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타이밍. 아마 패션에 가장 어울리는 말 아닐까요? 이번주 패션계에서는 한때 조롱당하던 아이템들의 ‘재평가’ 트렌드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2016년 여름철 최악의 남성 풋웨어로 등극한 샌들에 양말 조합이 2023년 여름 패션 핫트렌드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이것도 모자랐는지 유수 명품 브랜드들은 봄/여름 패션쇼에서 쪼리+양말, 힐+양말 등의 조합을 선보이고 있어요. 스포츠웨어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도 눈여겨볼만 한데요. 한때 운동 선수와 헬스 마니아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스포츠 의류가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옷차림으로 자리했습니다. 이러한 재평가 트렌드는 주류 시장에서도 관찰됐어요. ‘아재술’이라는 멸칭으로 불리던 위스키가 젊은 세대의 과시욕과 맞물려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트렌드] 최악의 조합이 꿀 조합으로?
‘샌들과 양말’ 아재 패션이 뜬다!
샌들에 양말. 2016년 유명 소셜 뉴스 사이트 레딧(Reddit)에서 ‘여름철 최악의 남성 풋웨어’ 설문을 진행한 결과, 최다 득표를 한 조합인데요. 이렇듯 ‘아재 패션’의 대명사로 불리며 비아냥거림을 당하던 샌들+양말이 2023년 여름 패션 핫트렌드로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 경우의 수도 다양해졌어요. 과거엔 기본 아이템인 검은 샌들과 흰 양말을 조합하는 것에서 그쳤다면, 이제 패션계에서는 갖가지 종류의 샌들에 형형색색의 양말과 매치하는 등 실험적인 시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최근 많은 외국 셀럽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조합은 피셔맨 샌들(Fisherman Sandals)과 양말입니다. 피셔맨 샌들은 어부들이 신발에 들어간 물을 쉽게 빼기 위해 구멍을 뚫은 것에서 유래한 제품입니다. 여기에 양말을 매치해주면 틈새 사이 사이로 양말이 보여 깜찍한 느낌이 더해지죠. 미국 모델 헤일리 비버(Hailey Bieber)는 검정 피셔맨 샌들에 흰 양말을 매치했습니다. 스페인 패셔니스타 블랑카 미로는 젤리 소재 피셔맨 샌들에 다양한 색상의 양말을 신어 포인트를 줬어요.

유수의 브랜드 패션쇼에서는 높은 굽의 플랫폼 샌들 또는 힐에 양말을 신어 더욱 참신한 조합을 선보였습니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엠에스지엠(MSGM)은 하이톱 스트랩 샌들에 얇은 니삭스를, 비베타(Vivetta)는 분홍색 샌들과 깔맞춤한 양말 스타일링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영국 디자이너 브랜드 에드워드 크러칠리(Edward Crutchley)는 두툼한 스포츠 양말을 플랫폼 샌들과 매치해 전형적인 ‘아재 패션’을 구현해내기도 했어요.
더 나아가 플립플롭(쪼리)에 양말은 신선한 실루엣을 선사합니다. 록산다(Roksanda), 마메 쿠로구치(Mame Kurogouchi), 오니츠카 타이거(Onitsuka Tiger)는 2023 봄/여름 컬렉션에서 플립플롭에 양말 조합을 선보였죠. 여름철 기피템에서 최고의 믹스매치로 등극한 샌들+양말. 여러분도 한 번 시도해보세요!
[산업] 영역 넓히는 스포츠 의류 시장, 인기 비결은?

최근 스포츠 의류 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동일하게 관측됐는데요. 빅데이터 기업인 런치매트릭스(Launchmetrics)에 따르면, 스포츠 의류 시장은 2032년까지 3천560억(약 456조)까지 성장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스포츠 의류가 이렇게 대중적인 사랑을 받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운동복의 만능화’입니다. 최근 스포츠 의류는 운동이라는 가두리에서 벗어나 일상, 오피스 등 다양한 상황에서 매치할 수 있는 ‘만능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야외 활동복을 일상에서 입는 ‘고프코어(Gorpcore)’, 축구 유니폼을 일상복과 결합한 ‘블록코어(Blokecore)’, 발레복을 일상에 활용한 ‘발레코어(Balletcore)’ 등이 대표적입니다. 실제 골프웨어 브랜드들은 올 상반기에 일상과 회사를 넘나들며 입을 수 있는 ‘비즈니스 캐주얼룩’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둘째, ‘스포츠 의류 시장의 핵심 고객층 변화’입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건강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며 운동을 취미로 삼는 젊은이들이 많아졌는데요. 이들이 기성세대의 스포츠로 인식되던 등산, 골프, 테니스 등을 도장깨기하며 관련 용품이나 의류의 수요도 덩달아 늘었습니다. 또한 MZ 세대 사이에선 ‘사진발’ 좋은 스포츠 의류의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자신이 운동하는 모습을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 올리는 문화가 형성됐기 때문입니다. 오늘 운동 완료의 줄임말인 ‘오운완’, 오늘 하루 운동을 줄인 ‘오하운’이 대표적입니다. 이렇듯 스포츠 의류 시장에선 운동복의 대중화, 신세대화가 뚜렷하게 관측되었는데요. 이에 발맞춰 업계에선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고 기존 제품 라인업을 늘리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산업] 누가 위스키를 ‘아재 술’이라 했나?

위스키가 침체됐던 주류 시장을 되살릴 샛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관세청 무역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위스키류 수입량은 1만 6천900톤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50.9% 급증한 수치인데요. 올해 초, 대형마트에서는 위스키 매출이 소주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 위스키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젊은 층의 고급 주류 수요 증가’입니다. 고급스럽고 차별화된 경험을 지향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고급술로 불리는 위스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어요. 이와 함께 위스키를 명품처럼 SNS에 인증하는 문화가 펼쳐지면서 위스키 소비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둘째, ‘음주 문화의 변화’입니다. 여러 명이서 맥주와 양주 혹은 다양한 종류의 술을 함께 섞어 마시는 폭탄주 위주의 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혼자 또는 소수로 고급 주류를 즐기는 경향이 나타난 건데요. 코로나19를 계기로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과 혼술(혼자 마시는 술) 문화가 확산되면서 색다른 술인 위스키를 찾게 되었죠. 이외에도 최근 MZ 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에 탄산수나 토닉 워터 등을 섞어 마시는 일종의 위스키 칵테일인 ‘하이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위스키 소비가 함께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위스키 시장의 성장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바로 주세 때문인데요. 위스키를 비롯한 증류주의 주세는 7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0%) 3배 이상입니다. 여기에 관세(20%)와 교육세(30%), 부가 가치세(10%)를 더한다면 수입 위스키에는 총 130%의 세율이 적용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