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패션계는 기존의 통념을 깨부수고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홈웨어인 수면바지를 두고 외출 허용 범위 논란이 일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요. 지금은 조금 더 과감한 흐름이 포착됐습니다. 잠을 잘 때만 입는 파자마가 외출복으로 떠오른 건데요. 시스루와 팬츠리스 패션에 이어 쿨하고 편한 스타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한편, 해외 명품 브랜드가 장악하던 패션계에 국내 브랜드들이 하나 둘 주목받고 있어요. 이는 브랜드의 정체성과 디자인이 MZ 세대가 인스타그램에서 추구하는 방향에 부합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작년에 이어 연달아 한국에서 개최되는 아트페어에 유통업계가 공격적인 아트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아트페어 관객이 주변 백화점이나 호텔 등에 방문하는 ‘몰링(Malling)’ 현상을 노리기 위해서입니다.
[트렌드] 잔소리 듣던 잠옷 차림,
패션으로 돌아오다!

패션의 세계는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나 옷 좀 입는다 하는 패션 피플들이 방금 자다 일어난 듯 파자마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거든요. 단정하고 고급스러운 상류층 스타일의 올드 머니 패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말이죠. 속이 비치는 시스루 패션에 이어 언더웨어만 입는 팬츠리스 트렌드가 쿨한 스타일로 인정받으면서 파자마도 일상복으로 떠오른 건데요. 켄달 제너의 파격적인 팬츠리스 룩과는 조금 결이 다릅니다. 남성 트렁크 속옷이 생각나는 헐렁한 복서 쇼츠 파자마는 오히려 편안하고 부담 없이 스타일링 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이죠. 잠옷을 입고 나왔냐는 핀잔을 들을지도 모르지만 외출복으로 손색없을 정도로 여러 파자마 코디법이 등장했습니다.

우선, 근본 파자마 룩은 위아래를 맞춰 입는 셋업 스타일입니다. 후줄근해 보이지 않기 위해서는 가방과 신발을 신경 쓰면 되는데요. 보테가 베네타는 2023 겨울 컬렉션에서 스트라이프 잠옷에 양말처럼 보이는 부츠와 가죽 가방을 매치해 선보였습니다. 만약 줄무늬 잠옷이 질린다면 체크무늬 잠옷 스타일로 사랑스러움을 더해보세요. 거기에 헤어밴드, 선글라스, 목걸이 등 다양한 액세서리를 착용해 주면 더욱 스타일리시하게 연출할 수 있습니다.

잠옷 세트 차림으로 외출하기 조금 부담스럽다면 파자마 팬츠만으로도 충분히 파자마 패션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스페인 인플루언서 비키 몬타나리는 파자마 팬츠에 포멀한 재킷을 걸쳐줬어요. 이처럼 청바지 대안으로 파자마를 활용한 뒤, 위에 재킷이나 가디건을 입어주면 편하면서도 멋스럽답니다. 한편 베르사체, JW 앤더슨, 루이비통 등 럭셔리 브랜드들은 더욱 과감한 시도를 보여줬습니다. 잠을 잘 때나 입는 슬립 드레스를 외출복으로 승화시켜 패션쇼에서 선보였어요. 의외로 로퍼나 스니커즈와 잘 어울려 호평을 받았죠. 차세대 꾸안꾸 주자로 떠오른 파자마 패션. 올가을 여러분도 시도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산업] 떠오르는 K-패션 브랜드
핵심은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

최근 한국 패션 브랜드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백화점과 쇼핑몰 등에 잇따라 입점하는 것은 물론 온라인 스토어에서도 줄곧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어요. 떠그 클럽(thug-club)은 해외 유명 래퍼 ‘에이셉 라키(ASAP Rocky)’와 미국 싱어송라이터 ‘시저(SZA)’ 등 해외 아티스트들이 착용하면서 크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마뗑킴(Martin Kim) 역시 힙한 디자인으로 MZ 세대 사이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지난해 5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해요. 이외에도 언더마이카, 그레일즈, 논노드 등 많은 브랜드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들이 팬데믹 기간 동안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브랜드의 정체성과 디자인이 MZ 세대가 주목하는 ‘인스타그래머블’에 부합했기 때문인데요.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은 ‘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한 가치가 있는지’가 핵심 요소예요. 고객들이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며 자연스럽게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최근 패션계에서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유통업계도 K-패션을 주시하고 있어요. 현대백화점은 작년 1월 시에(SIE)의 팝업스토어를 오픈했으며, 같은 해 8월 상시 매장을 열기도 했어요. 올해 1월에는 업계 최초로 마뗑킴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에 아더에러, 마뗑킴, 마르디 메르크디 그리고 엔더슨벨 등 국내 패션 브랜드 매장을 만들었어요. 신세계 백화점 역시 뉴 컨템포러리 전문관을 오픈하여 토종 브랜드 중심의 전문관을 조성했으며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마르디 메르크디 등의 매장을 추후 오픈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산업] 유통업계가 주목하는 OO 마케팅!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에서 영국 아트페어 ‘프리즈(FRIEZE)’, 국내 아트페어 ‘키아프(KIAF)’가 동시 개최될 예정입니다. 이들은 2022년 국내 미술 시장 매출액 1조 원을 돌파시킨 주역인데요.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활발한 아트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신세계 그룹은 ‘프리즈 서울 2023′의 공식 파트너로 참여해 전시장에 신세계 라운지를 운영해요. 또, 청담동 분더샵에 현대미술가 리크리트 티라바니자(Rirkrit Tiravanija)의 개인전을 오픈하는 등 새로운 아트 리테일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신라 호텔과 롯데 시그니엘 호텔은 프리즈와 제휴하여 프리즈 서울 입장권과 숙박권을 결합한 패키지를 출시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국내 아트 페어 키아프를 후원해요. 작년에 이어 키아프 전시장에 ‘현대 어린이 책 미술관(MOKA) 부스’를 설치하고, ‘MOKA 드림 아카이빙 타워’를 설치해 메타버스 체험 공간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은 아트페어 기간에 미술 경매사인 소더비와 함께 특별 전시를 진행하는데요. 그래피티 아티스트 뱅크시와 팝 아티스트 키스 해링의 작품 36점을 무료로 공개합니다.
이렇게 유통업계가 ‘키아프리즈 전시’에 주목하는 이유는 미술 애호가와 업계 VIP가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입니다. 아트페어를 찾은 이들이 인근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방문하는 몰링(Malling) 현상을 겨냥하기 위해서죠. 실제로 작년 프리즈 서울에 관람객이 몰리면서 전시 기간 코엑스 인근 현대백화점의 외국인 매출액이 1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