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모음zip’ 이란 표현이 일상어가 됐다. 모음집의 ‘집’과 압축 파일의 확장명인 ‘zip’의 합성어로, 가장 핵심적인 것들만 압축해서 모았다는 의미다. 이번 가을 패션 유행의 ‘모음zip’은 어떤 아이템들로 압축될 수 있을까? 더 부티크의 안목으로 필터링된 유행 아이템들이 이번 가을 쇼핑의 결정장애를 도와줄 것이다.


■아빠 운동화 또는 착한 운동화
‘아빠 운동화’라는 닉네임을 선사 받은 트레일화(trail shoes: 하이킹을 위한 아웃도어 슈즈)의 인기는 보테가베네타, 랄프로렌, 루이비통 등의 럭셔리 브랜드들에서도 아웃도어 슈즈들이 쏟아져 나오게 했다. 실제 하이킹이나 가벼운 등산을 위해서 신을 수도 있지만, 지금 패션 인플루언서들은 도시 한가운데에서 트레일화로 멋진 스타일을 연출하고 있다. 트레일화의 투박함이 여전히 부담스럽다면 착한 운동화에 눈을 돌려봐도 좋다. 친환경 에코 슈즈로 실리콘 밸리 유명 인사들과 할리우드 스타들에게 사랑받은 올버즈(allbirds)가 다시 패션 스트리트로 돌아올 준비를 갖췄다. 9월 말, 스타필드 하남점 매장 오픈 소식을 전하고 있다.

■격식 없을 만난 뉴 프레피 룩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 학교 학생들의 프레피(Preppie)룩이 올드 머니 패션의 유행을 타고 계속 트렌드의 궤도 중심을 지키고 있다. 이번 가을 버전은 다양한 캐주얼 아이템들과 믹스 앤 매치해서 연출하는 것이다. 폭이 넓은 와이드 레그의 청바지, 스포티한 스웨트셔츠(sweat shirts: 면 소재의 라운드넥 티셔츠), 야구 모자 등과 스타일링 되기도 한다. 앤아더스토리즈(& Other Stories)는 블랙 그레이 컬러의 트위드 셋업(set up: 상의와 하의가 세트 되는 패션)부터 블라우스, 와이드한 실루엣의 바지 등으로 프레피 룩을 새롭게 해석한 캡슐 컬렉션(capsule collection: 작은 규모라 자주 발표하는 컬렉션)을 발표하기도 했다.

■클래식 트렌치코트
올드 머니 패션의 유행은 다양한 클래식 아이템의 인기를 끌어가고 있다. 트렌치코트는 유행을 타지 않고 가을 시즌 마다 다양한 스타일로 재해석되어 등장하는 아이템이지만, 이번 시즌은 올드 머니 패션의 유행을 타고 더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유명 패션 인플루언서들의 트렌치코트 스타일링을 보면, 화이트 셔츠, 폭이 넓은 와이드 레그의 팬츠와 함께 입는 등 스타일링에서도 클래식의 규칙을 지켜가고 있다. 이번 가을만큼은 해체된 디자인 보다는 트렌치코트 본연의 디자인에 가까운 클래식한 트렌치를 선택해 본다.

■강아지를 위한 니트
가을의 필수 아이템인 니트가 세련된 패션 펫들을 위해서도 디자인되고 있다. 이번에 만약 사랑하는 반려견들과 시밀러 룩(similar look: 상대방과 비슷한 스타일을 매치시키는 룩)을 연출하고 싶다면, 니트 아이템을 선택해 본다. 노르딕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아르켓(ARKET)의 새로운 도그(dog) 컬렉션에서도 니트가 눈에 띈다. 구찌 펫 컬렉션에도 구찌의 심볼 인터로킹 G 로고의 스웨터를 선보였다.

■와이드 레그 팬츠
청바지이든 수트 팬츠이든 아직도 넓은 폭의 와이드 레그(wide leg) 팬츠가 하나도 없다면, 이번 가을에는 꼭 드레스 룸에 하나 걸어둬야 할 것이다. 이 와이드 레그 팬츠의 매력은 팬츠 하나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셔츠, 재킷, 점퍼 무엇을 상의에 입든 와이드 레그 팬츠 하나만으로 매우 스타일리시해 보일 수 있다. 특히 스타일에서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이들이라면 와이드 레그 팬츠가 더욱 이상적이다.

■맥시 데님 스커트
이번 가을 단 하나의 스커트를 사라고 하면 긴 길이의 맥시 데님 스커트를 손꼽을 수 있다. 여러 패션쇼의 런웨이에서 눈에 띄기도 했지만, 셀레브리티들의 일상의 데일리 패션에서 더 자주 눈에 띄고 있다. 트위드 재킷과 함께 고전적으로 연출되거나 티셔츠나 점퍼들과 캐주얼하게 스타일링 되기도 한다. 스웨터나 가죽 재킷들과도 근사한 조화를 이룬다. 무엇보다 발목 높이의 부츠부터 롱 부츠까지, 또한 이번 가을 유행이 예고된 투박한 워커 부츠와도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