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주차_피시넷 슈즈(Fishnet Shoes)를 탄생시킨 세 가지 핫트렌드를 아시나요?
  • 더부티크팀
입력 2023.08.18 08:58

이번주 패션계는 실험 열기로 뜨거웠습니다. 시스루+신발, 틱톡+구제 명품 등 어울리지 않는 키워드들이 결합해 이색 트렌드를 만들어냈는데요. 그 독특한 시너지의 첫번째 주자는 ‘피시넷 슈즈’입니다. 피시넷 슈즈는 실루엣이 은근히 비치는 ‘시스루’를 ‘신발’에 적용한 제품입니다. 명품 패션 하우스들은 자기네들의 방식으로 해석한 피시넷 슈즈를 줄지어 선보이고 있어요. 한편, 할리우드 스타들의 독무대였던 ‘명품 앰버서더’로 최근 ‘K-pop 스타들’이 발탁되는 추세입니다. 명품 주 소비 연령대의 변화, 아이돌 그룹의 철저한 이미지 관리가 그 이유로 분석돼요. 마지막으로, MZ세대의 놀이터인 ‘틱톡(Tiktok)’을 중심으로 철 지난 옷들을 입는 ‘아카이브 패션’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명품 브랜드의 반복적인 가격 인상, 젊은 세대에게 힙(Hip)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Y2K 패션 유행이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트렌드] 샌들 보다 핫한 여름 신발, ‘피시넷 슈즈’
알라이아 /출처: 엘사 호스크 공식 인스타그램

신발 전체에 구멍이 숭숭 뚫린 21세기 짚신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피시넷 슈즈(Fishnet Shoes)’인데요. 피시넷 슈즈는 망사와 그물 소재로 만들어진 풋웨어로, 샌들에 플랫슈즈를 결합한 디자인입니다. 처음 보는 이들에겐 낯선 생김새지만, 사실 이 신발은 요즘 핫한 유행 3개가 모두 반영된 ‘트렌드 완전체’라고 합니다. 속이 다 비치는 ‘시스루’, 신발을 신지 않은 것 같은 ‘논슈즈(Non-Shoes)’, 그리고 브랜드 로고를 드러내지 않는 ‘조용한 럭셔리’인데요. 때문에 명품 패션 하우스들은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피시넷 슈즈를 줄지어 선보이고 있어요.
(왼쪽부터) 알라이아, 크리스토퍼 에스버, 발렌시아가 /출처: 공식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배우 제니퍼 로렌스, 모델 엘사 호스크 등 여러 셀럽들이 선택한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알라이아(Alaia)는 피시넷 슈즈의 대표격 브랜드입니다. 촘촘한 그물망 베이스에 깜찍한 버클 디자인의 피시넷 슈즈를 런칭했는데, 어느 옷에나 두루 잘 어울려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호주 디자이너 브랜드 크리스토퍼 에스버(Christopher Esber)는 그물에 작은 크리스탈을 수놓는 변주를 줬습니다. 발렌시아가(Balenciaga)도 2023 가을 컬렉션에서 레깅스와 신발을 결합한 피시넷 제품을 내놓았어요. 언뜻 보면 스타킹만 신은 듯한 당혹스러운 디자인이지만, 피시넷의 끝판왕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더 로우(좌), 디어 프란시스(우)/출처: 공식 홈페이지

이와 달리 갖가지 장신구를 빼고 오직 망사 소재와 단일 색감만을 사용한 피시넷 슈즈도 있습니다. 논슈즈(Non-Shoes)는 신발을 신은 것 같지 않은, 신발에 눈이 가지 않게 한 디자인을 말하는데요. 할리우드 셀럽 올슨 자매가 런칭한 브랜드 더 로우(The Row)는 논슈즈를 표방하는 피시넷 슈즈 라인을 선보였습니다. 영국 디자이너가 설립한 디어 프란시스(Dear Frances) 역시 덧신을 신은 듯 심플한 디자인의 피시넷 슈즈를 런칭했습니다. 이 두 브랜드의 피시넷 슈즈는 절제된 디자인, 최상의 소재, 최상의 제조 과정이라는 삼박자를 갖춰 ‘조용한 럭셔리’의 표본으로 인정받고 있어요.

[산업] 명품 브랜드는 왜 K-pop 스타를 좋아할까?
(왼쪽부터) 까르띠에-뷔, 지미추-미연, 디올-투모로우바이투게더 /출처: 공식 인스타그램

최근 K팝 아이돌의 명품 브랜드 앰버서더 발탁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습니다. 과거 할리우드 스타들의 독무대였던 명품 앰버서더, 어떻게 한국 아이돌까지 넘어오게 된 것일까요? 우선, 명품 소비 연령층에 주목해야 합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베인앤드컴퍼니는 2030년, MZ 세대와 알파 세대(2010년 이후 출생 세대)가 세계 명품 소비의 80%를 점유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명품 주 소비층이 점차 어려지면서 럭셔리 브랜드들이 자연스레 젊은 이미지를 추구하게 된 겁니다. K팝 아이돌은 젊고 밝은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에 잘 부합하죠.
둘째, 한국 아이돌은 소속사에 의해 철저하게 관리되기 때문에 이미지가 실추될 위험 요소가 적습니다. 브랜드 앰버서더의 실수는 브랜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힙니다. 그래서 각 브랜드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대표할 앰버서더를 신중하게 발탁하고 있는데요. 한국 아이돌이 데뷔하기까지 거치는 트레이닝과 데뷔 후에도 이어지는 엄격한 관리는 긍정적인 평판을 쌓도록 도움을 줍니다. 명품 브랜드들이 K-앰버서더를 더욱 신뢰할 수 있게 된 이유입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성년 아이돌의 앰버서더 발탁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냈습니다. 명품 브랜드 제품을 착용한 모습이 자주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아동·청소년에게 과도한 명품 소비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산업] Z세대는 왜 옛날 스타일에 열광하나?
(왼쪽부터) 구찌 2023 가을/겨울 패션쇼, 프라다의 리에디션 제품 /출처: 공식 인스타그램, 공식 홈페이지

빈티지샵, 구제샵 등을 이용해 과거 유행했던 명품을 구매한다는 소식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를 아카이브 패션이라고 하는데요. 온라인 플랫폼 틱톡(Tik Tok)을 중심으로 Z세대 사이에서 아카이브 패션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틱톡에서 아카이브 패션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은 3천600만 개를 기록했으며, 아카이브 패션 대표 인플루언서까지 있을 정도인데요.
Z세대는 왜 아카이브 패션에 열광할까요? 유통 지식 플랫폼 에디티드(EDITED)는 원인으로 두 가지를 꼽았습니다. 첫째, 명품 브랜드의 지속적인 가격 인상입니다. 최근에도 버버리, 프라다, 샤넬 등 유수 명품 브랜드들은 연이어 가격 인상을 단행했는데요. 이로 인해 구매 장벽이 높아지자 Z세대의 3분의 1은 중고 플랫폼으로 눈을 돌렸다고 합니다. 중고 시장에서 새 제품보다는 빈티지한 제품, 과거 인기를 끌었던 제품 등을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아카이브 패션의 시초로 회귀한 겁니다.
두 번째 원인은 Y2K 열풍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지속되고 있는 세기말 감성 트렌드는 이제 하나의 문화가 됐는데요. 패션업계에서는 이미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아 과거에 유행했던 디자인이나 아이템이 새롭게 주목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기성세대에게는 추억과 향수이지만 Z세대에게는 새롭고 힙한 문화이기 때문에 따라 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죠. 이에 명품 브랜드들은 옛 제품들을 재해석한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구찌는 2023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톰 포드 시절의 레퍼런스가 담긴 제품을 만들어냈으며, 프라다는 2000년대 히트 백을 리메이크했어요. 펜디는 바게트 백의 25주년을 기념해 한정판 바게트를 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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