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시즌 여자들은 새로운 백과 사랑에 빠지곤 한다. 이번 시즌엔 어떤 스타일들이 백 컬렉터들의 선택을 받을까? 올드 머니 패션이라고도 불리는 ‘조용한 럭셔리’의 유행이 백 트렌드에도 영향을 미쳤다.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헐렁한 청바지, 그레이 티셔츠, 블랙 테일러드 코트, 화이트 셔츠 등이 패션 스트리트를 채우며, 이 클래식들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디자인들이 백 러버들의 흠모를 받을 예정이다. 프라다의 탑 핸들 백이나 페라가모의 푹신한 파우치, 톰 포드 시대의 홀스빗(horsebit) 클러치를 부활시킨 구찌 등 현재 유행하는 럭셔리 백들의 우아한 자태를 감상해본다.

트루 레드 백
디자이너들은 숄더백부터 헐렁한 클러치, 크로스바디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불타는 듯한 빨간 가방을 런웨이에 올렸다. 페라가모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막시밀리안 데이비스(Maximilian Davis)는 페라가모에서의 두 번째 컬렉션을 위해, 의상과 액세서리 모두를 시그니처 레드로 물들였다. 특히 백 컬렉터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은 디자인은 모델들의 팔 부분에 자리잡은 새빨간 백이다. 그 외 발렌티노와 마르니 등의 패션쇼에는 선명한 레드 컬러의 의상과 함께 레드 백을 매치시킨 ‘올 레드 룩’이 연이어 행진했다. 이런 ‘올 레드 룩’보다는 페라가모 패션쇼에서처럼 ‘올 블랙 룩’에 레드 백으로 포인트를 주는 스타일링이 더 현실적인 일상의 ‘리얼 룩’이 될 것이다.



고전적인 탑 핸들 백
프라다는 늘 백 컬렉터들의 주목을 받는 브랜드다. 매 시즌 주목할 만한 백 디자인을 제시해온, 뛰어난 백 트렌드의 창조자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단연 눈에 띄는 디자인은 고전적인 탑 핸들 백이다. 프라다와 함께 라프 시몬스의 2023 가을/겨울 컬렉션의 핵심 테마로 등장했다. 구조화되고 여성스러운 탑 핸들 백은 클래식한 블랙과 브라운뿐만 아니라 버터 같은 노란색과 달콤한 핑크색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페라가모와 디올에도 완벽한 라인의 탑 핸들 백이 등장해 백 컬렉터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메탈 체인 핸들 백
메탈 체인 핸들은 이번 시즌 로에베, 빅토리아 베컴, 루이 비통 등의 백 디자인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이 메탈 체인은 백의 존재감을 빛내주는 고급 주얼리와도 같다. 또한 백을 넘어 패션 스타일 전체를 돋보이게 하는 주얼리가 되기도 한다. 청바지와 화이트 셔츠를 매치시킨 가장 단순한 룩 조차도 메탈 체인 핸들 백 하나만 더해주면, 스타일리시해지곤 한다. 화이트 팬츠와 블랙 롱코트의 클래식 룩에 메탈 체인이 달린 진한 그린 컬러의 악어가죽 클러치 백을 매치시킨 빅토리아 베컴의 스타일링이 좋은 예다.



클러치 백의 귀환
지난 몇 년 동안 클러치 백은 유행의 백스테이지로 잠시 물러난 듯 보였다. 그리고 이번 시즌 다시 런웨이의 주인공으로 다시 초대됐다. 패션 스트리트를 온통 클러치 백으로 채웠던 시즌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매력적이다. 클러치 백은 드는 애티튜드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데, 신경쓰지 않고 무심하게 든 듯 연출하는 것이 포인트다. 사이즈에 따라 옆구리에 끼워 들 수 있고, 손으로 가볍게 쥘 수도 있다. 미우미우는 클러치 백을 옆구리에 낀 후 손바닥에 태연하게 얹는 연출을 보여주었다.



유연한 소프트 백
정교하고 구조적인 백들과 대조적인 소프트 백들도 이번 런웨이에 넘쳐났다. 이번 시즌의 소프트 백은 매우 부드럽고 유연하여 베개로도 사용할 수 있을 듯 보일 정도다. 백을 쥐거나 드는 방법에 따라 모양이 자유롭게 변화하는 것이 매력이기도 하다. 또한 이 소프트 백은 구조적인 탑 핸들 백만큼 ‘조용한 클래식’의 멋진 파트너가 되어준다.



우아한 버킷 백
유난히 ‘올 블랙 룩’으로 가득 찼던 2023년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지방시가 패션 전문가들의 환호를 받았다. 아름다운 타이 디테일의 블랙 블라우스를 넓은 맥시 스커트와 입고 우아한 블랙 가죽 버킷 백을 매치시켰는데, 이 버킷 백은 의상을 완벽하게 강조해주었다. 또한 유돈 초이, 파코 라반느, 에르메스 패션쇼에선 섬세한 스터드(stud: 못 모양의 금속 장식)나 금속 하드웨어 장식의 버킷 백이 시선을 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