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티크 레터] 7월 3주차
역시 패션의 세계는 심오합니다. 이번 주 패션계에서는 입이 떡 벌어지는 파격적인 트렌드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할리우드에서는 전체적인 옷차림과 가장 동떨어진 신발을 선택하는 ‘언밸런스 코디법’이 한창 유행 중입니다. 국내 명품 시장에서도 기존에 없던 새로운 움직임들이 포착됐습니다. 장마철 아이템의 다양화, 소소한 사치 등이죠.
[트렌드] 이런 조합 어떠세요? 할리우드 셀럽들의 일탈 패션,
롱-슈-띠어리(Wrong-Shoe-Theory)

정장에 쪼리, 츄리닝에 구두. 몇 달 전이라면 ‘패션 테러’ 소리를 들었을 이 조합이 요즘 새로운 패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바로 롱-슈-띠어리(Wrong-shoe-Theory)인데요. 롱-슈-띠어리 는 ‘틀린 신발 이론’이라는 뜻으로, 전체적인 옷차림과 가장 동떨어진 신발을 선택하는 코디법입니다. 넉넉한 오버사이즈 패션에 뾰족한 힐, 몸에 딱 붙는 맥시 드레스에 단정한 메리 제인 플랫 슈즈를 매치하는 식이죠.
롱-슈-띠어리는 할리우드 셀럽들에게 공식 석상 코디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다코타 패닝(Dakota Fanning)의 여동생으로 유명세를 탄 엘르 패닝(Elle Fanning)은 단정한 테일러드 팬츠에 플립플롭 슬리퍼 차림으로 2023 칸 영화제에 참석했습니다. 미국 배우 겸 모델인 케이트 홈즈(Katie Holmes)는 2023 세계 극장 시상식에서 크로셰 드레스와 미우미우 발레리나 플랫 슈즈를 매치해 나타났어요. 두 셀럽 모두 포멀한 힐이나 로퍼가 아닌 캐주얼한 신발을 신어 위트 있는 레드카펫룩을 연출했다고 평가 받았습니다.
롱-슈-띠어리는 환경친화적인 코디법으로도 주목받고 있는데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깔맞춤하기 위해 신발 한 켤레를 더 사기보다, 좀 안 어울리는 신발도 일단 신고 보자는 겁니다. 재밌는 ‘패션 일탈’도 하고, 환경도 지키고. 여러분도 올여름 ‘롱-슈-띠어리’ 어떠세요?
[트렌드] 계속되는 장마, 다양해진 패션 아이템

최근 패션 업계에서는 SS도, WF도 아닌 새로운 시즌이 등장했다는 말이 나옵니다. 바로 ‘장마 시즌’인데요. 지난 3주간 집중호우가 일상이 되며 소위 ‘장마룩’이라고 하는 방수 아이템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장마룩 제품은 레인부츠, 아쿠아 슈즈, 레인코트입니다. G마켓에 따르면 레인부츠의 판매량은 158%, 아쿠아슈즈는 47%, 레인코트는 14% 늘었어요.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는 홈페이지 내 ‘장마룩’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23배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수요가 증가한 원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힙니다. 첫째, ‘7월 내내 비가 온다’라는 장마 괴담의 영향입니다. 한 달 내내 패션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들이 기능성 의류에 머물러 있었던 장마철 제품들을 패션의 경지로 끌어올린 것이죠. 둘째, 아이템의 다양화입니다. 과거 장마철에 입고 신을만한 제품은 비닐 우의, 레인부츠 정도였는데요. 그마저도 색깔이 단조로웠습니다. 하지만 이제 앞코가 둥근 고무 소재 신발인 클로그, 고어텍스 방수 재킷 등 선택지가 늘어났습니다.
소비자들의 요구에 발맞춰 브랜드도 발 빠르게 신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아웃도어 브랜드인 네파와 케이투(K2)는 남녀 공용 레인코트를 출시했습니다. 영국 명품 패션 브랜드 JW 앤더슨 은 1980년대 아동용 개구리 장화 브랜드인 웰리페츠(Wellipets)와 협업을 진행했죠. 이번 여름, 다양한 믹스매치를 통해 ‘장마철 패피’로 거듭나 보세요.
[산업] 우산, 선크림, 수영복도 ‘프리미엄’으로
올여름엔 스몰 럭셔리(small luxury)가 대세

올여름 스몰 럭셔리 트렌드가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스몰 럭셔리(Small Luxury)는 ‘작다’는 뜻의 스몰과 ‘사치’를 뜻하는 럭셔리를 합성한 말로, 자동차나 의류 등 고가의 명품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지만 고급스러운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 성향을 의미해요.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6월 기준 럭셔리 화장품 카테고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가량 증가했습니다. 온라인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도 선케어 화장품, 수영복 등 주요 여름 용품의 온라인 평균 구매 단가가 작년 대비 크게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다양한 스몰 럭셔리 제품군에서도 특히 평균 구매단가가 치솟은 제품이 있는데요, 바로 우산입니다. 우산의 평균 구매가는 15,340원으로 작년 대비 67% 올랐습니다. 이는 고급 소재로 만들어진 다회용 ‘프리미엄 우산’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에요. 실제 양산 겸용이나 카본 소재로 만든 우산 제품의 매출이 급증했다고 합니다.