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바비 핑크 월드! 영화 바비가 터뜨린 바비코어 룩
입력 2023.07.24 09:32

마텔의 바비 인형이 실사판 영화로 제작된다고? 그런데 감독이 ‘레이디 버드’와 ‘작은 아씨들’의 그레타 거윅 감독이며 바비 역은 마고 로비라니! 이 설레는 조합에 궁금증이 최고조가 될즘 공개된 예고편. 화면 가득 핑크가 터져 나오는 핑크 월드가 전세계 여성들의 바비 본능을 깨웠다. 동시에 전세계 패션과 뷰티계는 바비의 화려한 귀환을 축하하며, 바비코어(Barbiecore) 트렌드의 폭죽을 터뜨렸다.
인형계의 원조 패션&뷰티 아이콘
영화 ‘바비’의 1차 티저 예고편은 기발하고, 파격적이며, 또한 의외였다. 그 유명한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오프닝을 패러디했는데, 황무지에서 아기 인형을 갖고 놀던 여자아이들이 ‘바비’를 보는 순간 놀던 아기 인형을 부숴 버린다.
이 영화 티저는 바비 인형의 탄생사를 1분 15초 영상에 함축한 것이다. 바비 인형의 창조자 루스 핸들러(Ruth Handler)는 아들 켄(Ken)에 비해 딸 바바라(Barbara)가 갖고 놀 장난감이 종이접기와 엄마 역할 놀이의 아기 인형 밖에 없는 걸 깨달았다. 딸 바바라를 위해 최초로 성인 여성의 외형을 지닌 인형을 탄생시켰고, 딸의 이름을 따라 바비(Barbie)라고 이름 붙였다. 그녀는 딸 바바라가 바비를 갖고 놀며 상상하면 무엇이든 되는 역할 놀이를 하기 바랬다. 그리고 ‘바비로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 ‘Barbie is Everything’이라는 전설적인 문구와 함께 전세계 모든 여자아이들의 인형이 됐다.
티저 예고편에서 배우 마고 로비는 블랙 스트라이프 수영복과 포니테일(ponytail: 말꼬리 모양으로 묶은 머리)의 바비 인형 모습을 하고 있는데, 최초의 바비 인형을 재현한 것이다. 블랙 구두와 당시 유행하던 고양이 눈 모양의 캣츠 아이 선글라스를 끼고 있고, 이브닝 가운, 칵테일 드레스, 휴가복, 여름 드레스 등을 입힐 수 있었다. 당시 여성의 사회진출이 쉽지 않았던 1950년대, 바비의 첫 직업 중 하나로 패션 모델을 선택한 마텔사의 마케팅은 획기적인 도전이었다. 이때부터 바비는 패션과 뷰티의 아이콘이 됐다. 또한 의상이나 액세서리에 따라 수많은 패션, 뷰티, 헤어 스타일, 라이프스타일, 직업을 연출할 수 있는 바비는 패션 디자이너들의 뮤즈가 됐다.
영화 '바비' 티저 예고편에서 배우 마고 로비를 통해 완벽하게 재현된 마텔사의 첫번째 바비 인형. 미국 월마트 웹사이트에서 75주년 스페셜 에디션1959년 오리지날 바비 리프로덕션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핑크의 모든 것, 바비코어 룩
바비 인형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핑크색일 것이다. 처음에는 바비 인형을 위한 핑크색 마케팅이 없었는데, 70년대부터 마텔사가 바비 인형의 아이덴티티로 핑크색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제 바비 인형은 핑크색과 동의어이며, 마텔사는 ‘바비 핑크(219 C)’라는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펜톤 색상을 가지고 있다. 이는 선명하게 밝은 핑크색으로, 그야말로 멀미를 일으킬만큼 눈부신 형광 핑크색이다. 영화 ‘바비’ 세트장을 핑크로 채우기 위해 유명 페인트 회사 ‘로스코’의 모든 핑크를 다 소진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전해지기도 했다.
핑크 컬러 마케팅은 현재도 놀라운 파급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이퍼 에너지를 일으키는 ‘바비 핑크’로 도배된 ‘바비코어(barbiecore)’의 해시태그는 틱톡에서만 7월까지 3억 6천 5백만 이상을 기록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갭(Gap), 포에버 21(Forever 21), 자라(Zara)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바비 협업 패션을 공개했다. 국내에서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갭’, ‘어그’, ‘바나나리퍼블릭’, ‘보브’, ‘지컷’, ‘아르마니’ 등의 핵심 아이템으로 핑크를 마케팅하고 있으며, LF의 ‘빠투’,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슈즈 브랜드 ‘슈콤마보니’도 바비와 협업 상품을 선보였다.
갭과 바비의 협업 컬렉션 뉴+나우 갭 X 바비 컬렉션( New+Now Gap X Barbie™ Collection). / 갭 홈페이지.

자라와 바비가 협업한 자라 바비 컬렉션. / 자라 홈페이지.

슈콤마 보니 20주년 X 바비 협업 컬렉션. / 코롱몰 홈페이지.

바비코어 룩의 빛과 그림자
바비의 탄생 배경은 여성 해방과 독립이었지만, 바비코어는 열망과 욕망의 상징이란 양면성을 갖게 됐다.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로 탄생하여 바비랜드에는 우주 비행사, 정원사, 의사 등 수많은 바비들이 존재 했지만, 부유하고 화려한 금발 머리 바비들의 인기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금발머리와 비현실적인 몸매, 화려한 몸치장과 완벽한 메이크업, 그리고 비행기를 타고 세계를 여행하며 수영장이 있는 그림 같은 저택에 사는 바비의 라이프스타일이 핑크빛 환상이 됐다. 수많은 여성들이 꿈의 집, 완벽한 남자친구, 이상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지닌 비현실 세계의 바비같이 되길 갈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비 핑크가 주는 행복 호르몬은 패션과 뷰티 트렌드로서 ‘바비코어 룩’의 매력을 거부할 수 없게 한다. 팬더믹 이후 세상은 높은 에너지와 행복감을 주는 핑크테라피를 환영하고 있다. 마고 로비라는 매력넘치는 배우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핑크로 드레스 업하고 영화 ‘바비’의 월드 홍보 투어에 나서기도 전, 유명 셀레브리티들의 패션은 핑크의 바비코어 룩이 물결 쳤다.
무엇이든 가능한 바비코어 룩
시상식이나 무대 의상에서만 볼 수 있던 바비 핑크가 셀렙들에 의해 다시 일상복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두아 리파와 헤일리 비버는 올 핑크 패션을 즐겨 입는 스타들이다. 킴 카다시안은 메이크업까지 완벽한 올 핑크의 바비코어 룩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시선을 사로 잡았다. 좀 더 현실세계에서 가능한 바비코어 룩은 국내 셀렙들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가수 현아는 베이비 핑크의 니트 미니 스커트와 가디건의 니트 셋업(set up) 스타일을 선보였고, 모델 아이린은 루이비통의 선명한 핫 핑크 컬러 니트를 청바지에 매치시켰다. 모델 한혜진은 핑크 태리 소재의 반바지와 티셔츠 세트에 같은 핑크톤의 헤어끈을 매치시켜 편안한 원마일 웨어(one mile wear: 가까운 외출에도 입을 수 있는 실내복)를 연출했다.

물론 온통 핑크인 바비코어 룩을 일상의 데일리 룩으로 연출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모델 아이린처럼 핑크빛 상의로 포인트를 주는 스타일부터 시작하면 된다. 또한 해외 패션 인플루언서들 중에선 코펜하겐을 베이스로 활동하는 스타일리스타이자 패션 블로거 에밀리 신리브의 핑크 스타일링이 좋은 바비코어 입문룩이 된다. 핑크 스트라이프의 헐렁한 박스 핏 셔츠와 빈티지 청바지에 핑크색 스니커즈와 프라다 문 백을 매치시켰다. ‘모두 각자만의 바비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그레타 거윅 감독의 말처럼, 바비코어 룩도 ‘각자만의 바비코어 룩’을 창조하고 즐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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