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주차
지난주 부티크 레터에서 소개해 드린 맥시스커트 기억하시나요? 발목에서 찰랑거리는 긴 기장감이 매력이었죠. 이에 질세라 바닥을 질질 끌고 다니는 바지도 등장했습니다. 바로 ‘퍼들 팬츠(Puddle pants)’인데요. 신발이 잘 안 보일 정도의 길쭉한 실루엣으로 런웨이를 활보했습니다. 다양한 실루엣의 퍼들 팬츠가 패션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어요. 한편, 규모 있는 패션 플랫폼뿐만 아니라 해외 럭셔리 브랜드들까지 서울이 아닌 지방 도시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낙점하고 있습니다. 주로 대구와 부산 그리고 제주도가 많이 선택되고 있는데요. 지방 도시의 저렴한 임차료, 관광객으로 인한 높은 구매력 등이 원인으로 나타났습니다.
[트렌드] 내 발에 고인 물웅덩이,
퍼들 팬츠(Puddle pants)!

지금 패션계는 ‘롱(long)’에 심취해있습니다. 지난여름에는 무릎까지 올라오는 롱부츠가 시즌 리스패션으로 유행이었는데요. 이제 날씨가 추워지면서 옷이 더 길어졌습니다. 지난주 부티크 레터에서 소개해 드린 발목을 웃도는 긴 기장의 맥시스커트가 그 예시 중 하나죠. 곧 길거리에서 보일 롱코트도요. 심지어 2023 가을/겨울과 2024 봄/여름 패션쇼에서는 바닥을 질질 끌고 다니는 바지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퍼들 팬츠(Puddle pants)’인데요. 퍼들(puddle)은 물웅덩이를 뜻하는 단어로 바지의 밑단이 발목에 주름지며 생기는 모양을 닮아 붙여진 이름입니다. 길이, 주름의 모양새, 소재 등에 따라 그 느낌이 다양한 게 매력이죠.

2023 가을/겨울 컬렉션에서는 다채로운 데님 퍼들 팬츠가 런웨이를 장식했습니다. 먼저 MM6 메종 마르지엘라는 심플한 일자핏의 퍼들 팬츠를 선보였어요. 밑단이 헤져있는 디테일이 바닥에 끌리는 바지의 느낌을 한층 더 살려줬습니다. 퍼들 팬츠는 신발이 삐죽 튀어나온 연출을 보는 재미가 있는데요. 그래서 어떤 신발을 매치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운동화도 좋지만 MM6 메종 마르지엘라처럼 앞코가 뾰족한 신발을 신어주면 룩에 포인트를 줄 수 있어요.
항상 독특한 제품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발렌시아가는 퍼들 팬츠에도 색다른 변주를 줬습니다. 가만히 서있으면 통 넓은 바지처럼 보이지만, 걷는 순간 측면에 또 다른 바지가 흩날리죠. 데님으로 유명한 신명품 브랜드 디젤(Diesel)은 슬림한 형태의 부츠컷 퍼들 팬츠를 공개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바지와 같은 색의 데님 힐이 함께 결합되어 있다는 겁니다. 덕분에 정말 고여있는 듯한 바지 주름이 완성됐어요.

2024 봄/여름 컬렉션에 나타난 퍼들 팬츠는 격식 있는 수트 스타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아미(Ami)는 오버사이즈 재킷에 조끼, 헐렁한 퍼들 팬츠까지 삼박자를 갖추어 여유롭고 세련된 테일러링을 완성했어요. 반면, 영국 디자이너 브랜드 빅토리아 베컴(Victoria Beckham)은 몸에 딱 떨어지는 재킷에 퍼들 팬츠로 깔끔하고 단정하게 표현했습니다. 퍼들 팬츠 길이 자체도 길지만 배를 살짝 드러내 다리를 한층 더 길어 보이게 했죠. 생 로랑은 하늘하늘한 시스루 소재의 퍼들 팬츠로 걸을 때마다 몸을 휘감는 유연한 실루엣을 보여줬습니다. 또, 벨트로 중심을 잡아주어 시크하고 고급스러운 룩을 만들어줬어요. 바닥 청소하냐는 핀잔을 들을지도 모르지만, 확실한 건 여러 패션쇼 런웨이를 장악할 만큼 멋스러운 바지로 자리매김했다는 겁니다. 여러분도 퍼들 팬츠의 매력을 직접 느껴보세요.
[산업] 지방 도시, 오프라인 매장의 메카로 떠오르다!

오프라인 매장 산업에 큰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그동안 서울을 위주로 플래그십 스토어가 열렸는데요. 최근에는 먼 지방 도시에 플래그십 스토어가 몰리고 있습니다. 특히 대구와 부산 그리고 제주도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는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오프라인 매장을 대구 동성로에 오픈했습니다. 개장 이후 3일간 약 2만 8000명이 방문했으며, 누적 매출액 3억 8000만 원을 기록했어요. 신세계그룹 계열 패션 플랫폼 W컨셉은 신세계 강남점·경기점·대구점에 이어 부산 센텀시티점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습니다. 해외 명품 브랜드들은 제주도를 시험대로 삼고 있는데요. 불가리는 제주 JW메리어트 호텔에 지난 10월 17일까지 팝업 스토어를 오픈했으며, 샤넬은 내달부터 제주 신라호텔에 팝업 매장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들이 지방 도시를 주목하는 이유는 ‘저렴한 임차료’과 ‘높은 구매력’ 때문입니다. 팝업 스토어의 성지라 불리는 서울 성수동의 일주일 팝업스토어 단가가 1억 원을 넘긴 요즘, 지방의 저렴한 임차료는 브랜드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데요. 이에 한 패션 브랜드 관계자는 “서울에 비해 싼 가격에 규모 있는 부지를 선점할 수 있어 가성비가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도심 크기도 작기 때문에 유행 확산에도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죠.
뿐만 아니라 그중에서도 대구 동성로, 부산 센텀시티 등은 여행지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관광객은 물론 20~30대가 많이 몰리는 지역이기 때문에 소비자 씀씀이 역시 수도권 못지않게 크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의 확산과 초(超)단거리 생활권 확장 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어요. 검색만 하면 어디든지 찾아갈 수 있고 KTX나 SRT 등으로 전국이 1일 생활권이 되면서 추가 유동인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