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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람, 겨울은 아직 멀리 있는데, 사랑할수록 깊어가는 슬픔에, 눈물은 향기로운 꿈이었나….”(패티 김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잊지는 말아요 함께 했던 날들, 눈물이 날 때면 그대 뒤를 돌아보면 돼요, 아프지 말아요 쓸쓸한 마음에, 힘든 일이 참 많았죠 그대에겐, 내가 곁에 있을게요, 그댈 위해 노래할게요….”(임영웅 ‘우리들의 블루스’) “니가 없는 거리에는 내가 할 일이 없어서, 마냥 걷다 걷다보면 추억을 가끔 마주치지, 떠오르는 너의 모습 내 살아나는 그리움 한번에, 참 잊기힘든 사람이란 걸 또 한번 느껴지는 하루….”(성시경 ‘거리에서’)
각종 온라인에서 가을에 듣기 좋은 노래들을 찾아봤습니다. 많은 노래들이 쓸쓸함, 그리움을 담고 있더군요. 어느덧 선선해진 바람이 목덜미를 스칠 때, 지나온 그 자리만큼의 헛헛함도 함께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편지’라는 단어도 노래 가사나 제목에서 자주 발견됩니다. 수신자가 없을지라도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고 싶어서겠지요. 한 해의 절반 이상을 보내고, 끝을 향해가는 그 사이에서 자신을 문득 뒤돌아 보게 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여름이 고단해서였는지, 그래도 이 가을이 무척이나 반갑습니다. 그리움은 잠시 접어두고, 어제보다 조금은 나아질, 조금은 달라질, 조금은 충만해질 오늘을 그려보려 합니다. ‘더부티크’에서 이번 가을을 맞이하는 새 제품들을 살펴보았는데요, 가을을 닮은 색상이 눈에 띄더군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빛날 수 있다는 걸 다시 깨달은 건, 얼마 전 작고한 ‘사랑의 시인’ 김남조의 ‘가을 햇볕에’를 마주하면서입니다. 아흔여섯으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펜을 놓지 않았던 시인이 3년 전인 아흔셋에 쓴 작품입니다.
“다시 가을입니다. 긴 꼬리연이 공중에 연필그림을 그립니다. 아름다워서 고맙습니다. 우리의 복입니다. 가을엔 이별도 눈부십니다. 연인들의 절통한 가슴앓이도. 지금 세상에선 수려한 작품입니다. 다시 만나라는 나의 축원도. 이 가을엔 진심이 한도에 닿은듯 합니다. 그간에 여러 번 가을이 왔었는데. 또 가을이 수북하게 왔습니다. 이래도 되는지요. 빛 부시어 과분한거 아닌지요.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나의 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