “케이스 사이즈는 동일하지만, 베젤의 크기를 살짝 키워 충분한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최적의 빛의 굴절을 구현하는 프롱 세팅을 적용할 수 있었다”면서 “다이아몬드 캐럿 중량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베젤의 크기를 조정하면서 다이아몬드를 2줄로 세팅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모델에 따라 18K 5N 핑크 골드 또는 스틸 소재의 일체형 메탈 브레이슬릿이 장착되며, 이외에도 손쉽게 교체 가능한 핀 버클 또는 폴딩 버클이 장착된 레더 및 러버 스트랩이 함께 제공된다. 40시간 파워 리저브. 칼리버 1088/1과 오버시즈 컬렉션의 상징적인 윈드로즈(풍배도·風配圖) 모양을 장식한 22K 골드 로터가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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