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 밴드는 유년 시절의 노스탤지어를 일으킨다.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도 헤어 밴드가 패션 트렌드의 세계로 초대 됐었다. 90년대 아이코닉 패션 필름으로 사랑받는 영화 ‘클루리스’에서 여주인공 세어(알리샤 실버스톤 분)는 부유한 학생들이 다니는 사립고등학교를 다니며 다양한 컬러의 헤어 밴드와 함께 프레피 룩을 연출했다. 90년대 미니멀리즘과 ‘올드 머니 패션’의 아이콘이었던 캐롤린 베셋 케네디는 단색의 헤어 밴드로 단정한 클린 헤어 룩을 유행시켰다. 90년대 미니멀리스트들은 페라가모의 바라 보우 헤어 밴드를 기억할 것이다. 페라가모의 시그니처 바라 보우가 장식된 블랙과 브라운의 헤어 밴드는 그 시대의 ‘잇(It) 액세서리’였다. 이 클래식하면서도 여성스러운 헤어 액세서리가 2023년의 가장 큰 헤어 액세서리 트렌드로 디자이너들과 스트리트 스타일을 이끄는 패션 인플루언서들에게 지지받고 있다. 만약 아직도 헤어 밴드 유행에 동참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시도해봐야 할 것이다.


헤어 밴드 인기의 부활은 몇 시즌부터 퍼져 나갔다. 2022년, 벨라 하디드와 같은 패셔니스타들이 헤어 밴드를 자신만의 액세서리로 만들었고, 2023년 가을, 겨울 패션 위크 기간 동안 폭넓은 검정 볼륨 헤어 밴드가 파파라치들이 담은 스트리트 스타일 사진 전체에서 발견됐다. 패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의 유산을 기리는 지난 멧 갈라(MET Gala)에서는 카디 B, 에마 챔버레인, 프레셔스 리 등의 인기 패션 아이콘들이 드라마틱한 드레스들과 함께 다양한 헤어밴드 스타일을 선보였다. 카디 B는 블랙 헤어 밴드와 함께 드레스를 매치시켰고, 에마 챔버레인은 블루 새틴 헤어 밴드로 클래식한 드레스 룩을 선보였다. 블랙핑크의 제니도 샤넬의 리틀 블랙 드레스와 함께 매치시킬 헤어 스타일로 헤어 밴드 룩을 선택했었다. 그리고 이번 여름, 배우 제니퍼 로렌스가 ‘노 하드 필링스(No Hard Feelings)’ 홍보 투어 기간 동안 헤어 밴드를 클래식한 테일러드 미니 블랙 드레스와 함께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헤어 밴드가 2023년 ‘잇 액세서리’임은 분명하다. ‘조용한 럭셔리’와 ‘바비코어’와 같은 초여성적인 트렌드가 떠오른 시대에 헤어 밴드는 양쪽 트렌드와 모두 잘 어울리기도 한다. 영화 ‘바비’에서 마고 로비는 베이비 블루 헤어 밴드를 착용했다. 지난 90년대와 2000년대의 헤어 밴드 트렌드는 리본, 크리스탈 장식, 밝은 색상이 두드러졌지만, 이번에는 어두운 색조나 뉴트럴 컬러의 심플한 디자인이 주를 이룬다. 동시에 벨라 하디드가 화이트 헤어 밴드를 데일리 룩으로 즐기는 모습이 해시태그를 타고 바이럴되며 화이트 헤어 밴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렇게 헤어 밴드는 유행의 사이클을 돌고 돌아, 하이 패션의 영역으로 더욱 고급스럽게 신분 상승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