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즈 오브 펜디, 스테파노 필라티의 매혹적인 컬렉션
입력 2023.11.01 08:51

저 모델 혹시 디자이너 스테파노 필라티(Stefano Pilati)? 가수이자 프로듀서인 퍼렐 윌리엄스의 디자이너 데뷔쇼로 2024 봄/여름 남성복 패션위크 최고의 화제였던 루이 비통 남성복 패션쇼. 퍼렐의 상징과도 같은 티파니의 커스텀 선글라스에서 영감 받은 진주 장식 프레임의 선글라스를 끼고, 다미에(Damier: 정사각형 격자무늬의 루이 비통 대표 패턴) 패턴 재킷과 주름 스커트에 ‘스피디(Speedy)’ 백(원통 모양의 루이 비통 대표백)을 들고 런웨이를 걷는 모델을 보고, 많은 관객들이 두 눈을 크게 떴다. 스테파노 필라티가 루이 비통 패션쇼의 모델로 등장한다는 소식을 듣고 언제 그가 나올지 기대하고 있었는데, 바로 그 파격적인 스커트 룩의 모델이 디자이너 스테파노 필라티였다.
디자이너 스테파노 필라티는 가수이자 프로듀서인 퍼렐 윌리엄스의 데뷔쇼인 2024 봄/여름 루이 비통 남성복 컬렉션의 모델로 서서 화제가 됐다. 루이 비통 홈페이지.

조르지오 아르마니, 프라다 등 유명 패션 하우스를 거쳐 2012년까지 생로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한 후 에르메네질도 제냐로 자리를 옮긴, 화려한 프로필을 자랑하는 스테파노 필라티. 그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절에 톰 포드만큼 손꼽히는 멋진 댄디 룩으로 갈채를 받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따라잡고 싶은 스타일의 정석을 보여주곤 했다. 이 멋쟁이 디자이너는 제냐를 떠난 후 베를린으로 훌쩍 떠났고, 2018년 ‘노 젠더(No Gender)’ 컨셉의 남성복 브랜드 ‘랜덤 아이덴티티즈(Random Identities)’를 런칭했다. 세련되고 댄디한 남성복의 기본 위에 남성복과 여성복을 자유롭게 오가는 ‘랜덤 아이덴티티즈’는 스테파노 필라티의 패션 아이덴티티 그 자체다.
생로랑과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약한 스테파노 필라티. 2018년 ‘노 젠더(No Gender)’ 컨셉의 남성복 브랜드 ‘랜덤 아이덴티티즈(Random Identities)’를 런칭했다. 랜덤 아이덴티티즈 인스타그램.

베를린에서 자유로운 행보를 보여준 그는 2024 봄/여름 루이 비통 남성복 패션쇼 런웨이에 등장했고, 킴 존스의 디올 남성 패션쇼에 게스트로 참석했다. 그 후 6월부터 스테파노 필라티가 펜디와 협업할 거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며 패션계에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그리고 드디어 10월 26일, 스테파노 필라티와 펜디가 협업한 ‘프렌즈 오브 펜디(Friends of Fendi)’의 첫 프로젝트가 공개됐다. ‘프렌즈 오브 펜디’는 펜디의 여성복 및 꾸뛰르 아티스틱 디렉터인 킴 존스와 펜디의 액세서리 및 남성복 아티스틱 디렉터인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가 함께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유연하게 떨어지는 실루엣이 우아한 스테파노 필라티와 펜디 협업의 윈터 2023-2024 컬렉션 블랙 드레스. 펜디 제공.

깊게 파인 브이 넥 디자인이 눈에 띄는 스테파노 필라티와 펜디 협업의 윈터 2023-2024 컬렉션 드레스. 펜디 제공.

스테파노 필라티의 탁월한 테일러링이 돋보이는 수트 룩. 펜디의 아이코닉 백인 ‘바게트(Baguette)’ 백을 새롭게 재해석했다. 펜디 제공.

킴 존스는 디자이너로서 스테파노 필라티를 매우 존경하고, 그의 작품 속에서 많은 영감을 받곤 한다고 말했다. 킴 존스와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는 모든 권한을 주고, 필라티만의 시선으로 펜디를 마음껏 해석하게 했다. 이런 전폭적인 지지 속에 다양한 카테고리를 넘나드는 42개의 룩이 창조됐다. 커팅과 테일러링의 귀재 답게 남성적인 테일러링에 꾸뛰르의 부드러운 곡선을 조화시켰다. 1920년대 여성들의 슬립, 블라우스, 리틀 블랙 드레스, 홀터넥 셔츠 등이 필라티만의 터치로 재탄생됐다. 남성과 여성 스타일을 오가는 젠더 플루이드(Gender Fluid) 또는 노 젠더(No Gender)를 추구하는 스테파노 필라티는 1920년대 무드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펜디의 상징인 ‘바게트(Baguette)’ 백과 ‘피카부(Peekaboo)’ 백을 재해석했고, 펜디의 아이코닉한 더블 F 로고를 블라우스와 코트에 새겼다. 스테파노 필라티의 매혹적인 테일러링과 디자인을 사랑했던 팬들은 이번 펜디와의 협업 컬렉션에 환호하게 될 것이다.
청담동의 펜디 플래그십 스토어 ‘팔라초 펜디 서울(Palazzo Fendi Seoul)’에서 진행된 런칭 행사에 참석한 펜디의 앰버서더 안유진. 펜디 제공.

기은세는 스테파노 필라티와 펜디 협업의 윈터 2023-2024 컬렉션의 대표 룩 중 하나인 남성적인 테일러링의 수트 룩을 입고 참석했다. 펜디 제공.

부드럽게 흐르는 실루엣의 재킷과 팬츠, 펜디의 아이코닉 백인 ‘피카부(Peekaboo)’ 백을 크로스숄더 백으로 연출한 더보이즈의 주연. 펜디 제공

이 화제의 스테파노 필라티와 펜디 협업의 윈터 2023-2024 컬렉션 런칭을 기념해, 10월 25일 청담동의 펜디 플래그십 스토어 ‘팔라초 펜디 서울(Palazzo Fendi Seoul)’에서 행사가 진행됐다. 펜디의 앰버서더 안유진과 가수 더보이즈의 주연, 배우 김영광, 기은세 등이 이 특별한 컬렉션 룩을 입고 참석했다. 펜디 윈터 2023-2024 컬렉션은 전 세계 펜디 매장과 온라인 스토어에서 10월 26일부터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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